공공정책 이해하기 : 네번째 이야기

기사입력 2012.12.18 10:32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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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정석환 박사


    정책은 관료들의 사치품에 불과하다


    국민들이 아침에 눈을 떠 신문을 펼치거나 인터넷을 접속해 접하는 뉴스기사들을 보면, 이게 과연 사람 사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OECD국가들 중에서 자살률 1위, 실업문제, 경기불황, 눈만 뜨면 벌어지는 성폭행문제, 아동학대, 부정부패, 성매매 천국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정치이념을 바탕으로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 수 있겠지만 이쯤 되면, 왜 이러한 사회문제가 갈수록 증가하고 반복되는가에 대한 사회구성원 전체의 고민이 한번 쯤은 필요하다. 더 나아가 국가를 운영하는 관료들은 단순한 고민을 넘어 스스로에 대한 내면적 성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필자는 정책이 왜 관료들의 사치품이 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 독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보고자 한다.


    첫째, 정책은 사회문제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국민들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론이 형성되면 정부는 정책의제로써 가능한가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다. 정부입장에서 타당하다고 생각되면 비로소 정책의제로 채택되어 정책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일단 문제가 발생한다. 관료들과 기득권 계층은 이것이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여기에는 경제적 이익, 정치적 이익 등이 모두 포함된다. 예를 들어 과거 역대 정부는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언제나 실패했다.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관료들에게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여론에 밀려 찬성하다가 결국에서 정책을 주저 앉혀버린다. 이러한 관료들과 기득권 계층의 행태가 결국 정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만들고 모든 책임은 국민들에게 돌려버린다.


    둘째, 정책은 문제가 터지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되었을 때 비로소 관료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된다. 여론의 힘에 스스로가 밀리는 것이다. 혹시 우리가 무능하게 비추어지지는 않을까? 특히, 고위직일수록 심하다. 그러다 보니 실무자들을 압박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해결의 방향보다는 주먹구구식의 임시방편 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기존의 정책들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근본을 무시하고, 단기적 관점에서, 보여주기 위한 정책들이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성매매 특별법을 보자. 정책을 만든 관료들은 언제나 주장한다. 성매매가 없어져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강력하게 특별법을 만들어 단속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한 신중한 정책을 제시하는 사람에게는 그럼 성매매를 찬성하는 것이냐? 너도 성매매하는 것 아니야? 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방식으로 정책을 시행한다.

    그 결과의 모습이 어떠한가? 대한민국에서 성매매가 없어졌는가? 오히려 성매매는 더욱 음성화됐고, 성매매는 산업화됐다. 이제는 손도 댈 수 없는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들이 택한 정책수단은 그저 다들 뻔히 아는 집창가를 없애는 것이었다. 외형적으로는 감소했지만 우리사회는 성매매에 대한 내성만 생겨났다. 그리고 관료들은 말한다. 외형적 숫자를 가지고 봐라? 줄었지 않느냐?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다시 말한다. 성매매를 어떻게 없애겠느냐? 그래도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 것만 해도 다행이지 않느냐? 사실, 문제는 더 커졌는데 변명만 일삼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다수의 정책들이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실패는 정책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관료들이 그저 자신들이 무엇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정책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정책은 그저 관료들의 사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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