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청소년기 반복적 폭행 및 범죄 … ‘품행장애’가 원인

기사입력 2018.06.05 08:51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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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칼럼-심세훈 교수.jpg▲심세훈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천안신문] 10대 학생들의 폭행사건이 사회적인 이슈로 종종 대두된다.

    정말 10대들이 벌인 일일까 의심될 만큼 잔혹하고 수위가 높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폭행 장면을 SNS을 통해 공개하면서 자랑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처럼 잔인하고, 죄의식이 없어 보이는 가해 학생들의 경우 품행장애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청소년기의 품행장애는 성인이 되었을 때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신건강의학적 질환

    품행장애는 정신건강의학적 질환이다. 사회적 규범 등을 위반하거나 방화, 절도, 폭력처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보일 때 품행장애로 진단한다.

    사춘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일탈 행위와는 다른 개념으로 본인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가 쉽다는 문제점이 있다.

    품행장애의 양상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8~11세에는 주로 거짓말, 몸싸움, 놀리기, 방화, 동물 괴롭히기 등의 양상을 보이다가 11~13세에 이르러서는 잔인한 행위가 사람에게로 향하고, 위협, 가출, 무단결석, 노상강도, 물건 파괴, 성적인 문제 등으로 나타난다.

    부모, 친구, ADHD 등 영향

    품행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다. ▲반사회적 인격장애, 약물의존이 있는 부모로부터 유전적인 영향을 받은 경우 ▲뇌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심한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방치한 경우 ▲가족 구성원 간 갈등이 있거나 가혹한 양육에 노출된 경우 ▲도덕적 관념에 대해 올바른 교육받지 못한 경우 ▲문제행동을 보이는 친구와 가깝게 교류하는 경우 ▲친모가 임신 중 음주, 흡연한 경우 품행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인식 못하고 속내 안 드러내

    품행장애가 의심되는 청소년들은 부모나 학교의 권유 또는 법적인 문제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본인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면담 의사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치료적 관계 형성을 위해 첫 면담이 매우 중요하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품행장애 진단을 위해서는 ADHD, 우울장애, 불안장애 등의 공존질환, 자해 및 자살 위험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한 평가가 시행된다.

    부모 교육, 약물치료 효과

    품행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 프로그램이 시행된다. 부모훈련 프로그램은 약 12~25주의 기간이 소요되며, 학령기 아동, 경도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문제해결 기술훈련 역시 좋은 결과를 보이지만 공존 질환, 지적 장애, 심각한 가족 구성원 간 불화가 있는 경우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기능적 가족치료는 아이의 문제행동에 기여하는 상호 관계와 가족 구성원 간 의사소통 방식 개선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으로 심한 비행의 경우에 효과가 좋다.

    품행장애의 약물치료는 문제 행동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다른 공존질환 치료를 목표로 한다. 주로 충동적, 공격적, 반사회적 행동 감소를 위한 ADHD 치료제를 사용하며 이외에도 공격적 행동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리튬, 항정신병약물, 항경련제 등이 있다.

    사회적 관심도 필요

    품행장애는 의학적인 치료와 더불어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우리 아이의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갖고,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모델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역시 어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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