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충남 노동자를 위한 교육과 복지, 그리고 정치세력화를 통한 노동운동을 함으로써 노동자가 주인 되어 현 정부와 맞서 정권을 일궈내고 참된 노동운동으로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정근서 한국노총 충남지역본부 의장은 1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임금피크제와 노동자 해고를 좀 더 쉽게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 등 정부의 최근 친기업적 정책 방향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정 의장은 “정부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기성세대들이 이미 직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로 젊은층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 비정규직만 양산하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한국노총은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임금삭감 저지, 쉬운 해고 저지, 근로조건 개악 저지를 위한 전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라면서 정부의 입장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이번 의장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지난 2010년 설립한 희망장학재단의 규모를 키워 청소년 쉼터나 고아원 등에도 장학금을 주는 재단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
- 먼저, 한국노총 충남지역본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난 1968년 5월 한국노총 규약에 의거해 시도협의 회칙 제정을 시작으로 출범한 한국노총 충남지역본부는 2015년 현재 산하 5개 지역지부에 4만여명의 노동자가 가입해 있습니다. 금속, 화학 등 18개 산별과 연대하여 도내 최대 규모의 사회노동단체로서 지역지부와 현장 중심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으며, 지역사회 현장 노동자들의 권익신장과 복지 증진을 위해 노동법률무료상담소와 희망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본부는 노사관계 선진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11년과 2012년, 2014년 3회에 걸쳐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노사갈등을 최소화 하고 노사민정이 잘 어울리는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노총 충남지역본부는 언제나 현장과 함께 국민과 함께라는 기조로 충남도내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고 비전을 제시하는 노동운동을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 충남본부 주요 활동 상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 충남본부는 충남도와 연계하여 노사민정 사업을 매년 추진하여 왔으며, 충남본부 회원조합 충남도내 노동자를 중심으로 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한 노동무료법률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공헌사업에 따라 노동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충남지역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에 뜻을 이루지 못하는 충남도내 노동자 자녀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2010년 희망장학재단을 설립해 매년 장학생을 선발하여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출범 5년차를 맞이하였습니다.
현재까지 충남도내 노동자 자녀 150여명이 장학금 수혜를 받았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노동자 자녀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사업재원 마련에 노력할 것입니다.
- 내리 세 번째 충남본부 의장에 당선되셨는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지난 1996년 광복운송에 입사해 노조위원장 3선을 한 후 2002년부터 전국택시노조 충남본부장을 세 번 했습니다. 그 후 2008년 한국노총 충남지역본부 의장에 당선됐고, 2011년 재선, 그리고 지난해 3선에 성공해 충남본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진정성을 갖고 일하다보니 주위에서 많이 도움을 주신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겠습니다. 과거의 노동운동이 노동자들만을 위한 운동이었다면 지금은 국민들과 충남도민, 천안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노동운동이 돼야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노동자만의 축제가 아닌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축제를 만드는 등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밥그릇만 생각하는 노동운동을 하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없습니다.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양대 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활동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떤 것인가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운동 방식, 목표, 사상 등에는 차이가 있지만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끈끈한 연대를 과시해 왔습니다. 노동자 권익 보호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의 입장을 존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 단체는 세부목표와 주요 활동에 있어 차이점이 있습니다. 한노총과 민노총은 그 기원이나 생성과정이 판이하게 다른 만큼 현재의 노동 운동 노선에 이견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노총은 상대적으로 온건/보수적 성향을 보이고, 민노총은 급진/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안에 따라 양대 노총이 대립하거나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요?
현재 정년 60세를 규정하고 있는 고령자 촉진법은 임금피크제를 노사자율에 맡기고 있음에도 정부는 강력하게 임금피크제 의무화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지난 5월 7일 ‘공공부분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내놓으며 공공부문의 임금체계 개편 및 임금피크제 의무화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민간부문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금피크제는 객관적 근거 없이 특정 연령을 기준으로 업무능력이나 생산성이 저하된다며 임금 깎기를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임금체계 개편은 업종의 특성과 그동안의 임금체계 적용가능 직종이 한정되어 있고, 직무, 직능 기준 및 공정한 평가체계가 도입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의 시책으로 도입되기 어렵습니다.
장기근속자가 청년실업의 온상인 것처럼 호도하여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며 중․장년층 노동자를 매도하는 행위도 즉지 중단되어야 합니다.
- 말씀하신 대로 젊은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세대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는데요…
정부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를 실시한다고 하는데, 기성세대들이 이미 직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로 젊은층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 비정규직만 양산하게 됩니다.
한국노총은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임금삭감 저지, 쉬운 해고 저지, 근로조건 개악저지를 위한 전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중입니다. 정부가 이러한 정책들을 멈추지 않으면 금융을 필두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또 어제(15일)는 기자회견을 열어 ‘무능한 정부·여당은 1800만 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일방적 노동시장 구조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새누리당 충남도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했습니다.
- 의장 임기 내에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시다면…
제가 충남본부를 이끌어 가면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지속해 나아갈 것은 충남 노동자를 위한 교육과 복지, 그리고 정치세력화를 통한 노동운동을 함으로써 노동자가 주인 되어 현 정부와 맞서 정권을 일궈내고 참된 노동운동으로 전개해 나가가는 것이 목표이며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한 노동자들의 수준 향상과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버틸 수 있도록 하는 복지 향상, 그리고 노동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세력화는 꼭 이루어져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한 희망장학재단을 키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청소년 쉼터나 고아원 등에도 장학금을 주는 재단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현재 장학재단 자산은 약 5억 원 정도이지만, 노조에서 연간 1억 원, 충청남도에서 1~2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고, 천안시도 출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 10년 정도 잘 이끌어가면 자산 300억 원대의 장학재단으로 키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프로필]
-1965년생
-천안제일고․공주대 졸업
-1996년 광복운송 입사
-1997년 광복운송 노조위원장 당선(3선)
-2002년 전국택시산업노조 충남지역본부장 당선(3선)
-2008년 18대 한국노총 충남지역본부 의장 당선(3선)
-2010년~ (재)희망장학재단 이사장
-노동부․국토부 장관 표창, 자랑스런 충남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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