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기억력 올리고 내리는 ‘수면’, 치매의 원인?

기사입력 2013.09.17 15:02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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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의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신경과 교수

    [천안저널 인터넷팀]사람은 일생의 1/3을 잠을 자는데 소비한다. 하지만 잠의 역할,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잠은 낮에 지친 몸을 쉬게 해주고, 잠을 자는 동안 면역시스템은 활성화되며,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아이들의 성장 및 발육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컴퓨터에서 작업한 파일을 하드에 저장하기 위해 ‘저장’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낮에 새롭게 익힌 지식들이 뇌의 기억 저장고에 잘 저장 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잠을 자는 동안 이루어진다.


    기억력과 수면 무호흡


    기억력과 관련하여 수면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억력 감소는 여러 수면장애와 연관이 있다. 가장 흔한 수면장애는 폐쇄수면무호흡증으로 고혈압과 심뇌혈관질환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 잠을 자는 동안 상기도의 근육이 이완되고 기도가 좁아져 일시적으로 숨이 막히고 풀리기를 반복하게 된다.

    이는 뇌에 반복적인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숙면을 방해한다. 결과적으로 낮 동안 피로감과 졸림을 유발하고, 일의 처리능력이 감소, 집중력의 저하, 기억력감소 등이 나타난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억으로 남지 못해 학습효율이 떨어지게 되고, 직장인들은 몸이 피곤하게 일을 해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진다.


    치매와 수면의 질


    최근 수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수면의 질이 나쁜 것이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들이 발표되고 있다. 기억력에 큰 문제가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의 위험성이 약 2.3배 높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수면시간의 변화도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밤에 자주 깨 조각잠을 자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반적인 인지기능 저하, 언어적 유창성의 감소 역시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중년의 나이에 수면습관이 변하여 수면 시간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거나, 늘어나게 되면 인지기능의 저하는 신체 나이를 3~8세 더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불면증 역시 인지기능저하 또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을 약 2배가량 높이고, 치매의 발현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사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인 것처럼, 치매 자체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인지, 수면이 치매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수면은 단순히 몸을 쉬는 작업이 아니라 활발한 인지활동이 일어나는 시간인 것을 고려해 볼 때, 수면의 질 저하는 치매의 병리학적인 원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치매의 악화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장년기에는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또는 불면증과 같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수면장애에 대해 미리 진단하고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년의 나이부터는 수면의 질과 수면 시간을 지속적으로 추적관찰 하여,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 빨리 중재해서 인지기능 저하가 가속화되지 않도록 대처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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