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시민] 가재영 풍세면장, 조용한 변화 이끈다!

기사입력 2011.07.19 19:22 댓글수 0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s url




    유소년 축구단 감독·공무원교수·사회복지인 등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


    풍세면 가재영(?) 면장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공무원이라는 이름표 뒤에는 유소년 축구단 감독을 시작으로 교수, 사회복지인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


    가재영 면장은 공무원의 길로 들어서기 전 한국축구를 짊어질 유망한 축구선수였다. 당시 축구학교로 유명한 대전상고에 스카웃 제의를 받고 축구선수로 활약하다 도시 여건이 좋은 서울숭실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축구선수의 꿈을 펼쳐나갔던 가 면장은 가정 형편에 부딪혀 꿈을 포기했다.


    하지만 축구를 손 놓을 수 없었던 그는 유소년 축구팀 감독을 맡아 축구 꿈나무들을 지도했다. 그렇게 지금의 손웅정 축구감독과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됐다. 가 면장의 고향이자 모교인 서산초등학교에서 처음 만난 손웅정 선수는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축구를 접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가 면장은 자신이 이루지 못했던 축구의 꿈을 손 선수가 이뤄주길 바라며 그를 적극 후원했다.


    현재 손 선수는 춘천FC 유소년 축구단 감독으로 활약하며 유럽까지 이름이 알려진 지도자다. 손 감독의 아들 손흥민 선수는 독일 함부르크SV에 입단해 한국 축구의 ‘슈퍼 재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가 면장에겐 손웅정 선수를 키워 그의 아들까지 대를 잇게 했다는 깊은 감회로 마음이 뜨겁다. 간간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식사를 나눈다는 가 면장은 “우린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니라 가족”이라고 말한다.


    가재영 면장은 교수로도 발탁돼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1986년 온양에서 공무원 생활을 처음 시작했고 충남도청으로 전보발령 이후 그는 충남지방공무원교육원에서 공무원을 교육하는 교수로 5년간 재임했다.


    재임 기간 가 면장은 전국 최우수 교수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도청에서 인사고시를 담당하며 느꼈던 인사제도의 개선사항을 강연했고, 이 강연은 공무원의 승진과 인사고과와 관련된 공무원평정제도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


    가 면장이 인사고시 공무원직을 수행했던 시절의 91년도는 사회복지 공무원 채용이 시작된 해였다. 사회복지공무원 채용에 관여했던 그는 충남지방을 중심으로 사회복지공무원간의 협력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가 면장은 이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도왔고, 지금의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탄생에 일조한 그는 현재 연구회 고문으로 활동하며 사회복지 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인생을 살아 온 가재영 면장을 맞아 풍세면은 지금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010년 7월 30일 풍세면장으로 발령받아 1년이 지난 가 면장에게 교훈을 준 사건이 발생했다. 풍세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고압송전선로가 풍세면에 10여개 이상이 설치돼야 하는 문제였다. 풍세주민들은 고압선이 마을을 지나가는데 있어 많은 문제들을 염려해 주민대책위를 구성하고 한국전력공사와 대립각을 벌였다. 하지만 보름전 이 문제가 원만하게 일단락됐다.


    가재영 면장은 “고압송전선로는 풍세산업단지를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기에 수차례 한전과 주민들 간 끊임없는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일촉즉발의 갈등요인이 있었지만 양측이 최대한 합리적인 대화가 이뤄지도록 했고,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주민들에게 문제점은 결과까지 예측해 상세히 알려주고, 양 측간 발생될 수 있는 소요사태에 대해서는 미리 개입해 중간자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화’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었다며 그는 보람찬 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잠재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가 면장은 풍세주민과 한전 간 합의를 통해 다양한 복지 혜택을 얻어내면서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냈다.


    풍세면의 또 다른 변화는 ‘생활민원 순회처리반’이란 이름의 행정차량이 매일 아침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이른바 ‘현장행정’을 구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차량은 불법광고물과 각종 쓰레기를 수거해 깨끗한 마을 환경을 조성하고, 주민생활과 직결된 민원을 현장에서 즉각 처리해준다. 지난 5월 시행한 후 200여건에 달하는 민원을 해결했다. 가 면장은 “현장에서 주민을 직접 만나야 무엇이 사각지대인지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장행정을 강조한 풍세면의 특수시책”이라고 소개했다.


    풍세면의 고압송전선로 문제를 해결하고,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로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쌓고 있는 가재영 면장.


    그는 “자꾸만 면장님 어디 가지 말라고 하는데, 허허, 언젠가 가긴 가겠죠. 주민의 피부에 와닿는 봉사행정을 실천하고, 그 기반을 구축하고 떠나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귀띔한다. “마음 먹고 실현 안 시킨 일이 없으니 잘 되리라 믿는다”는 그의 다부짐은 다양한 경험에서 나왔으리라 생각되며 주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본행정을 기대해본다.


    천안신문 후원.png


    뉴스

    동네방네

    People

    오피니언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