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광장] 부끄러운 시민의식 언제나 밑바닥 면할까?

기사입력 2023.04.24 07:00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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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홍순 논설위원.

    [천안신문] 지난 2020년 천안 청정지역인 성거산 아래 천흥저수지 주변에 천안시에서 수십억 원을 들여 산책로 둘레길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야간에 이용하는 이들을 위해 ‘태양광 LED 조명등’도 설치해 주었다.

     

    매일 많은 시민이 찾아와 즐겁게 산책하며 운동한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부끄러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며칠 전 야간에 산책로를 밝혀주는 LED 조명등을 30개나 뜯어갔다. 혈세를 들여 설치한 공용물을 훼손하여 훔쳐 가는 것은 양심 불량이자 중대범죄에 해당한다.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시설 특히 안전 관련 시설을 훼손한다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절도행위다. 이를 고치기 위해 또 다른 시민혈세가 투입된다.

     

    이외에도 낚시꾼들이 몰려들어 산책로 난간을 타고 넘다가 지지목을 부러트린다. 이 또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기에 위험을 초래하는 크게 잘못된 행위다. 난간을 밟고 올라서 넘어가지 말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날이 풀리는 요즘 들어 반려견을 데리고 오는 이들이 많다. 반려견이 산책로에 본 변을 치우지 않고 간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 뿐만 아니라 젊은이도 있다. 과태료 물린다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할 테면 해보라고 큰소리친다.

     

    입마개 하지 않은 큰 개를 끌고 와서 여자분들이나 아이들이 놀란다. 자기 반려견은 맹견이 아니라 괜찮다고 큰소리친다. 오가다 만나는 반려견들끼리 으르렁거리며 한바탕 싸움이 난다. 아이들은 놀라서 울고 여자들은 소름 돋는다고 하면서도 싸우기 싫어 뭐라 안한다.

     

    삐거덕거리는 나무테크에서 조깅도 한다. 가뜩이나 흔들거리는 데크에서 뜀박질하니 삐그덕 소리가 악기 반주처럼 들린다. 나사못이 빠지고 나무에 금이 가서 떨어져 나간다.

     

    성거산 만일사 계곡 마당바위 체육공원 내에 오가는 산책인과 등산객들을 위한 휴식용 나무 의자를 시에서 몇 개 설치했다. 이중 어느 것에는 시멘트를 뿌려놓아 앉지를 못한다.

     

    자연경관이 수려하니 놀러 오는 행락객들이 많다. 내가 만든 쓰레기 되가져가기 현수막이 걸려있어도 저수지에 계곡에 그냥 던져놓고 간다.

     

    그나마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도로변에 내놓고 가는 사람들은 조금 양심적이라 할 수 있다. 이것들을 치우기 위해 읍사무소 직원이나 읍 직능단체원들이 고생이 많다.

     

    이렇게 한 마을 작은 지역에서조차 이리 시민의식이 문제가 큰데 천안시 전체에서 나라 전체에서는 과연 얼마나 많은 문제가 생겨날까 심히 걱정스럽다.

     

    이러한 일들은 법 집행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식이 문제이다. 도둑 한 명을 경찰 열 명이 잡기 어렵다 하듯이 공무원들이 단속으로만 법적으로만 해결하기는 한계가 있다.

     

    시민들 스스로가 양심에 따라 기본적인 것을 지켜야 한다. 세상은 나 혼자만이 살아갈 수가 없듯이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 양심이 살아있는 곳에서 삶의 향기가 솟는다. 남을 배려하고 남을 위할 때 나 또한 대접받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용하는 이들이 주인의식과 선진시민의식을 가지고 여럿이 사용하는 공용물을 내 것처럼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고 관에서도 상시적인 단속과 계도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사각지대에 CCTV도 확대 설치하고 지역 환경자치순찰대도 운영하며 야간이용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안등도 설치하고 공중화장실 보강과 데크 중간중간 휴식공간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모쪼록 시민의 쉼터인 청정지역 산책로가 이용자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힐링 공간이 되도록 민·관 모두가 합심 노력하여 좀 더 나은 여건을 마련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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