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먼저 가톨릭·개신교·정교회를 아우르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인물인 예수 그리스도의 일화를 소개하려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예루살렘을 찾았다가 성전 앞에 장사치들이 좌판을 벌이는 모습을 목격한다. 크고 화려한 종교시설 주변에 노점상들이 즐비한 모습을 상상하면 쉽다.
예수는 이 모습을 보고 화를 내지만 장사치들은 아랑곳없이 상행위에 몰두한다. 예수는 결국 좌판을 뒤집어엎어 버리고 이렇게 나무란다.
“성서에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하리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그런데 너희는 이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버렸구나!" - 신약성서 ‘마르코의 복음서’ 11장 17절(공동번역)
교회에 다니셨거나 다니시는 독자라면 익숙하게 접한 이야기이고, 신학자들 역시 중요하게 여기는 일화이기도 하다. 심지어 일부 신학자들은 이를 ‘성전항쟁’이라며 투쟁 서사를 입히기도 한다.
한국기독교기념관이란 재단법인이 천안에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수상을 짓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이들이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헌금모금은 물론 가상화폐까지 발행해 투자자를 끌어 모으고 있는 정황이 지난 두 차례의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http://www.icj.kr/news/view.php?no=41354 / http://www.icj.kr/news/view.php?no=41359
분명히 말하면, 재단이 홍보하는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천안시는 행정대집행을 실시했고 착공허가 마저 취소했다. 예수상이든 뭐든 짓고 싶어도 첫 삽 조차 뜰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재단법인 한국기독교기념관은 버젓이 홍보관과 137m 규모의 세계 최대 예수상을 짓겠다고 홍보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엔 착공 감사예배까지 드렸다.
이들의 행태가 심각한 건, 선의의 투자자들이 돈을 떼이는 사태가 벌어질 소지가 있어서다.
헌금 액수와 신앙의 깊이를 똑같이 여기는 풍조가 한국 개신교 교회에 만연해 있는데다, 사업주체가 부동산 업체까지 ‘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한국기독교기념관 건립 사업은 예수 이름을 빙자한 ‘기획사기’란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이들이 이미 ‘도레아 코인’이란 가상화폐로 투자금을 모집하면서 “어떤 관할권에서도 유가증권을 구성하지 않으며 사업운영, 암호화폐판매 등과 관련해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면책 조항을 명시해 놓은 점은 이 같은 의심을 더욱 증폭하게 만든다.
부디 예수 이름을 팔아 교회를 강도의 소굴로 만들고, 자신들 이익만 챙기려는 자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 바란다. 천안시도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관련정보를 외부에 보다 상세히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는 이들이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추적할 것임을 독자 여러분께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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