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래

기사입력 2021.05.31 12:38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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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동 / 자유기고가.

    [천안신문] 울산 '반구대 암각화(巖刻畵)'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암각화로 국보(國寶)로 지정되어 있다.

     

    이 그림은 신석기 시대~청동기 시대에 걸쳐서 그려졌다고 추정하는데, 여기에는 고래 중심의 해양동물과 육지동물 등의 사냥 방법을 표현했다.

     

    새끼를 등에 업은 귀신고래, 혹등고래, 작살이 찍힌 고래, 그물에 걸린 고래, 물을 뿜는 북방신수염고래, 해초 사이에서 헤엄치는 고래, 고래를 끌고 가는 조각배 등이 새겨져 있다.   

     

    이렇게 고래잡이는 오래 전부터 고기와 기름 그리고 뼈를 얻기 위해 있었지만, 근간(近間)에는 세계 도처 바다에서 폭발물을 사용하는 작살과 산업형 포경선들이 등장해 고래들을 약탈하기 시작했다.

     

    이 결과 남아있는 고래들이 거의 없었고, 고래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인 대왕고래는 먼저 무자비하게 학살당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1986년에 '포경금지 조약'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포경금지령이 발표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고래 사냥은 계속되어 왔는데, 즉 ‘과학적 포경’이라는 미명하에 일본을 포함한 몇몇 나라들은 상업적 포경을 계속하고 있고, 단속을 피하여 몰래 고래 사냥에 나서는 어부들이 많았다.

     

    아직도 장생포(長生浦)에는 고래 고기를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고, 나아가 울산을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120여 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런 식당들은 특히 밍크고래를 선호하고 있다는데, 이것은 마리 당 4000만 원 부터 1억 원에 팔린다고 한다.  

     

    우리나라 해경(海警)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한국 해역에서 불법 포획된 고래는 53마리로 이중 밍크고래가 26마리, 상괭이 23마리, 기타 4마리 등 이었다고 한다. 

     

    해경에 적발된 숫자보다 실제로 행해진 불법포경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 해역에서 밍크고래에 대한 포경은 주로 울산, 포항 등 동해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서해안에서도 불법 고래사냥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불법포경으로 적발된 이들은 거의 불구속 입건돼 대부분 벌금을 내는 것으로 처벌이 마무리돼 포경선원들이 다시 밍크고래 불법포획에 나서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불법포획이 근절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래를 보호하려면, '포경금지조약'대로 고래를 잡지 말면 될 터이다. 이를 어기는 사람들을 처벌하여 고래 고기의 유통을 근절시키면, 고기를 파는 식당들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이렇게 해서 고래들이 다시 살아나 많이 번식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옛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에는 고래를 만나볼 수 있는 여행선을 운항하고 있다. 고래들이 떼를 지어 수영을 하는 멋진 모습을 관찰하려면 이 고래 여행선을 타야 한다. 가수 송창식은 노래했다.  "자~떠나자 동해 바다로~신화처럼 숨을 쉬는~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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