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경찰서 상황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단순한 허위신고 보다 경찰력을 낭비하고 경찰관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일명 ‘불완전 신고’다.
불완전 신고란 112로 신고를 한 후 비명만 지른 채 아무런 신고내용을 말하지 않고 끊어 버리는 경우다.
이런 불완전 신고는 강제로 납치를 당하는 등 위급한 경우도 있지만 연인 간 또는 부부싸움 중 흥분해서 소리만 지르다가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행히 경찰관이 신고자에게 전화를 하여 받는 경우이면 다행스러우나, 대부분이 싸움을 하느라 정황이 없어서, 심지어 상대방과 싸움 중 휴대폰을 집어 던져 경찰관의 콜백 전화도 받지 않는다.
몇 년 전 오원춘 사건과 최근 여성대상 범죄를 계기로 우리 경찰에서는 이런 불완전 신고에 대해서는 특히 신고자가 여자일 경우 안전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사건을 마무리 할 수가 없다.
이렇기 때문에 각 부서별로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112 신고자의 위치를 찾기 위해 휴대폰 위치 추적을 하고 대략의 신고자 위치값이 나오면 강력팀, 형사팀, 여청수사팀, 112타격대까지 출동하여 현장 주변을 수색하게 된다.
더욱이 휴대폰이 꺼져 있으면 신고자의 위치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통신회사에 확인 요청을 하여 신고한 전화번호의 명의자 및 주소를 파악한 후 주변사람을 상대로 수사하게 되며 이런 막연한 상황에서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신고자 신변의 위해에 대해 노심초사하게 된다.
심지어 이런 상황이 며칠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불완전 신고’를 처리하기 가장 어려운 신고로 여기고 있으며 신고자가 정환 신고내용 및 위치를 알려 줌으로써 신고에 대한 경찰의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불필요한 경찰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와 우리 동료들은 아무리 사소한 신고라도 정성을 다하여 처리하겠다는 마음을 다지며, 한편으로 시민들이 신고내용 및 위치 등을 정확히 알려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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