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트폭력 방치하고 있진 않나요

기사입력 2016.04.05 12:05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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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kaoTalk_20160406_111747737.jpg▲ 동남경찰서 목천북면파출소 순경 한은석
     
    [천안신문] 데이트폭력 신고 접수를 받고 현장으로 신속하게 출발하였다. 한 남성이 자신을 차에 감금하고 폭력을 가한다는 신고였다. 신고 장소인 00아파트의 지하주차장 현장에 도착해보니 여성은 울먹이며 차 밖으로 나와서 경찰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 안에는 그녀의 전 남자친구가 있었으며 차량 주변에는 그들이 연인이었을 때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찢겨져 있었다. 파출소로 이동하여 여성의 진술을 들어보니 그들은 연인관계로 남성에게 헤어지자고 하자 화가 난 남성이 자신에게 폭언과 폭력을 가해 신고를 한 것이었다.
     
    당시 사건은 다행히 경미한 폭행으로 그쳤지만 요즘 연인간의 데이트폭력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피해자에게도 심각한 피해도 발생되고 있다.
     
    찰이 운영한 데이트폭력 집중신고기간(2월3일~3월2일)동안 1279건의 피해가 접수되었다. 이 가운데 868명이 입건되었고, 61명이 상습 폭행 혐의로 구속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582명)에 비해 입건 인원은 49.1%가 늘어난 수치였다. 피해유형은 폭행과 상해가 61%로 가장 많았고, 체포·감금·협박 17.4%, 성폭력 5.4% 순이었다. 살인과 살인미수도 각각 1건씩 발생하였다.
     
    이렇게 늘어난 연인간 데이트폭력의 특징은 재범률이 높다는 것이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지난해 치안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연인간 폭력범죄자의 재범률은 76.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가정폭력 재범률(1.9%)이나 성폭력 재범률(2.1%)보다 월등이 높은 수치이다.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력이 발생되기 전까지는 개인이 감당해야할 몫으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이런 소극적 행동은 연인간 반복되는 폭력으로 이어져 재범률을 높이는데 기인하였다. 따라서 반드시 사건 초기 신고로 데이트폭력의 끈을 끊어야 한다.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것과 법적 제재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또한 데이트폭력의 가해자는 과거 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데이트폭력 가해자의 58.9%가 전과자였다. 폭력전과가 있는 사람이 연인 관계에서도 폭력성향이 높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찰에서는 ‘클레어법’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인관계에 있는 상대방이 정보공개를 요청하면 전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물론 개인 신상의 치부를 노출할 수 있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이에 경찰은 공개를 희망하는 정보와 피해 내용을 조사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면담을 통해 위험성 여부에 따라 공개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다.
     
    더 이상 데이트폭력은 당사간의 문제가 아니다. 데이트폭력은 반드시 처벌이 따르는 심각한 범죄 행위이다. 초기 신고를 통한 데이트폭력의 방치를 막고 클레어법과 같은 법제정을 통해 데이트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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