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에 달린 계급장 이제는 떼야할 때

기사입력 2012.09.04 18:25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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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교평준화 조례가 도의회를 통과하자 천안지역 학부모들이 간담회를 갖고 고교평준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천안YMCA 회의실에서 개최된 간담회에는 고교평준화를 주도한 시민단체 관계자와 학부모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교평준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학부모 모임의 발족과 향후 활동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 발제자로 나선 전교조 관계자는 명문고 학생들의 교복 사랑을 에피소드로 곁들였다. 소위 Big3 학생들은 학교를 나와 학원을 갈 때, 심지어 휴일에도 교복을 입고 다니지만 그 외 학교 학생들은 교복을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복이 학생들의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물이 됐다는 것이다.


    교육계에 몸담은 바 있는 기자는 만 5년간의 교육경력을 가지고 있다. 처음 2년 동안은 최고 명문으로 인정받는 A고등학교에서 이후 3년 동안은 중하위권인 학생들이 모인 B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 기자가 된 후 학교 밖에서 바라본 두 학교는 비평준화가 가지고 있는 폐단을 그대로 보여줬다.


    가장 먼저 교복에 의한 차별로 비 명문고 학생들이 스스로를 삼류인생으로 취급하는 부정적 자아의식이 팽배했다는 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비평준화 지역은 고교서열화가 고착돼 있고 학생들 스스로가 무의식 속에 계급을 매기고 있었다.


    비 명문고인 B고의 학생들은 명문 A고에 진학한 중학교 동창을 만나면 부러움과 함께 수치심을 느낀다고 종종 이야기 했다. B고등학교 학생들에게 A고등학교의 교복은 양반네의 두루마기와 갓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성 친구도 부러움 혹은 부끄러움의 대상이었다. A고의 학생의 B고의 이성 친구와 교제를 하면 A고 학생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고 B고의 학생들은 A고 이성 친구를 둔 학생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B고 학생들은 조금 더 열심히 공부했더라면 A고에 갈 수 있었을 것이란 이야기를 후회하듯 이야기했다.


    이처럼 비평준화 지역의 학생들은 누가 알려주지도 않은 계급사회를 스스로 정해놓고 있었다. 교육은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발견해 계발해야하지만 비평준화에서는 신분을 나타내는 교복만이 존재할 뿐이다. 고등학교 진학률이 99%를 넘어선 현재 성적으로 순위를 매겨 줄을 세우는 교육은 이제 멈춰야 한다. 학생 계급제도를 타파하기 위해 고교평준화가 시급하다. 2004년부터 요구한 고교평준화. 충남교육청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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