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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기획탐방 “마을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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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기획탐방 “마을에 답이 있다”

 

주거재생 희망 싹틔운 주민참여형 마을공동체


서울지역 우수 마을공동체 탐방…재개발 한계 봉착한 천안원도심 재생에 활기 기대


천안시가 2020년을 목표로 하는 ‘천안시 도시·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을 지난 11일 고시하면서 70개에 달했던 재정비구역을 40곳으로 축소했다. 그나마 남아있는 재정비구역 40곳의 사업성공 여부도 소수를 제외하고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실상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식의 재개발·재건축사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마을의 발전계획을 세우고 가꿔나가는 주민참여형 주거재생사업인 ‘마을만들기’ 사업이 주목 받으면서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마을공동체는 특히 2011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후 서울시정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재개발사업의 출구로 제시되고 있어 정체된 천안시 원도심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대안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본보는 지난 11일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천안아산경실련, 천안KYC 등 시민단체가 주관한 서울지역 마을만들기 사례 탐방을 동행 취재해 천안시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모색하는 기회를 가졌다.


마을공동체 1번지 ‘성미산 마을’

 

▲ 성미산 마을 주민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마을극장 ‘나루’ 모습.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작은 산인 성미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성미산 마을’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공동육아협동조합 어린이집과 함께 출발했다.

당시 수면제 사건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1994년 8명의 학부모가 공동출자해 돌아가면서 일일교사, 청소 등을 부모들이 맡아가며 참여하는 ‘우리어린이집’을 설립했고, 다음해 ‘날으는 어린이집’이 생겼다.


부모들은 일반 어린이집의 교육과정이 아닌 일과를 성미산 등산으로 시작해 마당에서 흙놀이를 하는 등 친자연적인 ‘놀이’ 중심으로 애들을 돌봤다.

여기에 호응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남에 따라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4곳까지 늘어나게 된다.

또 아이들이 초등학교 진학 연령이 되자 방과후어린이집을 만들었다.

부모와 아이들은 교육을 위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마을주민이 될 수 있었고 이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부모가 유입된다.


이후 공교육이 지나치게 경쟁 위주의 획일적이라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낀 주민들은 스스로 기부금과 출자금 등을 통해 2004년 9월 초중고 12년제 대안학교인 ‘성미산 학교’를 설립한다.

30여명의 상근교사와 함께 전공을 살려 지역주민이 직접 교사로 참여해 이곳에 다니는 170여명의 학생들에게 개인별 맞춤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서울시와 성미산 개인소유자가 성미산을 배수지로 개발할 계획을 주민들이 단합해 촛불집회, 숲속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활동과 항의 전화걸기, 시청앞 집회, 가가호호 방문 선전, 공청회 등 ‘성미산지키기운동’을 벌인 끝에 2003년 승리하게 된다.


성미산지키기운동에서 확인된 마을 구성원의 믿음과 확신, 성공적 경험은 다양한 활동 영역으로 확산됐다. 연 매출 50억이 넘고 4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을 비롯해 맞벌이 부부들의 안전한 반찬공급을 위한 동네부엌, 친환경 아이스크림가게 작은나무, 공동소유주택 시행사 소행주 등 20여개의 마을기업이 구성됐다.

▲ 마을극장 설립에 참여한 주민들 명단. 모든시설엔 출자주민들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또 마을방송국 마포FM(공동체라디오방송국), 마을극장도 설립하고 음악, 그림, 사진 등 각종 동아리활동을 기반으로 한 마을 자체축제, 학생들을 위한 마을 공동 성인식, 성미산마을배움터 통한 지역교사 발굴, 작은음악회, 가을운동회 등 1100가구의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한 활동을 스스로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다.

▲ 친환경 마을카페 작은나무 전경.

▲ 연 매출 50억규모로 성장한 성미산마을 생협매장.



맛과 재미를 한번에…전통시장 뷔페 통인시장 도시락카페

▲ 통인시장 전경. 도시락카페 등 활성화를 통해 방문객의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침체된 원도심 활력의 또 다른 축이다.

더욱이 천안은 전국 평균 3배 규모로 대형마트가 밀집된 지역이라 전통시장 자생력 확보의 길은 더 험난한 상황이다.

이를 타계할 모델로 방문한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통인시장은 ‘도시락 카페’로 젊은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면서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1941년 6월 일제강점기 공설시장이 모태가 된 통인시장은 현재 75개의 점포 중 식당과 반찬가게 등 요식관련 점포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채소와 과일, 생선 등 1차 생산품목이 구성됐으며, 내의와 신발 등 공산품과 옷 수선, 가방수선집 등이 일부 분포돼 있다.

▲ 통인시장의 상징물이 돼버린 공용화패 엽전.

통인시장의 위기는 주고객이었던 인왕산 인근 아파트가 철거되면서 급격하게 방문객이 감소하면서 부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지원을 신청했지만 홈페이지구축, 쇼핑몰, 배송 등의 기준을 맞추기에는 너무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2005년 결성된 상인회를 중심으로 자구책으로 마을기업 ㈜통인커뮤니티를 설립하고 통인시장의 자랑거리인 ‘도시락 카페’를 운영하게 됐다.

▲ 실제 엽전을 통해 구입한 점심도시락 모습.

도시락카페는 시장의 전용화폐인 ‘엽전’을 500원 단위로 구입하고 시장 내 가맹점에서 원하는 반찬을 엽전을 내고 구입하면 된다.

밑반찬은 보통 엽전 1개(500)면 구입이 가능하고 큰 생선이나 떡갈비 등의 메인메뉴는 2개~4개(1000원~2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어느 식당보다 인심 넘치는 푸짐함을 맛볼 수 있다.


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면서 반찬을 골라 담는 재미와 동시에 다양한 전통시장의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장점은 인근 젊은 회사원들과 경복궁과 인사동, 청와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까지 시장으로 불러 모아 점심에는 카페에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라고.


도시락카페의 성공은 배송, 쇼핑몰, 목공방까지 영향을 미쳤다.

마을기업 ㈜마을커뮤니티의 상근직 7명의 인건비가 카페 운영으로 충당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전국 9개 우수마을기업에 포함된 통인시장은 상인들에게 배송물품을 접수받아 배송서비스도 운영하고 홈페이지 및 온라인판매망까지 구축하게 됐다.

▲ 통인 시장내 조성된 시장이야기 지도. 윤동주 하숙집 등 주변의 역사가 소개돼 있다.

아울러 정원철 추계예술대학 교수가 기획한 상설 전시장 ‘꿈보다 해몽 공작소’와 목공기술을 배우는 ‘내맘대로 공방’도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잡았으며, 인근 서촌 일대에는 ‘이중섭 작업실’, ‘윤동주 하숙집’ 등 예술가의 흔적이 깃든 7000여장의 사진이 시장 곳곳에 전시돼 있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고, 시장입구 아트게이트도 ‘2012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을 수상하며 시장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통인커뮤니티 신계숙 관리부장은 “도시락카페로 무엇보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이 다양해졌다. 상인들도 ‘언제 손님이 오나’ 기다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한다”고 밝히며 “상인의 고령화와 주차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요즘엔 전용화폐인 ‘엽전’을 사람들이 기념으로 가져가고 있어 더 늘었다”고 농담 섞인 푸념을 덧붙였다.


낡은 마을은 고치면 돼죠…장수마을

▲ 낙산성곽길 밑으로 급경사 진 장수마을. 노후된 불법건축물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성북구 삼선동 293번지 일대 일명 장수마을은 지난 2004년 삼선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인근 서울성곽과 삼군부총무당 등 문화재가 근접해 있고 지대가 급경사라 수익성 문제로 7년째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이다.

50년 이상 된 주택 150여채에 현재 220가구가 살고 있으며 노후된 무허가 주택도 많고 재개발구역 지정 후 빈 집이 곳곳에 있어 마을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2008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계속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 아무리 집을 새로 고쳐도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애착심과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관리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공일을 배운 사람들을 중심으로 보수작업에 들어간다.

▲ 빈집을 리모델링해 만든 마을카페 내부. 주민들의 수익창출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장수마을의 변화가 시작된다.

인근 한성대 학생 100여명의 도움으로 장수마을 담과 골목길 화단에 벽화를 그려 넣어 칙칙했던 분위기를 이야기가 있는 골목길로 바꿨으며, 지난해 6월 마을기업 ‘동네목수’가 설립됐다. 동네목수는 주택개량사업을 펼쳐 나갔다.

주인이 떠난 빈집을 리모델링하고 세입자를 알선해 그 계약금을 사업비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추진한 1호점이 지난해 10월 탄생했고, 12월 탄생한 2호점은 마을카페가 됐다. 당장 큰 매출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기엔 충분했다. 올해 9월 3호점이 이어졌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 마을목수 목공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75세 목수 할아버지. 마을의 주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지붕, 화장실, 골목평상, 할머니휴게실 등 마을의 허름한 곳들을 하나씩 고쳐 나갔다. 심지어 밑에 동네에서도 요청이 오고 있다고.

지난해 말에는 마을경로당 지하1층에 공방도 만들어 집수리 자제 가공과 목공예작품 제작실로 사용하고 있다.

목수를 맡고 있는 정규직 1명과 공정별로 마을 주민 7~8명이 꾸준히 주택개보수에 참여하고 있다. 주민들의 호응도 높아져 2013년 혁신 사회적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을목수는 마을 내 빈집을 활용해 순환임대주택을 제작할 계획이다.


박학룡 대표는 “빈집은 언제든 수리가 가능하지만 주인이 살고 있는 집은 임시거처가 필요하기 때문에 순환임대주택을 마련해 활용하려 한다”며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지 모르지만 천천히 주민들이 살고 싶어하는 마을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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