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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말짱 도루묵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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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말짱 도루묵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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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2.03.1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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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성 헌 천안공과대학 교수/천안시민간단체공동협력센터 운영위원장


아버님은 생선을 좋아 하셨다. 60년대 모두가 어렵게 살던 그 시절에도 퇴근길에는 제철에 맞는 생선 한 두 뭇을 사서 자전거 짐받이에 실고 대문을 들어오시던 아버님의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다. 겨울에는 도루묵을 자주 사오셨는데 크기도 작고 생선 모양이 가늘고 길어 생선살은 없어 보였다. 당시만 해도 한집에 대가족이 살던 시절이어서 많은 양을 사기 위해서는 도루묵 가격이 제일 만만하였다. 어머님은 익숙한 솜씨로 도루묵 지느러미 잘라내고 깨끗이 닦은 다음 작은 솥에 무가 생선보다 훨씬 많도록 썰어 넣고 얼큰하게 끓여내면 온 식구가 둘러앉아 저녁을 포식했다.

돌이켜 보면 입에 씹히는 도루묵살 맛보다도 얼큰한 국물 그리고 이따금씩 알이 입안에서 오드득 씹히는 소리가 좋았다.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집식구와 함께 재래시장을 돌아다보면서 장흥정을 할 때가 있다. 어물 가게를 지나가다 알이 꽉차있어 배만 뽈록한 도루묵이 보이면 온 식구가 맛있게 먹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그러나 집식구보고 사자고 해 본적은 없다. 어렵던 시절 어머님의 손맛과 대가족이 모여 저녁을 맛있게 먹던 풍경일 뿐 지금은 그 맛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최근 4ㆍ11 총선에 앞서 각 당이 본선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공천심사 작업이 한창이다. 여ㆍ야 공천과정을 보는 국민들의 눈에는 이번에도 말짱 도루묵이구나 하는 실망감이 역역하다. 대개는 선거가 끝나면 이번에도 도루묵이구나 하는데 이번에는 공천과정에서 도루묵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도루묵에 대한 유래는 ≪고금석림≫에 의하면 “고려의 왕이 동천(東遷)하였을 때 목어를 드신 뒤 맛이 있다 하여 은어로 고쳐 부르라고 하였다. 환도 후 그 맛이 그리워 다시 먹었을 때 맛이 없어 다시 목어로 바꾸라 하여, 도루묵〔還木〕이 되었다.”고 한다. 배고프고 어려웠던 시절의 노력이 허사가 되어 도로 물리는 처지가 되었을 때 안 좋은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지난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집권당은 패배했으며, 야권은 후보조차 내지 못하고 시민후보를 지원하는 수준에서 승리하였지만 기존 정당정치의 바닥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정권 심판론에 위기의식을 느낀 새누리당은 천막당사 시절로 돌아가 당을 철저히 쇄신하는 길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몸부림을 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당명까지 바꾸는 일을 일사처리로 진행하였다. 그러나 인적쇄신이라는 파고를 넘지 못하고 정권심판에 책임을 져야 할 인사까지 공천함으로써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는커녕 공천 잡음과 후유증만 남겼다. 민주통합당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해 70만이 넘는 국민경선인단이 참여해서 당대표 선출대회 때만 해도 국민들은 새누리당보다 더 높은 지지를 보냈다. 노동ㆍ시민세력과 함께 정치개혁과 혁신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으나 공천 작업이 진행되면서 통합정신은 실종되고 도로 민주당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다. 더 나아가서는 이미 총선을 승리한 것으로 착각하고 오만해지고 있다는 여론으로 지지율은 출렁거리고 있다.

여ㆍ야를 막론하고 엘리트 정치, 전략지역을 앞세운 밀실공천, 현역의원 기득권 유지 등으로 원칙이 무너지고 오로지 이겨야 된다는 논리가 공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훨씬 전문화되고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이젠 정말 깨우쳐야 된다. 따라서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상식을 바탕으로 공천기준을 만들어 투명하게 심사한 후 결정하면 국민들은 그 정당과 후보를 지지하게 되어 있다.

상식선이라는 것이 도덕성은 말 할 것도 없고, 지역주의를 극복할 후보, 권위주의를 청산할 후보, 양극화 문제를 온몸으로 고민하고 있는 후보, 남북문제에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후보, 자기 존재를 과시하지 않고 국민을 모시는 후보를 내 보내면 된다. 다선하려고 하지 않고 한번만의 당선으로도 역사발전에 기여하고 미래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치열하게 살아 온 후보이면 충분하다. 정당 틀만 바꾸어 놓고 인적쇄신에 실패하면 도로 한나라당, 도로 민주당이 되어 도로 정권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치개혁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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