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향대 천안병원 감염내과/유시내 교수
[천안신문] 산이나 풀밭에서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고열과 근육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바로 가을철 3대 열성 질환이라고 불리는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병, 신증후군 출혈열 환자들이다.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에 물려서 발생한다. 9월에서 11월에 잘 발생한다. 1~3주 정도의 잠복기가 지나면 갑자기 고열과 근육통, 두통이 발생하고, 전신에 가렵지 않은 발진이 발생한다.
물린 자리에 생기는 특징적인 모양의 가피(피부에 생긴 부스럼 딱지)로 진단한다. 가피는 다리, 배, 겨드랑이, 오금 등의 부위에서 발견된다.
치료를 받지 않아도 서서히 회복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폐렴이나 심근염, 수막염 등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할 수 있다. 항생제 복용 후 2~3일 내에 열이 호전된다. 아직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풀밭에 앉거나 눕는 것을 피하고 야외 활동 시에는 긴 소매의 옷을 입고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좋다.
렙토스피라병은 추수기에 주로 발생한다.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쥐의 배설물로 오염된 물이나 흙에 피부상처가 접촉돼 감염된다. 그래서 논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특히 잘 걸린다.
잠복기는 5~14일이며,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주로 종아리 근육과 등에 근육통이 발생한다. 기침, 흉통도 흔한 증상이며 객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가벼운 감기 증상만 보이기도 하지만 황달, 신부전, 폐출혈 등의 증상이 생기면서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위험 지역에서 물에 노출되는 작업을 할 때 장갑, 장화, 긴 바지와 같은 보호구를 꼭 착용해야 한다. 신속한 항생제 치료가 도움이 되므로 야외 활동 이후 의심 증상이 생기면 빠른 시간 내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유행성 출혈열이라고도 불리는 바이러스성 급성 열성질환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들쥐가 배출하는 소변이나 타액이 건조되면서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건조한 10~12월에 주로 발생한다. 잠복기는 평균 2~3주 정도이며, 갑작스런 발열과 오한, 심한 근육통과 두통을 동반한다. 결막 충혈이나 겨드랑이 부위의 점상 출혈이 보이기도 한다.
이후 일부 환자들은 혈압이 감소하며, 소변이 잘 나오지 않다가 다시 소변량이 증가하면서 회복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심한 경우 폐부종, 출혈, 신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고,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한다. 농부나 군인 등 야외활동이 잦고, 신증후군 출혈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경우엔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가을철 열성 질환들은 모두 초기에는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야외 활동 이후에 발열이 생기는 경우에는 신속히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