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경찰서 문성파출소 국용호 순경
[천안신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날씨만큼이나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17일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25일 일어난 ‘부산 길거리 무차별 폭행사건’까지 연이은 묻지마 사건 이후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검찰청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50건 이상의 묻지마 범죄가 발생했다. 2012년부터 올해 4월까지 총 231건이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그 횟수가 더 증가하고 있다. 유형별로 보면 상해가 125건(54.1%)으로 가장 많았고, 살인이 56건(24.2%)으로 그다음이었다. 범죄 원인으로는 음주를 포함한 약물 남용이 93건(40.2%)으로 가장 많았고, 정신질환 72건(31.2%), 현실불만 52건(22.5%)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묻지마 범죄는 예외가 없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묻지마 범죄의 61.5%가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결코 타인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범지역에 방범용 CCTV 확대설치,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등 정부차원의 대책마련도 중요하겠으나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묻지마 범죄의 특성상 일반 국민들도 최소한의 대책 마련과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신질환자들은 특별 경계대상이므로 관심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자신의 주변에서 정신이상자들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평소에 그러한 사람들을 보게 되면 행동 하나하나를 유심히 관찰하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가급적 마찰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약 본인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다가와 시비를 건다면 반응하지 말고 그 즉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여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
공원·아파트·지하철역 등을 비정상적으로 배회하는 사람도 의심해야 한다. 길을 가는데 누군가 따라오거나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 갑작스런 행동에 대처하거나 동선을 바꿔야 한다. 이때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보다는 대로변이나 사람들이 많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다.
음주를 하거나 맨 정신인 상태에서 극도로 사회 불만을 표출하거나 “다 죽여 버리고 싶다”는 등 범행을 암시하는 사람도 잠재적인 위험인물에 속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혹자는 이글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겠다. 물론 위에서 언급했던 사람들이 모두 범죄자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묻지마 범죄가 더욱 잔혹하고 예측 불가능해져 가는 만큼 일반 국민들도 최소한의 대비가 필요하다. 그 때 그 장소에 내가 있었다면 피해자는 내가 됐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