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시장, 농단협 동상이몽 확인

웰빙식품엑스포, 급식센터, 지산지소운동 이견으로 갈등

14일 열린 성무용 시장과 농민단체협의회 대표간 간담회는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천안지역 농민단체협의회(이하 농단협)가 염원했던 성무용 시장과의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체 성과 없이 마무리되고 말았다.

지난 14일 성무용 시장과 농단협 대표단 12명은 천안시청 상황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는 천안시청에서 FTA 생존권 사수 궐기대회 후 농단협에서 시장과의 간담회를 요구했던 지난 7일, 성 시장이 건강검진으로 자리를 비우며 불발됐던 것을 다시 마련한 자리다.

대화에 앞서 유효준 산업환경국장은 지난 7일 농단협에서 요구했던 △천안시 농정예산 8% 확보 외에 △FTA 대비 천안 특화 작목 개발 △농업안정자금 500억 원 조성 명문화 △잠정 수매가 최소 6만 원 이상 보장 △급식센터 설립 △축산 허가제에 따른 대책 수립 및 축산방역팀 설치 △학교급식 예산심의 의무화 △농산물 판로확보를 위한 홍보비 및 판매 장려금 지원 △농민단체 활성화 기금 마련 △천안시 농특산물 한마당 큰잔치 농민축제로 격상 △농업정책특보 신설 등 11개의 핵심 요구사항에 대해 대략적으로 답변했다.

유효준 국장은 11개의 요구사항 중 급식센터 설립은 2013년에 착공 예정이며 축산방역팀 설치는 검토중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이미 진행중이거나 필요성이 약하거나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유효준 산업환경국장은 “올해 조례가 만들어져 지역 조합장 5명, 농민단체 8, 교수2, 시의원2, 공무원 3명 등 20명으로 구성된 농업발전위원회가 운영될 예정이다. 농업발전을 위한 의견수렴과 토론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 할 것”이라며 “농업발전위를 통해 농민단체의 예산편성 참여, 특화작목개발 등 농업발전 전방적인 부분에 대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시에서는 농단협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셈이다.

농단협 ‘실질적인 농민지원예산 원해’…성 시장, 엑스포・급식센터 모두 농업예산

이어진 간담회에서 농단협 대표단은 실질적인 농민지원 예산을 편성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병하 농촌지도자회장은 “시장 공약으로 농업예산 8%를 약속했던 것이다. 고려하겠다 노력하겠다는 답이 아닌 꼭 실행하겠다는 답을 듣고 싶다”며 “농민들은 농업관련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모르고 있다. 앞으로 농업단체장과 협의해서 집행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김연응 농업경영인회장도 “학교급식센터가 만들어지고 웰빙식품엑스포가 개최되도 100% 지역농산물을 쓰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며 “보여주기식이 아닌 농업인의 생산에 도움이 되는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박현희 농민회장은 “지난 엑스포 때 지역농민들이 느끼는 시너지효과는 크지 않았다. 기업들이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는 과정까지 중간단계가 생략된 느낌”이라며 “지산지소를 언급한지 10년 지났는데 과연 지역에서 소비되는 농산물 얼마나 될 것이며 체계가 어떻게 잡혀있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시스템으로 정착해서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치형 한우협회 천안시지부장은 “학교급식에 친환경축산물이 이용되고 있는데 외지 식품이 90%정도 사용되고 유통업자가 마진을 거의 다 갖고 가 지역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센터를 빨리 설립하고 조례까지 제정해야 한다. 센터 주체도 시와 농민, 농협이 연합사업단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 시장은 “농업예산 8%는 최대한 농민을 도와주기 위해 관련 예산을 끌어올리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고 전체인구 대비 농업인구 비율로 봤을 때 올해 사용된 7.2%는 그리 적은 규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예산을 일일이 어떻게 쓰는지 보고할 수는 없다. 이해해달라. 또 엑스포, 급식센터 사업은 전시성예산이 아니라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는 산업발전을 이끌기 위한 것이다. 단번에 성과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큰 틀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또 “지산지소 운동은 아무리 공무원들이 강조해도 농민들이 함게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 몇 년 전 어느 농민단체 선진지견학 버스에 보니 타지 농산물을 쓰고 있었다. 새마을지회 행사 때도 부상으로 제공된 쌀이 타지 것이었다”며 “일방적으로 관에만 책임을 미루면 안된다. 서로가 협조해야 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