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저한 원칙주의자(?) 전병욱 천안시 부시장

기사입력 2014.12.19 15:29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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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출석은 소신 브리핑룸은 무소신
    [천안신문] 전병욱 천안시부시장이 천안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다 뒤늦게 출석해 ‘절차상 맞지 않아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운 일이 천안시와 시의회에서 여러 뒷말을 남기고 있다.
     
    시의회 예결특위는 17일 오후 부시장 소관인 공보실 예산을 심의하면서 구두로 전 부시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전 부시장은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1시간 넘게 기다려도 전 부시장이 출석하지 않자 예결특위는 시의회 회의규칙에 맞춰 ‘시의장을 경유해 시장에게 공문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고, 다음날인 18일 전 부시장이 출석했다.
     
    천안시의회 회의규칙 71조에는 ‘시장 등 관계공무원의 출석은 본회의에서 요구할 수 있으며, 위원회는 본회의 의결로 의장을 경유해 시장 또는 관계공무원의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전 부시장이 18일 예결특위에 출석하자 의원들은 전날 출석하지 않은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전 부시장은 ‘회의규칙’을 언급하며 “출석요구가 절차에 맞지 않아 출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한편, “사과하면 되나요. 사과하죠”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물론 전 부시장의 말대로 엄격히 따지자면 시의회 예결특위의 출석요구는 절차를 벗어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례상 구두로 출석요구를 해왔고, 특히 부시장 자신의 소관부서에 대한 내년 예산을 심의하는 자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르지 않아도 찾아와 대기하고 있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국회가 예산심의를 하면 관계부처 고위 공직자들은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한 답변자료를 만들어 소명하는 것이 관례화 돼 있다. 이들 누구도 출석요구를 받고 문 밖에 대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부서에서 하고자 하는 사업의 예산이 원안대로 반영되도록 부연설명과 입장 전달을 하기 위한 것이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시의 내년 살림살이 계획을 세워 시의회에 허락을 요청했는데, 이에 대한 시의원들의 소명 요구를 전병욱 부시장이 절차를 들먹이며 거부한 것은 심하게 말하면 상관의 행보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구 시장이 천안시의회 개원이래 처음으로 시정질문 일문일답에 나서는 등 시민들의 대표인 시의원들을 존중하겠다며 보인 일련의 행보에도 반하는 것이다.  
     
    이번 사례를 보면 전병욱 부시장은 절차나 원칙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전 부시장이 최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천안시 브리핑룸 운영이나 홍보비 배정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이와 상반된다.
     
    기자가 지난 10월 전 부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홍보비 배정과 브리핑룸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질문하자, 전 부시장은 자신의 소관부서 업무임에도 “충남도 자치행정국장 시절 브리핑룸 운영과 홍보비 배정에 대해 매뉴얼을 만드는 시도를 해봤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그 문제는 정답이 없다. 언론사들끼리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무원칙한 주장만 되풀이 했다.
     
    천안시의 자산인 브리핑룸을 특정 언론사 기자들이 점유하고 있고, 또 그들에게 광고비 등을 몰아주고 있음에도 원칙과 절차에 따라 바로잡을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관리하는 직속부서인 공보관 업무에 대해서는 왜 시의회 출석요구 때처럼 원칙과 절차를 철저히 따지지 않는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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