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재정위기 중심에 선 5산단

기사입력 2011.10.20 20:11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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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채 이자만 연 70억…이어지는 산단 조성사업 ‘신중론’ 대두



    제5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저조한 분양율로 인한 막대한 부채와 고리의 이자가 재정악화까지 이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천안시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5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이 논란의 중심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대화리, 화성리, 수신면 신풍리 152만㎡ 일원에 2847억원(국비 492억, 시비 2355억)을 들여 추진중인 천안제5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신소재산업, 첨단부품소재, 조립금속산업 등을 유치할 계획으로 지난 2009년 7월 착공해 오는 12월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지만 올해 악천후로 인해 공기가 6개월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제5산단이 조성되면 약 120여개 업체가입주해 7200여명의 고용효과와 연간 2조원의 경제파급효과, 300억원의 지방세 수입을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분양을 실시했지만 2011년 9월 현재 14.3%의 초라한 실적만 거두고 있으며, 산업용지 외에도 지원시설용지 2만2521㎡, 주거 및 근린생활용지 6만8200㎡도 분양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추진한 부지내 33만㎡를 외국인투자구역으로 지정하려던 계획도 지난 7월 지식경제부의 심의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무산되는 등 시는 분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막대한 지방채와 이자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천안시는 단지조성을 위해 농협에서 1597억원을 빌렸고 2024년까지 갚도록 돼있다. 그중 1432억원을 상환해야 하는데 저조한 분양율로 이자만 77억631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형편이다. 앞서 지난 2009년 59억, 2010년 93억원 등 2년동안 10여개 금융기관에 이자로 지급한 금액만 152억5410만원이며, 충남도로부터 3.5%의 저리로 빌린 지역개발기금은 전체의 7.2%(115억원)에 불과해 원금상환기간을 연장할 경우 앞으로 7%대의 고금리를 금융기관에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점들은 17일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현장방문 때에도 집중적으로 지적당했다.


    공사현장 사무실에서 설명을 들은 후 주일원 의원은 “공기가 6개월정도 늘어나면 지방채 연 이자 70억원이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며 “분양금을 낮추더라도 분양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최민기 의원도 “아무리 날씨가 않좋았어도 공기가 6개월이나 연장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분양율을 높이려면 완성된 시설을 조기에 갖추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공기를 단축할 것을 주문했다.


    천안시 재정 어떤 상황인가


    제5산단의 미분양으로 인한 막대한 이자부담은 가뜩이나 연이은 대형사업으로 예산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천안시의 재정난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9월30일 천안시청에서 열린 2012 예산편성을 위한 주민참여예산공청회에서 천안시의회 김영수 산업건설위원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천안시가 2024년까지 천안축구센터와 천안박물관, 추모공원 등 충남도와 농협 등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일반회계 800억원과 특별회계 1597억원, 지방상수도 개량비 등 지방공기업특별회계 736억4000만원 등 총 3134억4000만원이다.


    이중 충남도로부터 빌린 일반회계 부채 800여억원은 2024년까지 갚아야 하며 2320여억원의 특별회계 부채는 택지와 공단을 분양해서 해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방공기업특별회계 736억원은 해마다 70억여원씩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매년 상당한 금액의 상환금과 분양저조로 인한 이자손실까지 재정부담이 상당하다.


    실제 이런 막대한 지방채로 천안시는 2010년 행정안전부 재정분석결과 지방채무잔액지수가 37.97%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평균 19.78%의 두 배에 가깝고, 시 단위 자치단체 13.09%에는 세배에 가까운 수준이며, 다음세대가 부담해야 할 장래세대부담비율도 5.50%로, 전국평균 4.42%와 시 단위 평균 3.0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진행된 충남도 종합감사 결과 이런 막대한 지방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이자를 53억원이나 과다하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천안시는 2008년 제5산단을 조성하면서 시금고인 농협으로부터 18차례에 걸쳐 1432만원을 빌리고 이자로 166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당시 천안시가 농협과 맺은 금고업무취급약정에 따르면 시에서 기채를 요구할 때 농협은 우선지원하고 금리는 양도서예금증서(CD) 0.1% 또는 최저 금리를 적용하기로 돼있었음에도 2008년은 CD 0.38%, 2009년은 CD 0.9% 등 고금리를 적용해 51억9000만원을 이자로 과다지급했다는 지적이다.


    2009년 문화광장 조성 등 5개 사업을 위해 빌린 200억도 CD 0.9%를 적용해 결과적으로 1억6000만원의 이자를 더 내는 등 총 53억5000만원의 혈세를 낭비한 셈이 됐다.


    충남도는 과다이자분에 대해 전액 회수조치를 추진 문화광장 등 5개 사업에 대한 1억6000만원은 회수했지만 나머지 51억9000만원은 농협에서 법률적으로 반납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천안시도 고문변호사의 법률적 자문 후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재정여건속에서 천안시가 새로운 산업단지를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어지는 산단 조성사업…신규 계획 5개, 2조원 규모


    현재 제5산단 외에도 제3산업단지 확장공사와 풍세산업단지 등 2곳이 공사중이다.


    천안시가 20%, 한미파슨스 15%, 신한은행 15%, 케이유피 50%의 지분으로 특수목적법인 천안제3사이언스컴플렉스㈜을 설립해 추진중인 제3산단 확장사업은 천안시 서북구 성성·백석·차암동 일대에 기존 84만1000㎡ 규모에서 2011년 말까지 4203억원을 투입해 77만9000㎡를 확장, 162만㎡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4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으며 산업용지 8필지 31만7152㎡에 대해 분양을 실시한 결과 현재 5필지 22만9532㎡가 분양, 72.4%가 분양된 상황이다.


    또 지난 2009년부터 동남구 풍세면 보성, 용정리 일원 163만㎡에 3660억원(국비 556억원, 민자 3104억원)을 들여 금속, 전자, 의료·정밀기기, 화학업종 등 100여개 유망기업 유치목표로 추진중인 풍세산업단지는 현재 공정율 34%가 진행된 가운데 분양률 36.3%에 머물고 있으며 청약을 포함할 경우 65.73%가 분양된 상황이다.


    현재 조성중인 산업단지 외에도 천안시는 △북부BIT산업단지 △동부바이오산업단지 △처안인터테크노벨리 △영상문화복합단지 재지정 △입장밸리 등 무려 5개의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갖고 있다.


    북부BIT산업단지는 2014년까지 2580억원을 투입해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일원에 108만1000㎡ 규모를 조성해 생명공학·동물자원·유전자·전자·영상 등 BT(생명공학) 및 IT(정보기술) 계열의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3섹터방식으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부터 2차례 사업자 선정이 유찰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남구 동면 송연리 일원 53만㎡에 727억을 투입, 민간컨소시엄 방식이나 시가 참여하는 제3섹터방식으로 음식료 제조와 화합물 및 화학제품 관련 업종을 유치할 계획인 동부바이오산업단지는 9월26일까지 사업자를 모집한 결과 1개 업체만 신청해 평가위원회를 거쳐 올 연말까지 특수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서북구 직산읍, 성거읍 일원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해 2015년까지 536만3000㎡ 규모로 첨단산업 및 R&D, 주거, 상업, 물류, 교육시설 등을 유치할 계획인 천안인터테크노밸리는 타당성조사를 마치고 도시기본계획에 반영, 내년 상반기 사업자를 공모할 예정이다.


    지난 1999년 충남도에서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표류하고 있던 영상문화복합단지는 지난해 7월20일자로 도에서 사업을 취소하면서 천안시가 1200억원 규모로 화학, 조립금속, 전자, 제조업 등이 들어서는 새로운 산업단지로 재지정하려 하고 있다. 현재 동남구 풍세면 49만4000㎡에 182억을 들여 진입도로와 폐수·용수시설 등 부지조성 공사가 95% 진행된 상황이며 기존 사업의 소송을 마무리 지은 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북구 입장면 일원 74만5000㎡ 규모로 계획중인 입장밸리는 2015년까지 1600억원을 투입해 전자부품, 영상, 음향, 자동차 등 미래성장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며, 현재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도시기본계획에 반영중에 있다.


    이제는 새로운 사업보다 마무리 필요


    이처럼 천안시가 새로 구상하고 있는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예산만 1조9107억원 규모다. 천안시의 건전재정 확보의 필요성이 절실한 지금, 더이상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자제하고 현재 벌려놓은 사업에 대한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천안시의회 김영수 산업건설위원장은 제5산단 분양과 관련해 “미분양으로 인한 채무금과 이자부담은 결국 산단 사업비로 가중돼 천안시의 재정에 압박을 가할 것이다. 5산단 진입로 사업비 257억원도 어떻게 조달할 지 걱정”이라며 “경기가 침체되고 수도권규제가 완화되면서 외부적인 요인으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대답보다는 용도지역 변경, 입지보조금, 인센티브 등 정책적, 제도적으로 특단을 내려야 한다”고 미분양에 대한 대책을 주문했다.


    또 새로 추진되는 산단 계획에 대해서도 “5산단과 풍세산단이 분양률 저조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시 재정여건과 사업 가능성에서 상당히 우려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이 마무리 안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산단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대외적, 지역적 경기전망을 통해 면밀히 계획성을 검토해야 하고, 현 시장의 임기 안에 마무리 할 수 있는 조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현재 5산단의 분양이 다소 저조하지만 10여 개 업체와 협의를 하고 있는 등 연말까지 57%의 분양 실적이 기대된다”며 “신규 산단 조성사업도 민간투자로 이뤄지는 사업이기 때문에 시의 직접적인 재정부담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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