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9 23:44
Today : 2024.05.20 (월)
[천안신문] 2023년을 보내면서 유래없는 폭설이 내려 경복궁이 하얗게 흰옷으로 갈아 입었다.
눈은 목화솜같은 하얀 솜 뭉치를 저 높은 공중에서 삐라를 뿌려대듯 나부끼며 수천 수만의 만다라가 되어 하염없이 흩뿌렸다.
경복궁은 우리 근대사의 산실이며 대한민국 역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경복궁의 중심은 근정전이라 할 수 있으며 근정전은 정전으로 신하들이 임금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거나 국가의식을 거행하고 외국 사신을 맞이하던 곳이다.
경복궁에서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풍경을 촬영하면서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이 문득 떠 올랐다.
"접경의 긴 터널을 빠저 나오자 그 곳은 설국이였다..."이렇게 시작되는 소설..
그리고 또 하나, 백석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