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제어불가’ 박경귀 아산시장, 시민은 괴롭다

기사입력 2023.11.23 07:42 댓글수 0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s url
    거취 아랑곳없이 예산탕진 일관, ‘제2의 박경귀’ 막을 제도 필요하다
    1122_특별기획_02.jpg
    박경귀 아산시장이 10월과 11월 사이 전시성 행사를 잇달아 벌이며 예산을 탕진해 빈축을 사고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천안신문] 아산시정이 실로 걱정스럽다. 현 시점에서 아산시정은 비상상황이다. 이유는 단 한 사람, 바로 박경귀 아산시장이 중심에 있다. 


    먼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렸던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이순신 순국제전'을 살펴보자. 누가 뭐라 해도 아산은 충무공 이순신의 고장이다. 자랑스러운 유산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후손으로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넋을 기리고 그 정신을 후대에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짊어져야 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우국충정을 기려야 한다는 데엔 그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기리되 제대로 기려야 한다는 점이다. 과연 이번 이순신 순국제전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제대로 기렸을까? 수차례 본지가 보도했듯 준비과정에서부터 고증 논란이 불거졌다. 박 시장이나 담당 실과인 문화관광과 측은 <경국대전>까지 언급하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 이순신 장군께서 생을 보냈던 시절의 관습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 당시는 선조 집권기였고, 이 시기 군인(무신)이 조정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낮았다. 그리고 아무리 뛰어난 무공을 세웠다해도 군인의 장례를 왕실에 준하게 하지 않았다. <경국대전> 운운하는 박 시장 주장은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다.

     

    여기에 상여를 짊어지는 '상두꾼'에 여성이 참여한 건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게 성차별적인 주장일까? 조선시대 상례에서 여성의 접근은 사실상 원천봉쇄됐었다. 성차별 논란 이전에 역사적 사실이다. 다만 이 같은 성차별 습속이 오늘에까지 이어진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형평 강조한 박 시장, 시민혈세는 ‘쌈짓돈’ 

     

    1119_발인반차_19.jpg
    박경귀 아산시장이 10월과 11월 사이 전시성 행사를 잇달아 벌이며 예산을 탕진해 빈축을 사고 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문제는 논란이 분분한 행사에 시민혈세를 쏟아 부었다는 점이다. 사실 '이순신 장례행렬'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총 10억 2천 300만원 예산을 들여 시행하기로 한 시책사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이순신 순국제전' 이전까지 집행한 예산은 3천 374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다 총 예산의 70% 규모인 7억 1천 만원을 들여 이번 순국제전을 치렀다. 시민들 사이에 '돈잔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편 종편 방송인 'TV조선' 생활정보 프로그램 '슬기로운 아침'에선 아산시를 소개했다. 그런데 방송 내용 대부분은 '제1호 온천도시 지정'·'제1회 시그니처 한복 패션쇼'·'이순신 순국제전' 등 박 시장이 역점 추진한 사업 일색이었다. 방송 시간은 예고편까지 합해도 20분 남짓. 아산시는 이 방송에 홍보비 4천 만원을 들였다. 

     

    TV조선 측은 방송당일인 21일 기자에게 "해당 프로그램은 외주 제작사가 제작한 것"이라고 알렸다. 원청이 하청업체에게 외주를 줄 때 최소단가를 요구하는 게 '업계' 관행임을 감안해 보면, 아산시는 시민 혈세로 TV조선에게 목돈을 안겨준 셈이다. 

     

    중앙정부든 지자체든 예산은 살뜰하게 써야 한다.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덕목이다. 파급력이 큰 방송에서 아산이 가진 관광자원을 소개했다면, 아산시민으로서 기쁜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시민혈세를 쏟아 부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정히 방송 홍보가 절실했다면 공신력과 인지도 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방송을 택했어야 한다. 그리고 홍보비는 적정 수준에서 집행해야 했다. 

     

    지역언론 인색한 박 시장, ‘중앙' 매체엔 큰 손 노릇 


    1121_한석준.jpg
    아산시가 'TV조선' 생활 정보프로그램 '슬기로운 아침'에 홍보비 4천 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 사진 = TV조선 화면갈무리

     

    'TV조선' 방송사 신뢰도는 늘 하위권에 머물렀다. 영국 옥스포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함께 조사해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불신하는' 언론사 1위가 바로 'TV조선'이었다. 

     

    더구나 아산을 소개한 '슬기로운 아침'은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최근 방송사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손쉽게(?) 없어지는 게 보통이다. 시청률조차 측정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에서 아산을 소개한다고 4천 만원을 지출한 건, 그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공중파 PD 조차 이례적으로 많은 액수라고 전했다) 

     

    TV조선은 그나마 정부여당 지지층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 시장이 'TV조선'에 4천 만원을 쾌척(?)한 이유가 지지층 결집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게다가 'TV조선 홍보비 4천 만원'은 지역언론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다. 단 1회 보도로 4천 만원 홍보비를 받은 지역언론은 어디에도 없다. 박 시장은 취임 초부터 형평을 입버릇처럼 강조했는데, 이런 행태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앞서든 두 사례 말고도 박 시장은 예산을 아무 기준 없이 사용해 자주 논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시 내부에서 누구라도 자신의 시책(?)에 이의를 제기하면 거침없이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 그래서 시민들 사이에선 '박 시장은 인사권으로 공무원 갈라치고, 예산으로 시민들 갈라친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금 박 시장은 대법원 최종선고를 앞둔 처지다. 1·2심에서 잇달아 당선무효형을 훨씬 웃도는 1500만원 벌금형을 받아 시장직 유지가 불투명하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10월 베트남에 이어 독일을 잇달아 다녀오더니 10월말부터 이달 사이 전시성 행사를 잇달아 벌이며 혈세를 흥청망청 탕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불안과 분노를 표시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심지어는 행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이 안되고 있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민원인들의 원성이 높은것도 사실이다. 특히 인허가 문제에 있어서는 사전 박 시장 승인이 있지 않는한 담당 부서에서는 접수조차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제도로 박 시장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게 그저 개탄스럽다. 전에도 적었지만 ‘제2의 박경귀’가 나오지 못하도록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1·2심까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 받은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선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직무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절이다. 생업도 빠듯한 시민이 이젠 멋대로 시장으로 인해 시정 걱정까지 해선 안되지 않은가? 대법원 재판부는 아산시민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속히 민주주의 지키는 결단을 내려 주길 기대해 본다.


    천안신문 후원.png


    동네방네

    오피니언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