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칼럼] 불우 이웃, 도울 대안은 없는가?

기사입력 2023.04.12 16:40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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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윤 논설위원.

    [천안신문] 우리 사회는 건강한가? 아니면 중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여야 정치지도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들은 말로는 하나같이 민생을 말하고 서민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아니 유권자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하지만 민생 현장에서는 그들을 볼 수가 없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혹시 정파의 이익과 자기 보호를 위하여 궤변과 감언이설로 국민을 현혹하는 현장에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3월 27일부터 급한 돈이 필요한 취약 계층에게 50만원에서 최고 100만 원까지 당일 대출해주는 대출이자가 15.4%나 되는 소액 생계비(긴급 생계비) 대출 제도가 시작되었다. 그러자 대출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몰렸다. 이는 당장 100만 원을 구하기 어려운 저소득, 저신용자가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분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도와달라고 국회의원을 찾을 때 그들은 어디서 만날 수 있는가? 국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굳게 약속했는데 그들이 위급할 때 그들 눈앞으로 달려왔는가? 그들의 손이 닿는 곳에 있었는가?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에 있었는가? 하지만 그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선거 때에는 그리도 목청을 높였건만 이분들이 필요로 할 때 이분들이 손에 닿는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취약계층 소액 생계비 대출 “자주 묻는 질문 9가지”라는 유튜브에 올라온 댓글이 이를 방증하고도 남는다. 

     

    이름을 여여라고 밝힌 사람은 “없는 서민들에게 50~100만 원 대출해주면서 이자가 15%라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생각해 주는 척하면서 이자 불리기 밖에 안 되잖아요. 없는 서민들 이자는 받지 말고 차라리 대출 내주서요”라고 적었다.

     

    또 이00 씨는 “백만원 대출에 그렇게 기대하고 가슴 조이는 여러분 마음고생이 얼마나 많습니까? 주가조작 사기 치는 인간들은 그 돈이 아기 과자 값도 안 되는데 참 통탄할 일이다”라고 적었다.

     

    부민이라고 밝힌 사람은 “따복 선생님 안녕하세요? 유익한 정보 잘 듣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여쭤봅니다. 전 생계 의료수급자입니다. 현재 통장에 돈이 얼마까지 있으면 탈락이 되는지요? 엘에이치 APT 임대보증금 준비로 1년짜리 적금 10만 원 들었고 주택청약 적금 2만원 2회 들어가고 있습니다. 수급자자격 탈락이 될까요? 선생님 죄송하지만 답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댕고 맘이라는 사람은 “따복님 궁금한 것이 있어요. 기초생활 수급 의료 수급자인데요. 매년 의료비 쓰고 남는 것 다음 해 이쯤 나왔거든요. 근데 아직 안 나왔네요. 한 푼이 아쉬운 이, 몇 만원도 기다려지네요. 나오는 날짜가 있나요? 아님 제도가 바뀌었나요?” 그리고 희망이라는 사람은 “50만 원 대출받으려고 타지역으로 가야 하는데 하루일도 못하고 왕복 경비도 나가네요. 이게 맞는 건지?”라고 적었다.

     

    이 같은 비극적인 말과는 달리 3월 31일 KBS 뉴스에 의하면 “국회의원 1인당 평균 재산은 25억여 원 정도였고 1년 사이 1억 원 이상 재산이 늘어난 국회의원은 206명이나 됐습니다.”라고 보도가 나왔다.

     

    이 206명이 증가한 재산 1억씩만 그 지역 저소득층 유권자에게 기부한다면 아니 무이자 대출을 하여 준다면 의원 한 사람당 1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206명*100 하면 20,6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의원 299명 전원이 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특히 의원들이 앞장서면 돈 있는 사람이나 기업이 그냥 있겠는가? 시의원 도의원은 또 어떤 행동을 취할까? 아마 어려운 사람을 돕자는 운동이 불같이 일어날 것이다.

     

    마이클 J 샌델이 말하는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길도 될 것이다. 샌델은 자유주의가 공동의 선 또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도덕적, 윤리적 가치에 대한 일관성 있는 설명을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관점에서 자유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에 너무 집중되어 있고, 공동체와 사회적 연대의 중요성을 무시하여 왔다고 했다. 다 맞는 말은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요,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

     

    국정운영의 본질은 알고 보면 간단명료하다. 국정운영은 미묘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국정운영은 국민의 삶을 풍족하게 해주는 데 맞추면 된다. 삶이 풍족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눈은 아름다움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요, 귀는 좋은 소리를 들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입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기 때문이요, 몸은 편한 것을 좋아하고 마음은 즐거운 곳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이를 거슬리는 그 어떤 묘한 이론이나 요설을 가지고 국민을 교화시키려고 시도해도 통하지 않는다. 국정운영의 본질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과 밀착되어 있다. 

     

    국민들이 자기 일에 즐겁게 종사하면서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르게 잡아 주면 되고. 불공정한 것이 있다면 공정하게 시정하면 된다. 그것이 심부름꾼의 역할이요, 국민과의 약속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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