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광장] 주민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자치단체장을 원한다

기사입력 2022.11.14 08:29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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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홍순 논설위원.

     

     

    [천안신문] 자치단체장이 출마할 때 공약을 발표한다. 총 수십조가 들어가는 큰 사업들이다. 당선되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사업들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공약사업들에 가려 주민들과 밀접한 정작 중요한 생활민원사업들이 방치되고 뒷순위로 밀린다.

     

    이러한 주민생활민원 사업들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과거에는 읍면동 자체예산외 읍면동을 총괄하는 부서에 별도로 생활민원사업 풀예산을 편성한 후 발생 시마다 신속하게 지원하기도 했다.

     

    요즈음은 각 부서별로 예산편성을 하므로 갑자기 발생하는 생활민원사업을 예측할 수 없기에 예산 미편성으로 신속 대처를 못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일례로 수년전 저수지 낭떠러지 난간에 가로등을 설치하여 밤에 위험을 예방하여 왔으나 목재난간 파손으로 가로등이 부러지고 전선노출로 감전 등 위험 상황이 초래되어 이장이나 등산객, 산책하는 이들이 시청 해당 부서와 읍주민센터에 수차 건의를 했어도 서로 떼밀고 미루다가 겨우 오륙 개월 만에 보수를 완료하였다.

     

    산책 데크 한가운데 전봇대를 3개나 그대로 두고 설치하여 유모차가 지나가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으며 도로가 깨져 자전거 타고 가다 바퀴가 빠져 넘어져 다친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교각 인도 데크가 썩어 여러군데 구멍이 뚫려 보행인 발이 빠질 위험이 있다고 알렸는데도 일 년이 지나도록 방치하여 부득불 감사관에게 부탁하여 겨우 보수를 완료했다.

     

    마찬가지로 유개시내버스 승강장 또한 인도를 가로막고 설치되어 불편하다 했지만 이것도 일 년 만에 겨우 이전조치를 해주었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라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작은 사업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처리는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나무의자, 평행봉, 정자, 안내판 등 시설설치를 한 후 오일스텐이나 페인트칠 등 사후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 시설이 썩고 녹슬어 보수해달라고 하면 고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되어 아예 부숴버리고 만다.

     

    천안천 산책로에 의자가 없어 나이 드신 분들이 걷다가 다리가 아파 현직 시장과 시의원, 동장에게 여러 번 건의했음에도 우이독경 묵묵부답이라며 매우 서운타 한다. 이제는 포기하고 차가운 돌멩이에 앉아 쉬면서 공무원을 욕한다.

     

    이는 자치단체장의 의지와도 직결된다. 자치단체장이 관심을 가지고 주민 불편사항에 대해 강력한 신상필벌 의지로 직원들을 독려하면 충분히 가능함에도 신경을 쓰지 않기에 방치가 되어 그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물론 시장이 소소한 모든 일을 다 신경 쓸 수는 없다. 그래서 시장을 보조하는 간부들이 있는 것이다. 시장은 간부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간부는 소속 직원들을 통솔하는 것이다.

     

    중국 한고조 유방과 한신의 고사에서 보듯 군주의 일과 장수의 일, 병졸의 일이 따로 있는 것처럼 시장은 간부를 잘 통솔하고 간부는 직원들을 잘 통솔할 때 일사불란하게 조직이 움직이게 된다.

     

    또한, 공직자의 태만으로 인한 시설 부실관리로 주민상해와 불편이 발생한 경우 공직자들의 진심어린 사과도 뒤따라야 한다. 지자체 시설로 인한 부상과 불편한 일이 발생하면 우선 간부급이 죄송하다는 전화부터 하는게 우선인데도 조치 완료시까지 가만이 있다가 단지 글자 몇 자 답변란에 올리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요즘 회자되는 이야기로 시장이 직원 채근을 안 해서 간부나 읍면동장이 직원들에게 일을 시켜도 지시를 잘 안 따르기에 많이 힘들다는 푸념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게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시장이 할 일은 큰일만이 아니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작은 일도 중요하다. 모쪼록 주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 자치단체장이 되어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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