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누워 침뱉기식 대정부 비판

기사입력 2022.09.22 13:31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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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선 / 세한대학교 특임 부총장.

    [천안신문] 현직 경찰공무원이던 경정과 총경 시절에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대통령께서 참석하시는 행사를 준비할 때마다 가장 골치 아픈 일이 좌석 배치다.
     
    참석자 소속 기관의 의전책임자들은 저마다 자기 기관장이 전·현직 부총리나 장관급임을 내세우며 단상, 그것도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앉아야만 한다고 우겨댄다.
     
    이리저리 ‘압력’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극성스런 부처는 청와대까지 직접 찾아오기도 한다.
     
    의전비서실에서 마련한 정부 의전서열에 따라 정리를 하는 데도 말이다.
     
    그럴듯한 이유나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할 경우, 의전비서실에 조정 의견을 전달하면 마지못해 반영해 주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거부당하기 일쑤다.
     
    그 때마다 의전비서실 행정관들에게 듣는 말이 있다.
     
    “외국에서는 행사 주최측에서 순서나 좌석배치를 정하면 아무 말 없이 따르는 것이 관행을 넘어 주최측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유독 이렇게 좌석배치나 순서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거나 감놔라 배놔라 참견한다”는 푸념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왕 조문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윤 대통령이나 우리 정부의 준비 부족이라고 지적하거나 마치 일부러 수모를 자처한 것처럼 비난해댄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일부 언론의 팩트 체크를 통해 확인해보면, 그 사람들의 주장은 모두가 허위 사실이거나 그릇된 추측에 근거한 것들 뿐이다.
     
    수 십 차례의 대통령 참석 행사와 경호경비를 담당했던 나의 경험에 의하면, 지극히 당연한 일들을 억지 시비거리로 삼고 있어 매우 안타깝고 속상하다.
     
    100보, 1000보를 양보하여 설사 우리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서 무시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국가의 의전홀대를 비난하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국력이 약함을 안타까워하며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정상적인 국가가 아닐까?
     
    개인의 일로 축소해보자. 자신의 부모님이 옆집 상가에 조문을 가서 무시를 당했는데, 부모님만 비난한다면?(이 비유를 두고 대통령이 아버지와 같냐? 지금이 조선시대냐?고 시비거는 사람이 있다면,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시 우리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에 폭행 당하고, 대통령이 서너 끼의 식사를 혼밥해야만 했던 서글픈 일들도 문 대통령과 당시 정부만 비난할 일이었는가?
     
    우리의 국력이 약함을 탓하고 이를 악물고 중국을 이겨야만 하겠다는 굳은 결심부터 하는 게 국민의 도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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