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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토영의 공감톡톡-⑬] 납안리 벽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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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토영의 공감톡톡-⑬] 납안리 벽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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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신문] 우공(愚公)이 산을 옮기다. 어떠한 어려움도 굳센 의지로 밀고 나가면 극복할 수 있으며, 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으면 못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천안 북면 납안리, 지금은 폐교되어 청소년 수련장으로 활용되지만 예전에는 큰 학교였다.

1993년 3월 위례초등학교에서 6학년 담임으로 근무가 시작되었다. 양대초등학교에서 3년 만에 위례로 발령이 난 배경은 위례가 경합 지역이라 서로 눈치를 보다가 기피하여 점수도 없는 내가 갈 수 있었다.

모두가 대선배님들 이었고 어떻게 올 수 있었는지 의아해 하셨다. 물론 천안 관내 교사들 사이에서도 관운이 좋은 사람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북면에서부터는 비포장 자갈길이고 버스는 오전과 오후, 하루에 2번 통행했다.

청정지역으로 운동장 돌담 틈에서 뱀이나오고 작은 수로에서는 물고기와 자라가 많이 서식하기도 했다.

6학년 10명 모두 순박해서 선생님 말을 잘 듣는 학생들, 학부모님들도 선생님과 학교를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했다.

교육청 장학계장님께서 학교를 방문하셨다. 방문 목적은 역시 학력경시 지도와 격려였다. 그 당시 5만원을 격려금으로 놓고가셨다.

교감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알아서 하라고 하셨다. 경시대회 관련 책 두 권을 사서 2명에게 나눠 주고 지도를 했다. 양대초등학교 학생들처럼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열심히 따라와줬다.

2학기에 학력경시를 준비하던 남학생이 천안 모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학부모님도 사전에 연락도 없이 전학을 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학교로 찾아왔다.

손에는 토종꿀 1병과 계란 한 꾸러미를 들고 찾아왔다. 갈 때는 말 없이 가서 조금은 서운 했는데 온 이유는 전학간 모 초등학교에서 수학경시대회 시험을 치렀는데 아들이 50문제에서 한 문제만 틀려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러 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서운함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보람이 있었다.

학교 옆에 작은 계곡물이 흐르는데 청정지역이라서 물고기가 많았다. 토요일은 아침 일찍 출근해 어항을 2개 설치하면 버들치와 피라미 등 많은 물고기가 들어왔다.

학생들 하교 후에 교감선생님과 선배님들, 조무원님 등과 매운탕과 어죽으로 파티를 하면서 일주일 피로를 날리고 다음주 업무 협의를 하곤 했다.

여름 방학 피서지가 학교 옆 냇가였다. 냇가에 발 담그고 학생들과 방학중 특별 캥프를 운영했다. 학습지도와 특기신장 과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더우면 수영도 했다.

겨울 방학은 학부모회에서 선생님들 근무에 대한 동정을 알고 식당이 없기 때문에 산토끼, 꿩, 토종닭 등으로 매운탕을 갖고 오셨다.

다음 해 학생수가 줄면서 1학년과 3학년 복식이 생겼는데 할 수 없이 결국은 내가 맡았다. 2학기에 경리보시던 선배님이 아산으로 발령나서 가시자 불똥이 나에게 떨어졌다.

복식에 경리까지 학력경시는 포기하고 퇴근 후 집이 천안인 관계로 시장까지 보게 됐다.

선배님들 중 인자하시고 정이 많은 선배님이 계셨다. 선배님댁이 교보빌딩 뒤에 있었는데 사모님도 교직에 계셨고 남매가 있었다.

딸은 중학생, 아들은 고등학생으로 아들은 시내에서 조금 먼 곳의 학교에 재학하고 있었다. 12월 초 모두 출근 했는데 선배님만 출근하지 않았고 연락도 없었다.

교무실에 있는데 교감 선생님께서 전화를 받고 나서 얼굴 빛이 하얗게 변하셨다. 큰일 났다고 하시면서 교장실로 들어가셨다.

아들이 자전거로 통학했는데 그날은 바람과 눈이 동반하여 자동차로 등교 시키려고 교보 사거리로 나오는 중 버스 기사와 선배님이 서로 보지 못해서 충돌로 선배님은 현장에서 사망하시고 아들은 큰 부상은 없다고 했다.

나와는 12년 선배님이셨고 막걸리를 좋아하시어 퇴근 후 남산시장 포장마차에서 자주 지도를 받곤 했다. 충남교육의 별이 유성처럼 사라 졌다. 늦게 충대대학원과 벽지에 오셔서 고생하셨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생각에 가슴이 메인다.

그렇게 3년을 근무하고 천안 근무 만기가 조금 남았지만 다음 근무지를 결정해야 했다.

아산, 보령, 태안을 고민 하던 중 보령은 근무 했던 곳이고 아산은 벽지가 부족하고 태안은 바닷가라서 제가 좋아하는 낚시를 할 수 있고 또 벽지가 많았다. 태안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성남 4년, 양대 3년, 위례 3년을 근무하면서 제자들이 지금 30~40세가 넘어서 천안에서가정을 꾸리고 살고있다. 의사, 교사, 박물관, 골프장, 경찰, 사업 등 많은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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