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양치질을 해야 한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은 한결같다. 이때 '알겠습니다(I'm going to know)'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틀렸다. '알았습니다(I'm understand)' 라고 해야 맞는 대답이 된다.
‘알았습니다’ 와 ‘알겠습니다’ 란 말이 일상에서 구분없이 혼용되고 있으나 문법적으로 이 말의 쓰임은 다르다.
‘알았습니다’ 는 윗사람의 지시나 물음을 이해하고 그대로 따르겠다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알겠습니다’ 는 추측을 나타내는 ‘겠(will)’ 이 붙어 ‘알 것 같습니다’ 라는 뜻으로 쓰인다. 즉,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다는 의미의 말인 것이다.
'이 사람을 알겠습니까? '. '어머니가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알겠습니까?'. '그게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겠니?' 처럼 묻는 경우에는 추측의 뜻을 지닌 '알겠습니다' 로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긍정의 대답을 할 때는 '알았습니다' 라고 말해야 한다.
'박대리, 휴가 전까지는 기획안을 완성해 결재를 올리도록 하세요', '애비야, 고향 가는 열차가 오후 7시에 출발한다니까 늦어도 6시 50분까지는 역에 와야 한다' 와 같은 말엔 '알겠습니다'가 아닌, 단정적인 표현인 '알았습니다' 로 대답해야 한다. 높임의 상대에 따라 '알았어요'. '알았네'. '알았소' 처럼 다양하게 대답할 수 있다.
'오랫만에 이렇게 산에 올라와 보니 좋구나'. 주말에 아버지와 아들이 산에 올라 아버지가 아들에게 한 말이다. 이에 아들은 '예, 좋은거 같아요' 라고 대답했다. 보고 느낀대로 대답하면 되는데, 아들은 좋은건지 나쁜건지 불분명한 대답을 했다. 이는 자신의 느낌을 표현한 대답이 아니다. 이때에는 '예, 좋습니다' 라고 대답을 하던지, 아니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라고 자신의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요즘 한국인들은, 말하는 본인은 간 데 없고, 마치 제3자의 느낌을 대변(代辨)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맛있는거 같아요'. '차가운거 같아요'. '나쁜거 같아요' 등 처럼 말이다. 마치 박쥐가 '새' 인척 하다가도 불리(不利)하면 '쥐' 로 변장(變裝)하는 식이다.
같은 사안(事案)에 대하여도 '이렇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 는 식(式)의 양(兩)다리 걸치기식의 무책임한 말투와 자신없는 말투 그리고 소신(所信)없는 말투가 넘실대고 있다. 마치 대천(大川) 해수욕장의 푸른 파도가 넘실대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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