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윤 박사 / (사)충남포럼 이사장.
[천안신문] 맹자(孟子)의 공손추(公孫丑) 하편에는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말을 현대적인 의미로 옮겨보면 '하늘이 주는 때는 지리적인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적인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는 뜻이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인화단결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전쟁 때에만 해당되는 진리가 아니다. 모든 일에 해당되는 진리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인화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왜냐하면 인화는 전쟁의 승부를 좌우하고, 협동조합의 생(生)과멸(滅)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좋은 협동조합의 첫째 조건은 인화다. 그렇다면 어떤 협동조합이 좋은 조직인가? 반면에 나쁜 협동조합은 왜 나쁜 조합이란 말인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좋은 협동조합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adaptation)을 잘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나 생태학적 측면에서 보아도 환경에 잘 적응하는 나라나 단체는 살아남았다.
생물역시 환경에 적응을 잘하면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하면 자연도태 되었다. 협동조합도 환경에 잘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생사의 운명이 갈라지게 된다. 따라서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협동조합은 좋은 조합이다.
그 다음이 목표 달성(goal achievment)여부이다. 협동조합에게 부여된 목표를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달성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양호한 조합여부를 가릴 수 있다. 조합의 조직 목표를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달성하지 못한 조합은 뒤떨어진 조합이요, 양호하지 못한 조합이다.
셋째는 참여(partipation)다. 조합 구성원들이 스스로 조합 활동에 참여를 잘 하는가 여부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조합 활동에 참여하면 참여할수록 양호한 조합이다. 이는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욕구 충족이 잘되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합은 조합원의 참여도가 높기 때문에 우량한 조합이다.
끝으로 인화다. 조합원들이 서로 협동하고 단결을 잘하는 조합은 좋은 조합이요, 양호한 조합이다. 그런 조합은 팀워크가 잘되고 사기가 높다. 따라서 인화는 좋은 조합이 되기 위한 열쇄요, 생명이며 근간이다.
인화가 잘되고 있는 조합일수록 조합원의 사기 또한 높다. 사기는 일하고 싶은 의욕이요, 열에 대한 열성이다. 사기충천한 조합이 좋은 조합이요, 바람직한 조합이다. 우리는 흔히 조합은 사람이다, 라는 말을 자주한다. 왜냐하면 조합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조합원에 의해서 자우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조합의 주체요, 근간이며 중추이기 때문이다.
조합은 세 개의 M 또는 네 개 혹은 다섯 개의 M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 첫째가 money(머니) 즉 돈이요, 둘째가 material(마테리얼) 즉 자원이요, 셋째가 man(맨) 즉 사람이다. 돈과 자원과 사람이 조합의 3대 요소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그 이유는 돈과 자원을 어떻게 이용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는 결국 사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능한 조합장 일수록 돈과 자원을 최대한도로 잘 활용하여 조합발전에 기여 한다 이 밖에도 methods(메써드) 즉 방법 또는 기술을 들고 management(매니지멘트) 경영을 들기도 하고 marketing(마케팅) 활동을 들기도 한다.
조합의 구성요소를 무엇으로 보건 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사람이 그 밖의 모든 것을 관리하고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상을 요약해 보면 사람이 협동조합의 주체요, 근간이며, 주인이다.
따라서 사람끼리 단결하고 협동하며 팀워크를 이루어야 협동조합이 발전할 수 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사람을 다루는 일이다. 인간은 물건이 아니고 생명이요, 복잡한 욕망과 감정을 가진 존재다. 감정은 좋은 감정도 있고 나쁜 감정도 있다.
존경, 감사, 희생정신, 희망, 기쁨 등등은 좋은 감정으로 나와 남을 행복하게 해준다. 반면에 시기 분노, 질투, 이기심, 복수심, 불안, 공포 등은 나쁜 감정이다. 이런 감정들은 수시로 변하고 자신은 물론 이고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처럼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을 가진 사람이 뒤섞여있는 협동조합의 구성원인 조합원과 직원 그리고 고객을 화목하게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인간은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원칙과 정의나 진리에 따라 행동한다면 인간을 다루기가 보다 쉬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많은 사람들은 이기심과 자기 욕심에 따라 행동한다. 그래서 다루기가 어렵고 힘들다는 것이다.
또 있다. 사람은 하나같이 각기 다른 개성이 있다.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다 하나같이 개성이 다르다. 이런 사람을 다루는 법칙이나 공식은 없다. 이래서 인화단결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중요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조합 일수록 조합원과 직원 그리고 임원에 대한 서로서로간의 믿음과 이해가 중요 하다는 것이고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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