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났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6․25전쟁 유엔군 참전용사의 딸 으나누 아마르 아야노씨는 미국 참전용사 피터 차초씨가 보관하고 있던 전쟁터에서의 사진 속에서 아버지를 만난 것이다.
사진은 총을 갖고 서서쏴 사격 자세를 취하는 차초씨를 바라보고 있는 아야노씨의 아버지. 누렇게 빛바랜 사진 속의 아버지를 보면서 살아 생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설레서 눈물을 흘린 아야노씨는 미국 참전용사가 전쟁터에서 찍힌 사진 속의 아버지를 보여 줬을 때 진짜 놀랐다고 말한다.
차초씨는 1952년도부터 1953년도까지 6․25전쟁에 참전했다.
차초씨는 입국하면서 보았던 인천공항 기반시설이 참 놀라웠고 많이 발전한 대한민국의 도시와 활기찬 사람들, 높은 빌딩, 도시뷰에 놀랐다면서 한국사람들에게 열심히 일하고 이룩한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본인이 6․25전쟁에 참전해서 싸웠던 모든 순간이 보람이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의 긴밀한 관계가 지속되길 바라며, 1950년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잊지말고 자유는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7월 27일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보답하는 의미로 초청한 재방한행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유엔 참전국 22개 나라 가운데 7월 23일 입국한 17개 나라의 참전용사와 가족까지 120명의 방문단은 전쟁이 남긴 남북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 국립서울현충원과 전쟁기념관 등을 찾아 6․25전쟁 당시 평화를 지키다 앞서간 유엔군들의 명복을 빌면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보고, 한복입기 등 한국전통문화체험을 하고 인사동에 들러 한국전통 공예 기념품 등을 살펴보고 시내를 둘러본 참전용사들은 전쟁 폐허 속에서 몰라보게 발전한 모습에 놀라워했다.
프랑스 콜론 가르시아씨는 서울이 완전히 붕괴됐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많이 변화됐고 유럽 못지않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서 이 나라를 알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일행은 7월 27일에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환영 만찬장에서 국가보훈처 장관이 수여하는 평화사도의 메달을 받았다.
유엔군 재방한 행사는 1975년 민간단체 주관으로 시작되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훈에 보답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여드림으로써 참전에 보람을 느끼게 하는데 있다.
작년까지 3만2천여 명의 유엔참전용사와 가족이 대한민국을 찾아 6․25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대한민국의 따뜻한 보훈을 경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부름에 응했던 유엔 참전용사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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