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문화㉔ - 말레이시아 ‘스와나 렉샴’

기사입력 2018.07.09 12:42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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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와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실수로부터 배웠고 더 잘하는 내가 되었다는 것"
    [천안신문] 천안신문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서의 유학 생활 중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원장 하채수)의 협조를 얻어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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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스와나 렉샴’이라고 한다. 약 1년 전 이맘때쯤 나는 고향에서 다음 날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외국에서 공부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않아서 해외 유학은 단지 꿈꾸는 것에 그쳤을 뿐이다.

    처음에 나는 해외에서 공부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왜냐하면 가족과 멀리 떨어져 본 적이 없었을 뿐 아니라 한국에는 아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몰라서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가족들과 많이 이야기한 결과 한국정부 장학생으로 한국에 가야겠다고 결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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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한국에 온지 1년 4월밖에 안 됐다. 지금 나는 아산에 살고 있고 천안에 있는 선문대 한국어교육원에 다니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행복했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를 모르고 한국 문화도 배우지 않은 바람에 한국 생활이 완전 어려웠다. 그때는 나는 겨우 18살이었고 모든 것이 새롭고 무서웠다.

    예를 들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 ‘감사합니다’라는 단어와 ‘죄송합니다’라는 단어를 항상 혼동했다. 어느 날 장보기 할 때, 내가 서두르는 바람에 어떤 아저씨와 부딪쳤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버렸다.

    그 아저씨는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걸어가 버렸다. 실수한 게 너무 부끄러웠다. 그때부터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이제는 나의 한국어 실력이 엄청 향상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생활에도 익숙해졌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달리, 문화가 다르고 너무나 신기하다. 가장 신기한 것은 식당과 커피숍에서 사람들이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탁자 위에 놓아두고 주문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신기하게 보이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하면 소지품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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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는 너무 더운 나라여서 한국에 오기 전에 내 인생에서 한 번도 눈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눈을 처음 본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순간 나는 한국에 온 결정을 후회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눈 속에서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았다.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한 가족이 되었다.

    또 다른 재미있는 기억은 부산 여행이었다. 작년 4월 생일에 외국인 친구들이랑 부산 여행을 갔다. 거기서 우리는 관광과 쇼핑으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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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좋아했던 활동은 바다에 가는 것이었다. 그때는 이른 봄이라서 날씨가 참 추웠다. 그래서 우리는 수영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해변에서 쉬면서 때로는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렸다. 늦은 밤까지 바다에 머물면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말레이시아에 있었을 때 바다에 많이 가 본 적이 있지만, 밤에 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것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 여행을 통해서 나는 더 독립적이고 용감한 사람이 되었다.

    친구들과의 여행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주최하는 여러 행사에도 참여했다. 충남 예산에 있는 수덕사에 가서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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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처음으로 그런 곳을 가서, 모든 것이 나를 놀라게 했다. 그 광경은 정말 놀라웠다. 산들은 아름다웠고 공기는 매우 신선해서 거기서 평화를 느꼈다.

    그 뿐만 아니라 선문대 어학원에서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쳐 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동안, 나는 한국 음식을 요리하는 법을 배웠고, 한복을 입고 윷놀이 하는 방법도 배웠다. 게다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축하 행사를 보기 위해 서울에 있는 KBS아레나홀에도 갔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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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에 한 번밖에 없는 경험을 해서 커다란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은 인생에서 얻은 것과 성취한 것에 만족하십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 질문에 멈칫하거나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슬픈 기억도 있었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좋은 기억도 있었다.

    한국에 와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실수로부터 배웠고 더 잘하는 내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덕분에 이 꿈이 현실이 되었다.

    한국에서 앞으로 4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인생을 바꿀 기회를 준 한국 정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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