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천안시, 이제 중산층이 나서자

기사입력 2017.07.03 10:36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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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윤 교수.png▲ 김성윤 / 단국대 교수, 정치학박사
    [천안신문] 사전적 의미의 중산층이란 중간 정도의 재산을 갖고 있는 계층이다.

    우리나라의 전체인구를 소득 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이 되는 계층의 소득은 4인 가구 기준 월  188만원이다. 그런데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015년 12월 조사한 중산층의 월 평균 소득은 374만원이었다.

    이 때문인지 우리나라의 중산층 10명중 8명은 자신을 빈곤층이라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그 이유는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과 자신들의 현실과의 괴리 때문 일 것이다.

    우리국민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월 소득은 515만원은 되어야 하고 집을 포함한 6억6천만원 정도의 순자산을 보유해야 하는 것으로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생각과 현실이 다르다보니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미선진국에서의 중산층은 재산이나 소득뿐만 아니라 특유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회윤리의식에 높은 책임감을 들 수 있다. 법을 제정하는 권력기관인 의회에 직접적인 영향력 끼치기를 좋아하는 상류층과는 달리 시민사회를 구축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중산층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말이나 지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맑은 시선과 조용한 미소 그리고 따뜻한 손길에 있다. 이는 중산층은 여유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타인에게 모범이 되는 것도 함께 생각하는 계층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자기가 사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다. 이런 계층이 주류를 이루고 사는 지역, 다시 말해 천안의 중산층이 거주하는 대표적인 지역이 불당동을 비롯한 신 불당 지역이라고 평소 필자는 느껴왔다.

    주거 역시 도시형 아파트나 원롬 보다는 34평 이상의 중대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집값도 3억 원이 넘는다. 낮에 카페에 가 보아도 한가롭게 커피나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을 다른 지역에서 보다 많이 볼 수 있다.

    이 같은 여유와 소득 수준으로만 본다면 틀림없는 중산층 거주 지역이다. 그런데 잘 정리된 도로나 하천 심지어 학교 주변엔 생각처럼 깨끗하지가 않다.

    대표적으로 천안 00초등학교 주변엔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온갖 쓰레기가 학교 주변에 널려있다. 보다 못한 필자는 천안농협 윤노순 조합장에게 말하여 불당농협지점 주변을 사회봉사 차원에서 농협직원들이 정리 한 바도 있다.

    문제는 청소 후 며칠만 지나도 다시 예전처럼 지저분해진다. 이럴 때 마다 프랑스의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의 중산층 논을 떠 올리곤 한다.

    그가 1969년 선거를 위해 공약집에 담았던 중산층은 ‘삶의 질’에서 하나 이상의 외국어를 할 줄 알아야하며 남과 협력 할 수 있도록 하나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며 정서적 안정을 위하여 하나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고 남들과 다른 맛의 요리를 할 수 있어서 주말이면 다른 사람을 초대하여 대접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공분’에 의연히 동참할 줄 알고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중산층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불당동 과 신불당 주변을 비롯한 천안시 일부 사례에서 보았듯이 중산층에 대한 프랑스와 우리의 기준은 너무도 큰 격차를 느낀다. 무엇보다도 하천도로 산책길 등 공유 재산을 아끼고 내 재산처럼 보호 하겠다는 시민정신이 부족하다.

    이 점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세심한 교육이 가정과 학교 등에서 일상화 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지나칠 정도로 개인주의적이며 물질적인 면에 치우친 교육만 하는 것 같다. 물론 우리 사회 주변을 돌아보면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도움을 주는 사람도 많다.

    중산층의 대표적 정신인 사회적 공분 표출도 눈에 띄게 증가 하고 있다. 이웃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천안이란 말 그 대로 하늘아래 가장 살기 편안한 곳이라고 말하기엔 뭔가 아쉬움이 있다.

    이 아쉬움을 없애는데 중산층이 앞장서서 한 알의 밀알이 된다면 우리 천안시는  지금의 차원과 격이 다른 더욱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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