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주차장에 쌓인 쌀의 눈물

기사입력 2016.11.21 11:31 댓글수 0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s url
    김성윤 교수.jpg▲ 천안농협 사외이사/김성윤
    [천안신문]지금부터 142년 전에 스코틀랜드의 애버딘(Aberdeen)에서 태어난 오스왈드 챔버스(Oswald Chambers)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은 연설을 길게 늘어놓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하늘의 별처럼, 들에 핀 백합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라고 말한바 있다.

    천안 시청 전면 주차장에는 올해 수확한 수백가마니 벼가 정미도 못하고 비닐에 덮인 채 쌓여 있다. 이 단순하고 진실한 모습은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일까?

    그것은 농촌이 어렵고 농사를 지어야 겨우 연명 수준에 있으므로 획기적으로 이런 상황을 개선해 달라는 외침이요, 시위이다. 벼 위의 빨간 글씨는 “FTA 농어촌 상생 협력 기금 법을 조속히 개정하고 시행하라, 내년도 쌀 생산 조정제도 도입을 위한 예산을 수립하라”고 적혀 있다.

    농민의 살과 피 같은 벼의 눈물이 외치고 절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기본적인 제도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농민의 요구를 미루어서도 묵살해서도 안 되겠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 이후 선진국으로 대표되는 유럽연합(EU)은 실업률이 줄어드는 등 경제가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워킹푸어'는 오히려 늘었고, 청년실업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에있다.

    유럽싱크탱크인 베텔스만 스티프퉁(Bertelsmann Stiftung)은 매년 빈곤, 교육, 노동시장, 보건등 6개 기준을 토대로 사회 정의 지수(Social Justice Index)'를 발표하여 왔다.

    베텔스만 스티프퉁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15년 유럽의 실업률은 9.6%로 2014년10.4%에 비해 0.8% 개선되었다. 빈곤위기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비율도 같은 기간에 24.4%에서 23.7%로 0.7%감소했다. 그런데도 다섯 명중 한명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워킹푸어'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 일자리를 가진 사람 중 7.8%는 그들의 수입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지난 2013년 경제위기가 한창일 때7.2%보다도 오히려0.6% 포인트나 증가하였다. 이 같은 수치는 한국이라고 다를 바 없다.

    특히 청년과 농촌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3월 기준, 청년실업률이 12.5%로 사상최악을 기록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도 남는다. 아마 실제 체감 율은 30%도 넘을 것이다. 청년(15∼29세) 실질 실업자 100만명 시대라고 한다. 이는 청년 5명 중 1명이 실업자란 뜻이다.

    자아실현의 꿈이 꺾인 청년 세대들은 지옥 같은 한국이란 의미로 헬(hell)조선이란 자조적인 말로 욕구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농촌은 농촌대로 워킹푸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광화문에서의 100만 시위대의 선봉에 상여를 멘 농민단체의 절규가 농촌의 현실이요, 고통소리이다.

    농업은 우리에게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자양분을 제공해 주는 생명줄이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농업 경쟁력은 2009년 세계 17위에서 2010년 18위, 2011년 26위로 해를 거듭 할수록 약화되고 있다.

    지구의 인구는 2050년이 되면 90억으로 늘어나리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극심한 식량부족이 올 것이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사료 제외)은 2012년의 경우 23.6%밖에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수치는 일본의 30.7%보다 낮으며, 미국129.4%, 스위스 205.6%로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더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안전한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능력 또한 떨어지고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그런데도 정책 당국은 물론 국민들도 그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농업의 생산력과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국가의 기초 체력이 강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하여야 쇠귀에 경 읽기다.

    오죽하면 참다못한 농민들이 햇벼를 들고 천안 시청의 주차장을 장악했는가 하면 정부가 죽었다고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상여를 메겠는가? 이보다 더 농민의 어려움을 대변하는 단순하고 진실한 말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 부터라도 원점에서 미곡 정책을 다시 검토하여 해마다 되풀이 되는 쌀값과의 실랑이에 종지부를 찍어야 되겠다.


    천안신문 후원.png


    뉴스

    동네방네

    People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