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천안지역의 설화를 찾아 ③ - 성정동

기사입력 2016.05.30 09:55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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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신문] 천안신문은 오랜세월 천안지역에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설화와 전설, 문화재, 인물, 민속과 민담, 마을유래 등 옛 조상들의 생활상이 녹아있는 각 지역별 고담을 연재해 선조들의 일상적인 문화와 삶을 엿볼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됐다.

    이번 연재는 천안시 서북구문화원에서 장기간 인력을 투입해 각 마을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상세한 조사를 통해 발간한 ‘천안의 구비설화’의 저자 최상은, 김현주의 협조를 얻어 지역의 설화를 연재하게 됐다. <편집자주>  
     
    성정동
    성정동은 서북구이지만 천안 시가지 중심으로 볼 때는 천안의 거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경부선 철도에 연해 있고 서부역이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교통요지로 부상하고 있다. 성정동은 두 개의 행정동, 세 개의 법정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인구는 45,000여 명에 달한다. 다른 마을에 비하면 아파트가 적고 기존 단독주택이 많다.

    성정1동에는 성정동과 와촌동 등 두 개의 법정동이 있다. 성정1동은 하릿벌을 중심으로 발달해 온 지역이다. 예전에는 천안을 상리, 중리, 하리로 나누었는데 하릿벌은 하리에 있는 벌판이라는 뜻이다. 성정1동은 봉정로를 중심으로 동쪽은 구 도심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느낌을 주지만 서부역이 생기면서 활력을 찾고 있다. 서쪽은 30여 년 전부터 개발을 시작, 음식점과 상가가 발달되어 있다.

    성정2동은 옛날에는 구상골, 양지마을, 지정리로 불렸다. 천안시의 서북 지역 구획정리사업으로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성정2동에는 천안세관, KT&G 인쇄창, 천안축구센터, 천안시 시민여성문화회관 등이 위치해 있다. 
     
    성정동 설화 ①
    6·25전쟁과 피난 생활
    선영마을 경로당, 2015. 8. 13 / 장옥자(여,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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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강점기, 6·25전쟁 때의 어렵고 무서웠던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다른 쪽에서 얘기하고 있던 할머니들에게도 이야기를 부탁하자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기, 저기 나 제천서 지게 타고 피난 왔는데 몇 살인지 몰러. 우리 아버지 저 바지저고리, 솜바지 저고리를 (청중: 아유, 가까이서 들어야지.) (조사자: 네.) (웃음) 바지저고리를 기워서 저고리 여기 소매 쪄매고 여기 쪄매고 바지 여기 쪄매고 지게 타고 우리 사촌오빠 이불 짐에, 우리 아버지가 이전에 면 서기고 그랬어. (조사자: 오~.) 그것 때문에 그 때 공무원들 죽이고 그랬잖아. (조사자: 그렇죠.) (조사자2: 네.) 이렇게 제천 살다 피난 가는디 (청중: 발음 불명) 피난 나오는디 그렇게 지게 타고 피난 나왔어, 나, 우리 아버지가. (조사자: 네.) 죽일까 봐. (청중: 어려서는 다 지게타고~.) 이. (청중: 우리도 피난 나올 적에 우리 남동생 지게 위에다 올렸어.) 이.
     
    (조사자: 아~.) 사촌오빠 짐에, 이불 짐에 위에 타고 올라가서, 이거 생각이 나. 몇 살인지를 몰라. (조사자: 아~.) 그래가지고 공주로 이사와 가지고 시, 또 나는 언제 그게 몇 살 때인지 기억이 안 나. 그저 이 인민, 인민군이라네, 미국사람들. (조사자: 네.) 미국 사람들이 와 가지고 그 쪼꼬릿 같은 거 (청중: 간주메 같은 거 줬어.) (조사자: 아~.) 저 감나무 밑에서 그거 얻어 먹구 그런 건 생각 나구. (발음 불명) 피난을 가서 (조사자: 네.) 수북~하게 앉았구. 우리 집이로 서울 사람들이 피난을 와 가지고 방마다 아주 콩나물 대가리마냥 모였었어.
     
    (조사자: 아~, 집에 피난을, 다른 사람들이~.) 집에.  공주 인저 우리도 피난을 나왔는디 (조사자: 아~, 그.) 제천서 우리 아버지가 인제 면 서기니까, (조사자: 네.) 총살한다니께 (조사자: 아!) 공주로 피난을 왔어. (청중: 에, 벌써 가요?) (청중: 전화통화하는 소리) 공주로 시골에  광정이라는 데가 있어, 정안면이라고. (조사자: 네.) (웃음) 거기 거기로 피난을 갔는디 인저 서울 사람이 그리 피난을 온 거여, 인저. (조사자: 아.) 시골에. (기침) 그러니께 콩나물 대가리마냥 방마다 그냥 (청중: 아이, 아유, 다리 뻗질 못했어.) (조사자: 아~.) 이, 그리고 내깔에 뭐가 쌔앵 하면은 내까리 구석에 가서 다 처백혔어. 몇 살인지는 그게 기억이 안 나네. (조사자: 아~.) (청중: 기억이 시원찮어.) (조사자: 네.) 근데 그건 생각 안 나는데 그거 실어 가지고 고상 직살나게 했지 뭘. (조사자: 어~.) 고상 많이 했지. 그거 그 먹을 게 없으니께 먹을 게 없지. 먹을 게 없으니께 그 뭐여 인저 우리는 쪼끔 커 가지고 왜 그 노래 그거 뭐 삐리 같은 거 나는 거 있잖아? (조사자: 어~.) (청중: 삘기~.) 그게 아니고 풀, 독사풀. (조사자: 독사풀~.) (청중: 독사풀이 아냐. 저기 빼때기, 빼때기 풀 있잖아~.) 우리는 고상 많이 했지. 우리네는~. (고생한 경험을 여기저기서 각자 얘기하는 바람에 알아들을 수 없음)
     
    성정동 설화 ②
    호랑이 많은 산사의 여스님
    한도아파트 경로당, 2015. 8. 13 / 박정현(여,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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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자들이 경로당에 들어갔을 때 옆방에서는 할머니들이 화투를 치고 있었는데 구연 도중에도 화투는 계속됐다. 계속 목소리가 겹쳐져서 소란한 가운데 조사가 진행됐다. 어렵게 살아 온 경험에 대한 얘기가 20여 분 이상 계속됐다. 어느 정도 얘기가 정리될 무렵 조사자가 옛날에는 호랑이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호랑이 이야기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사자들이 경로당에 들어갔을 때 옆방에서는 할머니들이 화투를 치고 있었는데 구연 도중에도 화투는 계속됐다. 계속 목소리가 겹쳐져서 소란한 가운데 조사가 진행됐다. 어렵게 살아 온 경험에 대한 얘기가 20여 분 이상 계속됐다. 어느 정도 얘기가 정리될 무렵 조사자가 옛날에는 호랑이가 많았다고 들었는데 호랑이 이야기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광덕에 가머는 상원사라고 있어요. (조사자: 상원사요?) (조사자2: 사?) 상원사. (조사자: 상원사, 예.) 에, 상원사 절이 있어. (조사자: 네.) 거기를 우리가 12, 12년 전에 (조사자: 네.) 저번에 갔는데 밤에 (조사자: 네.) 밤에 (조사자: 네.) 자는데 진짜 호랭이가 울더라. (조사자1: 아~.) (조사자2: 호랑이 울음소리를 아세요?) 호랑이가 운다니까? (조사자: 아~.) 그 스님이 그러더라고. 호랭이라고. (조사자: 아~.) 그러고 호랑이가 그 밑에까지 내려오고 그랬대.
     
    (조사자: 아~.) 그런데 여자 스님인데 혼자 계시는데도 거 호랑이가 내려오는데 거기 계신 거야.(조사자: 아~.) 처음에, 혼자서. (조사자: 오~.) 그런데 가보면 거 가보면 (조사자: 네.) 다 깜짝 놀래. 여자 스님이 혼자 있다는 거를 다 놀래. (조사자: 오~.) 너~무 산속이기 때문에. 광덕에서 인제 광덕사 이쪽으로 가머는 (조사자: 네.) 지장리, 이쪽으로 가는데 진짜 산 속이여. 근데 거기 가서 신, 그때 12년 전에 나 갔을 때 한 밤 자는데“어흥!” 죽어도 못 가겠더라고 오줌누러 못 가겠더라고, 화장실에. (조사자: 으음.) 통을 갖다 주더라고, 거기서. (조사자: 아.) (웃음) 근데 내가 그랬어. “어유, 이게 무슨 소리에요?”

    그랬더니 호랭이도 있고 늑대도 있고 다 있댜. (조사자: 오~.) 근데 그런데 스님이 여기 어떻게 계시냐 그러니께 괜찮대. (조사자: 오~.) 근데 지금은 인자 안 운다? (조사자: 오~.) 지금은 가서 자도 안 울어. (조사자: 으음.) 인자 안 와. 근데 산신각 있지? 거기 마당에 거기서 아직 이제 화장실을 가실려고 나오잖아? 그럼 그 산신각 그 마당에 거기, 거기서 불이 번쩍번쩍. (청중1: 호랭이, 호랭이 눈이 빛나나 보지?) (청중2: 호랑이 눈!) 에에. (조사자: 아.) 불이 번쩍번쩍 하먼 호랭이 눈이래. (조사자: 오.) 그런데 그 눈이 번쩍번쩍 하더래잖아. (조사자: 으음.) 그래서 저기 저기 저 호랭이가 있을려머는 담뱃불을 붙여야 된대. (조사자: 아~.) 그래 담뱃불을 붙이먼 호랭이가 도망간대. (조사자: 아, 불보고요? 아니면 냄새 보고?) 불 보고 그래. (조사자: 불 보고요? 아~.) 그래서 내가, “스님, 거기서 혼자서 계시면 괜찮아요?”  그랬더니, “예, 괜찮습니다.”
    이러더라고. (조사자: 어~.) 진짜 대단해. (조사자: 어~, 그러게요.)내가 그 무서워서 그때 밤에 내려올 수가 없잖아? (조사자: 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잔 거야. (청중: 길이 좀 험해더라.) 응? (청중: 길이 좀 험해.) 길이 험한 거, 지금은 아주 옛날에 비하먼 양반도 양반도 그런 양반, (청중: 차가 기어서 가잖아?) 아우, 지금은 양반이야.
     
     
    성정동 설화 ③
    도깨비 장난
    한도아파트 경로당, 2015. 8. 13 / 조경자(여,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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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우리 어머니가 그러더라고. 그 얘기를 주욱 갔다 온 얘기를 하니께,
    “야, 나는 그 전이~.”

    우리 오빠가 하나 있거든? (조사자: 네.) 나하고 일곱 살 차이 되는 오빤데 그 오빠 낳아서 애기를 업고 윗집에서 그 밑에 집을, 마실을 갔대. 그 우리 친구들이 그 집 감나무에서 개비불 봤다고 한 그 집이여. (조사자: 오~.) 옛날에. 그런데 그 집을 우리 오빠 낳아서 업구서 그 집을 내려가니께 방에 가 다 들어앉았더랴. 아침 먹구 우리 어머닌 내려갔는데. 그래서 “아니 이 집은 밥을 그새 다 해 먹고 들어앉았나?” 그라니께,  “우리 부엌 좀 들여다 보라.”고 그러더랴.
     
    (조사자: 네.) 그래서 그 집 부엌을 가서 들여다보니께 육손 솥, 요만한 솥이, 쇠소당인데 그 쇠소당이 솥 안에 쏙 들어 앉았대유. (조사자: 아~.) 이 소당 덮은 쇠소당이 들어앉았으니 밥을 허겄어? 그런께 못 허지. (조사자: 아~.) 안 되구 그거 꺼내줘야 한다 그러더랴. (조사자: 아.) 그래서 그런 것두 있나 그러고서 들여다보니께 진짜 쇠소당이 솥 안에가 들어앉았더랴. (조사자: 오~.) 그짓말 같아서 우리 어머니가 그걸 들여다봤댜. 그래서 그거 보구서 집이루 애기 업고 그냥 올라갔댜. (조사자: 음.) 거기 있을, 있기도 후추하니 안 좋더랴. (조사자: 네.) 올라갔댜, 집으로. (조사자: 오~.) 그랬다 한참 있다 내려와 보니께 소당 꺼내 놨드랴. 그래서 밥해 먹었다 그러더래. (조사자: 아~.) (웃음) (조사자2: 어~.) 그런 적은 있었어.

    성정동 설화 ④
    결혼식 전날 본 도깨비
    한도아파트 경로당, 2015. 8. 13 / 조경자(여,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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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 이야기에 이어서 바로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밝혀주는 게 아니여. (청중: 그 본, 본 걸 말해 그러머는~.) 나 이십 이 년 전에, 이십 이 참, 육십 이년 전에 (조사자: 육십!) (조사자2: 네.) (청중: 난 또 왜 이십 이년 전이라고 하나~.) (웃음) 육십 이년 전에 (조사자: 네.) 내가 인저 결혼을 할라고 이 머리 파마를 하러 갔는데 (조사자: 오~.) 그땐 차 없어서 걸어대녔어. (조사자: 네.) 한 이 키로 정도 되는데 걸어 다녔다고. (놀람) (조사자: 네.) 근데 걸어서 갔다가 인저 아침에 가머는 그 이 불파마하기 땜이 (조사자: 네.) 그 숯 넣어서 하는 거. (조사자: 네, 네네.) 그거 하기 땜이 하루 종일 걸려. 인저 무서워서 우리 친구 데리고 갔는디 (조사자: 네.) 애들이 항상 그 전에 나더러 그러더라고.

     “야, 아무개네 감나무 밑에 도깨비 불 있어.” 그러더라구. (조사자: 오~.) 그래서, “니들 그거 눈이라고 갖고 다니니? (웃음) 난 여태 살았어도 (비닐 봉지 만지는 소리) (조사자: 네.) 도깨비라는 걸 보질 못 했다.”
    (조사자: 네) 그러면서 그걸 눈이라고 갖고 대니느냐고. 그러머는 니는 그걸 현재 안 봤으니께 그거를 무시하지. 도깨비불을 많이 봤댜. (청중: 이런 걸 뭘 사오고 그래.) 그러면 나는 (조사자: 네.) 니들 눈은 눈 같질 않으니께 이, 저거이고 (청중: 조용 조용!) 내 눈에는 인제 못 봤다고 그래. 그랬는디 진짜 이, 육십 이 년 전에 결혼을 할라고 파마를 하러 갔다? 친구를 데리구. 저녁에 오는디 으실으실하니 껌껌해. 그런디 궂은 비가 축축이 오더라구.
     
    (조사자: 네.) 인저 (청중: 쉿쉿!) (청중2: 조용히 하래. 녹음해.) (웃음) (화투 치던 청중들 대화와 웃음) 금광, 금광 다리라는 다리가 있어. (조사자: 금광다리요?) 응. 그 동네 이름이 그 서산에서 올라머는 (조사자: 네.) 거 금광다리라는 다리가 있는데 그 때, 그러니까 개천 냇갈이지? (조사자: 네.) 그 다리 위를 오는데 여기 가로등 이만한 거 있잖어? 형광등. (조사자: 네) 그런 불이 하나 냇둑이서 쑥 나오더라구? (조사자: 어머!) 인저 쑥 나오는데 내가 인저 친구 손을 이렇게 잡고 오는디 (조사자: 네.) 그 놈이 눈 깜짝 하니께 열 개로 일렬로 쭉 늘어섰더라구?(조사자: 네.) 그런께 이만시 한 불이 열 개 이렇게 늘었이니께 내가 그, 걔 손을 이렇게 잡으니께, (조사자: 네.)

     “나도 봤어.” 그러더라고. (조사자: 오.) 그러먼 (전화벨소리) 그 옆으로 내려야 우리 집으로 가는디(조사자: 네) 걔하고 나하고 이렇게 아주 옆집 붙어살던 친군데 (조사자: 네) 그래 인저 그루 죽어도 못 가겄어. (청중: 여보세요?) 거리가 이마큼 인저 저 부엌에 갈 만큼 거리가 됐는디 (청중: 전화 통화 중) 고만큼 가머는 고 불이 또 고 간격으로 가서 또 이만한 놈이 없어졌다가 하나 퉁 나오면 열 개로 또 늘어서유. (조사자: 어머!) 그렇게 세 번을 하더라구? (조사자: 어~.) 그러니께 인저 죽어도 그로는 못 가지. 그 불 보고선 무서워서. 그래 야, 걔, 걔더러,

     “야, 이거 어떻게 가? 어떻게 가?” 그러니께 우리 대교로 돌아가자고, 무서워서 이리로는 죽어도 못 간다고. (조사자: 네.) 그래 인저 둘이가 그로 돌았어. (조사자: 아~.) 돌아서 인저 그 때 옷을 뭐 입고 갔느냐면 내복에 비로도 치마에 양단 저고리 입고 갔다? (웃음) (조사자: 아~.) 그랬는디 와서 내복을 벗어서 짜니께 물이 나와요,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조사자: 아~.) 우리 어머니가 이거 어떻게 내일 결혼식 하는디 이 모냥을 하고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하더라고. (조사자: 아~.) 근디 다 벗어놓고 옷 다 새로 갈아입고 샤워하고 그러고선 결혼식을 했어, 그랬는데 개비 불은 그렇게 봤어.
     
     
    성정동 설화 ⑤
    호랑이한테도 말 조심
    목련경로당, 2015. 8. 18 / 정상남(남, 87)
     
    4-정상남.jpg
    경로당은 성정1동 노인복지회관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시설이 좋다. 조사자들이 방문 취지를 설명했으나 좀처럼 얘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는데 조사자가 호랑이 이야기를 하나 하자“그거 실화야!”라고 하면서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경로당은 성정1동 노인복지회관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시설이 좋다. 조사자들이 방문 취지를 설명했으나 좀처럼 얘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는데 조사자가 호랑이 이야기를 하나 하자“그거 실화야!”라고 하면서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거 실화야! (조사자: 실화에요?) 우리 어머니가 (조사자: 네.) 그 저이 내 저 고향이 어디냐머는 저이 서울 흑석동이야. (조사자: 네, 오우.) 검은돌이라 그랬지, 그때는. (조사자: 네.) 거 검은돌인데 그 저이 거문돌이 서쪽에 에 (조사자: 네.) 절이 있어. (조사자: 오.) 달마사라고 있는데 (조사자: 네.) 거 달마사 그 밑으로 나물을 캐러갔던 거야. (조사자: 오, 나물을~.) 그기 가서 (조사자: 네.) 우리 할머니는, “거 이 이쁘다!” 했고 또 할머니는, “아우! 밉지, (조사자: 에.) 그게 뭐냐?”
     
    그러니까 아 그냥 진짜 그런 식으로 들어왔으면 돈 버는데 할머니 꺼는 깨끗이 갖다놓고 (조사자: 네.) 그 밉다한 사람 꺼는 발기발기 찢어다 갖다 놨다는 거야. 실화야. (조사자: 오.) 우리 할머니가 경험담이야. (조사자: 오우, 호랑이가 이게 진짜 영물이긴 하네요.) 그게 우리 어머니지, (조사자: 네.) 우리 어머니. (조사자: 네.) 나한테는 어머니지(조사자: 어, 진짜 영물인가 봐요.) 거 실화야. (조사자: 오.) 흑석동에서 있었어, 그거. (조사자: 흑석동에 호랑이가 있었다는 거네요?) 있었지, 그럼.
     
    (조사자: 아, 보셨어요, 혹시?) 거이 그 관악산에서 이제 내려오는 호랑이지. (조사자: 관악산에서, 아하~.) 관악산, 서울 관악산에서 내려오는 거지. (조사자: 와, 그때~.) 그거 실화야. (조사자: 와!) 어, 지금으로부터 한 백여 년 전 조금 넘었겠지 (조사자: 그렇죠. 예 아 그때 호랑이도 있었구나.) 일화로 나오지마는 (조사자: 네.) 우리 어머니는 그걸 경험하신 거야 (조사자: 와, 직접 경험하신 게, 귀한 이야기네요.) 실화야. (조사자: 와,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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