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어려움 내일처럼 여기는 사회 됐으면…

기사입력 2011.11.07 18:13 댓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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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급한 교통사고 현장서 아동 2명 구해낸 이상연씨

    지난 10월26일 오후 3시30분경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원덕리에 있는 제원환경주식회사 앞 도로에서 길을 지나던 카렌스 LPG차량이 갑자기 도로를 이탈해 2미터 아래의 하수구 배수로로 떨어지며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는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를 목격한 이상연(52, 광덕면 원덕리)씨는 다급히 차에서 내려 인명을 구출하려 다가섰다.


    “집에서 벼를 베다가 자루를 가지러 가는데 앞차가 100m 앞에서 갑자기 꺽여서 하수구쪽을 들이받더라고요. 사고가 나자마자 불이 붙어 놀랐죠. 차량에 다가가니까 아이 2명과 엄마가 운전석에 타고 있더군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촌각을 다투는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이상연씨는 말을 이어갔다.


    “아이들을 먼저 구하려고 문을 여니까 닫혀서 안열리더군요. 그래서 돌로 유리를 깨고 5살, 8살된 남자아이 두명을 혹시 차가 폭발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멀찌감치 데려다 놨습니다. 그런데 애들이 그 상황에서도 엄마를 구해달라고 말하길래 운전석에 갔는데 엄마는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운전석 깔판에 불이 옮겨서 다리가 이미 타고 있었습니다.”


    언제 불길이 폭발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씨는 운전석의 여성을 구하기 위해 세 번이나 구출을 시도했지만 문과 의자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의식까지 없던 여성은 결국 구하지 못했다. 공교롭게 사고 여성은 마을 이장의 딸이었고 친정에 오면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또 그녀는 이씨가 근무하는 천안추모공원에서 장례를 치르게 됐다.


    “어떻게든 꺼내려고 했는데 중간에 귀에서 피가 흐르면서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래도 숨이 끊어졌어도 불에 타는 것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계속 노력했지만 결국 차가 화염에 휩싸이며 타들어갔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위급한 상황에서 어린 두명의 생명을 구하는데 성공한 이씨의 노력에 지난 10월31일 천안동남경찰서는 인명구조 유공 감사장을 수여했다.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상을 주셔서 부끄럽습니다. 15년 전쯤에도 이번 사고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마주오던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난 적이 있었는데 때마침 지나가는 봉고차가 있어서 환자들을 실어 보낸 적이 있었어요. 어쩌다 보니 이런 위급한 사고현장을 두 번이나 가까이서 겪게 됐네요.”


    평소에도 마을의 논을 나서서 치워주고 농업경영인회 총무, 광덕면 새마을지도자회 부회장 등 봉사활동을 해 온 이상연씨. 이런 그를 두고 가족들은 오지랖이 넓다며 위험한 일도 마다않는 모습에 걱정하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한다.


    “가족들이 왜 그런 위험한 일을 하냐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저는 당연히 그런 일이 생기면 도와주는 거지 어떻게 그냥 지나치냐고, 나만 생각하지 말고 봉사하면서 살라고 말했어요. 사실 이번 일도 건장한 남자 한명만 더 있었으면 어떻게든 애기 엄마를 꺼낼 수 있었을텐데 지나던 차들이 외면하고 그냥 지나쳐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언젠가 자신의 일이 될지도 모르는데 어려운 상황을 봤을 때 내일처럼 신경써서 도와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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