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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평을 여는 에세이⑥] 아버지의 등대 ‘백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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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평을 여는 에세이⑥] 아버지의 등대 ‘백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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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곤/문학평론가, 수필가, 시인

[천안신문] 어디까지가 바다이고 하늘인지, 창밖의 풍경은 빙수가 녹아내리듯 스무 살 시간에 멈춰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는 지금처럼 모든 것이 풍요롭지 못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아버지는 우리 남매를 데리고 야목리 갯골에 낚시하러 갔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우리를 보시고 아버지는 모닥불을 피워 보름달 빵을 구워주셨다. 

 

갯벌 바람 속에 나무 타는 냄새와 비린 바람이 섞여 코끝을 자극했다. 크림이 녹아내린 보름달 빵은 무척이나 달콤했었다. 몸이 기억하는 맛은 그 어떤 음식으로도 모닥불에 구운 그때의 보름달 빵을 대신할 수 없다.

 

남편은 사춘기인 아들을 데리고 단둘이 낚시를 하러 가는 날이 많았다. 물고기의 지루한 입질에서 참을성을 배우고 기다림의 보람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시선을 맞추며 응원과 위로해주는 아빠에게 고민거리와 진로를 의논하면서 사춘기를 무리 없이 보냈다.

 

캄캄한 밤 등대가 뱃길을 안내하듯, 아들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굴곡도 있고 때론 경사진 길 높낮이가 커 위기를 느낄 때도 있어 무거운 발걸음에 그림자가 길어질 때 아버지라는 울타리가 힘이 될 것이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둡고 넓은 바다에 이정표가 되어주는 등대처럼, 아들에게는 아빠와의 낚시가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 감상평

 

유발 하라리는 묻는다. "인지혁명 이래 험난했던 7만 년의 세월은 세상을 더욱 살기 좋은 것으로 만들었는가?", "어디까지가 바다이고 하늘인지" 경계가 사라진 시대. 스마트폰 하나로 지구는 단일한 생태적, 역사적 권역이 되었다.

 

그만큼 우린 더 문명화되고 편리해졌지만 과연 더 행복해졌는가라는 물음 앞엔 스마트폰만 들여다볼 뿐이다. 그러나 이 들끓는 침묵 앞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백영미 수필가이다.

 

니체처럼, 저마다 최상, 최고라는 자들의 '높이'를 뛰어넘어 '인생에 꺼지지 않는 등대'로서의 초월적 삶을 모색한다. 그러면서도 그녀가 차려 놓는 글은 '몸이 기억하는 맛'으로 충만하다.

 

니체는 "폭풍을 일으키는 것, 그것은 더없이 잔잔한 말이다."라고 했다. 

 

백영미 수필가는 아들이 "무거운 발걸음에 그림자가 길어질 때 아버지라는 울타리가 힘이 될 것"이며, "이러한 힘이 '세계를 끌고' 가는 길잡이요 행복으로 이르는 길이다"라고 열어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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