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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문화재단, 태생적인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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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충남문화재단, 태생적인 문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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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1.09.01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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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희 문학평론가

전국의 크고 작은 자치단체들이 문화재단 설립 경쟁에 나선 것 같다. 충남도 역시 만시지탄이지만 이러한 대세에 합류한 느낌이다. 충남도는 22일 개회하는 제245회 충남도의회 임시회에 ‘충청남도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해 둔 상태다. 그런데 조례안을 심의 의결할 도의원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도지사 선거공신 자리 만들기라는 의혹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주 근거 없는 의심은 아니지만 어차피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한다. 다른 도지사라고 해서 제 식구 챙기기를 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괜한 트집으로 발목잡기를 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는 것이 바른 순서다. 조례안이 원안대로 의결되더라도 설립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될 것인지도 살펴야 옳다.


전북문화재단은 운영조례를 만들어 놓고도 몇 년 동안 설립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충북문화재단 역시 대표이사 선임문제로 몇 달째 표류하고 있다. 대전문화재단은 2009년 출범했지만 역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충남문화재단이 설립된다면 인근 광역문화재단의 잘못된 출발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태생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충남도의 발상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도 문예진흥기금, 충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를 결합시키는 것인데 이런 인위적 통합은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정체성의 정립이 없는 졸속 출범은 차후 각 단체 간 인력과 예산분배로 사사건건 충돌과 갈등이 상존할 가능성이 크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속마음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기관은 일정한 수익모델을 가진 알토란 경영을 하고 있다. 속된 말로 떵떵거리는 알부잣집이다. 그런 집안이 속빈 강정 같은 집안과 한집 살림을 차리려는데 좋아할 까닭이 없을 것 같다.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역시 공주, 부여라는 자치단체와의 연관성을 떠나 통합을 논할 수 없다. 반세기를 지켜온 역사성을 반납하고 문화재단의 종속기구로 전입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충남문화재단은 어떤 명분으로 공주와 부여를 설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문화예술인들이 생각하는 문화재단은 지역문화의 창달과 수준 높은 문화서비스의 제공과 같은 요란한 구호가 아니다. 음지에서, 향토에서 나름대로 열정을 태우며 고군분투하는 예술인들이 자존심을 지키며 창작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도를 강화하는 일이다. 한 마디로 충남문화재단은 지역예술에 헌신하는 나(우리)에게 어떤 이익이 있나에 대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 논리로 충남역사문화원에도,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에도 똑같은 대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정체성과 사는 방식이 다른 이들 단체의 구성원들이 환호할 수 있을 때 충남문화재단은 축복 속에 출생의 고고성을 울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충남도가 규모의 유혹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의심하고 있다. 충남역사문화원 자산과 백제문화세계화기금까지 합쳐야 출범 기금을 160억대로 만들 수 있고 그나마 체면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건 아닌 지 묻고 싶다. 충남도의 재단설립 기본계획에 의하면 이들 기금은 형식상의 통합일 뿐 계정별로 운영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뻔하다. 문화예술계는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기금 50억 안팎에서 움직일 뿐이다. 살림을 합쳐봐야 나아질 것도 없는데 공연히 서자 취급받아가며 한집살림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충남문화재단의 설립은 필요하다. 그러나 시너지는커녕 갈등과 소외를 키워나갈 문화재단은 없는 편이 낳다. 지금까지 충남예술계는 재단 설립에 관한 의사결정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왔다.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 그런 마당이니 재단이 설립되면 더욱 소외되고 애처로워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가난해도 우리끼리 사는 게 자존심을 덜 다치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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