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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외계층 마지막보루 천안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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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외계층 마지막보루 천안의료원



<인터뷰>허종일 천안의료원장

수익성보다 공공성 평가해야, 의료불균형 해소 전진기지 자처


소외계층 진료와 공공보건사업 강화, 사랑받는 천안의료원 만들 터


“건강한 국가를 위한 사회적 비용으로 인식하고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민간의료기관과 동일하게 채산성을 비교하는 수익적 관점의 잣대로 평가해 생존여부를 판단한다면, 현행 법테두리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생존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공공의료기관이 사라지면 의료급여환자, 행려환자 등 의료소외계층은 진료받을 곳이 없어져 건강권을 잃게 되며, 결과적으로 더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보건의료는 가장 기본적인 필수서비스인 만큼 공공의료기관을 공공성과 공익적 기여도 측면에서 평가하고 더욱 확충해야 하며, 국가와 지방정부가 사회적 공공재로 인식해 제도적, 재정적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허종일(43)천안의료원장이 공공의료기관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중요성, 진정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의료인으로써의 철학을 표현했다. 특히, 공공병원의 평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허종일 천안의료원장이 지난 4월12일자로 부임했다. 원장실에서 두 차례 만났지만 실내가 어두운 상황임에도 소등한 상태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재정압박을 받고 있는 병원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절약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몸소 실천하면서 병원을 운영해 나가겠다는 의지.


도농 의료불균형 심각성 목격,

태안군보건의료원장 맡아 군민진료


허 원장은 부산출신이다. 고신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가톨릭의대에서 외과 수련 및 전문의 과정을 마쳤으며, 2001년 공중보건의로 태안군 보건소에 배치됐다. 3년동안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감하고 2004년 5월부터 태안군 보건의료원장을 맡아 천안의료원장에 임명되기 직전인 2011년 4월10일까지 7년여를 근무했다.


태안에 뿌리내린 이유에 대해 허 원장은 공중보건의 생활에서 의료불균형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선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도시와 농촌의 보건의료혜택의 차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대부분의 노인과 영세 농어업인, 질병에 걸리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함에도 10명중 3명이 진료를 포기하는 등 같은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도 의료시설의 부족과 접근성의 문제로 인해 제대로 진료받지 못하는 의료불평등이 심각한 것을 목격한 것.


결국 태안군 보건진료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진료를 시작했으며, 진료과를 확대하고, 수술과 입원환자를 정성껏 돌보기 시작했다. 허원장은 또한 진료전달시스템, 즉 의료원에서 진료하지 못하는 환자를 직접 대형병원과 의사를 연계하는 군민의료서비스를 강화함으로써 비어있던 병상이 모두 채워지는 등 군민들이 외면했던 병원을 찾아오는 병원으로 변모시켰다.


허원장은 말기암환자를 돌보는 호스피스병상을 운영했다. 종교계와 사회단체를 연계한 돌봄 자원봉사 서비스를 지원하고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는 평화의 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호스피스를 운영하다보니 보호자 없는 병실운영이 절실한 것을 깨닫고 군수와 의회를 설득해 예산을 확보, 거동불편 환자와 돌볼 가족이 없는 환자 등을 대상으로 무료간병인을 지원했다.


나아가 호스피스 환자를 돌보면서 임종후 장례문제가 발생했고 민간장례식장의 경우 비용부담이 큰 나머지 태안군보건의료원에 장례식장을 신축하고 공무원이 근무하는 군직영체제로 운영해 전국에서 제일 저렴한 장례식장을 만들기도 했다. 허원장은 장례비가 민간대비 1/3수준이어서 태안에서는 군민들이 상조에 가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허 원장이 ‘개념있는 의사’라는 것은 2007년 12월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하면서 검증된다. 수십일에 걸쳐 종일 방제작업을 벌인 주민들이 구토, 어지럼증 등 심각한 건강상의 부작용을 호소하고 자신도 직접 체험한 것. 급기야 현장의료지원 활동과정에서 기름유해 물질성분이 언젠가는 건강에 유해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건강피해문제를 규명하고자 중앙정부를 찾아가 30억원의 국비를 확보, 2008년 9월 태안군 환경보건센터를 설립하게 된다.


허 원장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중장기 건강영향조사에 착수했고, 1만2천명에 대한 건강조사를 실시했으며, 혈액과 소변시료를 냉장 냉동시설에 보관해 놓았다. 유출당시의 시료를 확보해 향후 발생할 문제에 대비하고자 한 것. 그리고 체계적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발암위험성이 다른 지역보다 상당히 높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금년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암 검진을 실시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천안의료원 새로운 도전, 재정여건 심각

공공의료기관 지원 필요한 마땅한 이유


태안군 보건의료원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올려놓은 허 원장은 천안의료원장에 도전한다. 나이가 젊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공공의료원에 대한 고민을 함께 했던 의료인들이 열정을 믿고 도전하면 가능할 것이라며 천안의료원장 공모신청을 제안한 것. 뜻한 바 이루어졌다. 공공의료기관에 대해 공부하고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로 3년 임기를 보내겠다는 각오이다. 더욱이 천안의료원이 내년 3월 삼용동으로 신축이전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환경도 허원장의 플랜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천안의료원은 녹록치 않은 형편이다. 현재 충남도내 4개 의료원의 채무가 330억원 수준이며, 천안의료원은 7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천안의료원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임금이 체불되기도 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경영악화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천안의료원의 환자분포도를 분석하면 의료급여환자가 50%에 육박한다. 의료급여와 건강보험 종별 가산율을 비교하면 의료급여는 18%, 건강보험은 25%로 숫가구조상 의료급여 환자를 많이 볼수록 손실이 확대되는 구조이다.


더욱이 2005년 지방의료원법이 개정되면서 천안의료원도 독립채산제 운영방식으로 전환됐다. 병원시설의 보완, 의료장비 확보와 교체 등 일련의 비용을 기채를 받아서 쓰고 직원들의 퇴직금중간정산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기 시작한다. 당연히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인 셈. 허원장은 현행 제도상 충남도가 의료원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먹는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허 원장은 공공병원 본연의 임무와 기능을 수행하고 그것만이 공공병원이 살아나갈 해법임을 재차 강조한다.

“저출산 고령화시대 노년층이 많아지면서 만성질환자가 급증하고 사회양극화가 심화와 동시에 보건의료에서도 건강불평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09년 12월말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공공병원은 전체 민간병원 대비 6.3%에 그치고, 병상수로는 민간병원대비 11.4%밖에 안된다. 심각한 현실이다. 이제 국가와 지방정부가 국민건강과 보건의료서비스를 사회적 비용으로 판단해 재정적, 제도적 지원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공공의료기관의 확충과 제도개선이 필요한 이유는 민간병원의 과도한 진료비용을 견제할 수 있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진료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 원장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 가계당 의료비지출이 급증, 병원가는 횟수가 아닌 한번 갈 때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부가 낮은 의료수가 유지 정책과 함께 비급여 항목을 늘려놓았기에 민간병원이 고가의 최신장비를 구입하면 과잉진료와 검사를 유발해 환자에게 고스란히 부담시키고 있는 실태를 꼬집었다.


반면에 공공병원은 적정진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천안의료원만 해도 환자의 진료비용 부담이 민간병원과 비교하면 절반이나 2/3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입원환자의 경우 40%이상 저렴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 환자중심의 적정 진료와 검사를 실현하고 있는 것.


또한 허 원장은 병원이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방의료원은 돈 없는 사람이 가는 곳이고 돈 많이 내야 고급진료와 더 좋은 진료서비스를 받는다는 민간의료기관의 논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아울러 돈 없는 사람이 가는 병원이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불합리한 현실을 극복하는 대안은 의료소외계층에 대한 공익적 기여도를 강화하고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통한 공공의료기관 본연의 기능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수익성 논리탈피, 공공성 기여도 평가 전환

시민에게 사랑받는 천안의료원 만들어갈 터


천안의료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3일 천안역 서부광장앞 무료급식소에서 허원장 부임 후 첫 공익적 프로그램으로 노숙인 대상 무료검사와 진료를 실시했다. 허 원장은 의료기관의 평가에 대해 공익성과 수익성 적정한 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허 원장은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고 공익적 보건의료 활동을 많이 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하며 수익 적자 논리에서 공공성 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역설한다. 2009년 신종플루 발생시 천안의료원이 제일 먼저 환자를 진료한 것에서 공공의료기관과 민간병원의 차이가 분명한 것이라고 예시했다. 현재의 지방의료원 적자문제가 정부와 충남도가 시설과 의료장비 확보시 무상지원이 아닌 기채발행과 상환조건을 내걸고, 퇴직금중간정산을 강제적으로 유도해 만들어놓은 누적부채이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나 경영능력 부재 등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불합리하다는 것.


천안의료원의 운영 방향에 대해 허 원장은 우수한 의료진의 확충하고, 공공병원답게 적정진료와 1인당 진료비를 낮춰 공익적 진료범위를 확대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당면한 재정문제 해결방안으로 국비확보 및 도비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또한 충남도가 천안을 비롯 충남의 지방의료원에 대한 재정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조례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특수과를 신설하고 장애인을 위한 전문재활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며, 무엇보다 핵심인 공공보건사업 확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직원들과의 소통에서도 허원장은 병원의 정확한 상황을 설명하고 본연의 목적이 공공성 강화라고 설명하면서 내부적으로 절약하고, 혁신해 시민들로부터 인정받는 병원으로 되살려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3월 신축 이전이라는 희망이 있는 만큼 한단계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만반의 준비를 당부했다.


허 원장은 천안의료원이 순천향대병원과 단국대병원이 건립되기 전 도립병원으로써의 브랜드와 시민들로부터 인정받았던 의료기관이었다고 전하면서 민간병원이 해결하지 못하는 공공의료 활동을 제대로 수행해 나갈 것이며, 시민들께서 애정을 갖고 성원해주시고, 마음으로 응원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 원장은 성심을 다해 진료하고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공익적 의료 활동에 전력함으로써 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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