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천안 백석동 종합운동장사거리 입체화 공사가 한창 마무리인 가운데 공원법상 조성해야하는 둔덕 녹지공간의 나무들이 누구의 입김으로 인해서인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둔덕이 조성돼 있던 이곳은 아파트형 공장 미래에이스하이테크시티가 자리하고 있는데, 입주해 있는 박완주 의원 사무실과 1~2층 상인들의 민원 등으로 인해 둔덕을 쌓아 올리지 않고 정원 형식의 녹지공간이 조성될 예정이다. 실제 천안신문이 입수한 설계도면을 살펴보면 당초 계획이었던 조경식재 계획도면이 변경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천안시 등에 따르면 종합운동장사거리에서 성환 방향으로 가는 초입에는 높이 약 1.5m 정도의 둔덕들 위에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나무들은 차량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와 인근 아파트‧공장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며 소음, 분진 등을 막아내는 역할과 함께 도심의 녹지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둔덕 중 일부 공간의 나무들이 사라져 있어 다수의 시민들이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기에 미래에이스하이테크시티 1~2층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이 간판을 가리는 문제 등의 민원을 제기하며 이곳에 큰 나무들이 식재 되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기에는 이 건물 2층에 입주하고 있는 박완주 국회의원실의 의견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천안신문> 취재결과 밝혀졌다.
천안시 도시건설사업본부 관계자는 “하수관로 정비공사가 마무리 돼 이달 중으로 나무들을 식재할 예정”이라며 “단, 인근 상인들의 의견들을 절충해 둔덕을 쌓아 올리지 않고, 높은 나무들도 식재하지 않는 대신 정원식의 녹지공간으로 이 공간을 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근에 있는 둔덕들의 높이는 대략 1.5m 정도 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둔덕의 높이는 법적으로 얼마 이상 돼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 강 모씨는 “간판을 가린다는 상인들의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기존에 있던 보기 좋은 녹지공간이 일부 사라진다고 하니 허전하다”면서 “상인들의 요구안과 녹지 조성에 대한 필요성의 절충안이 좀 더 다수의 시민들을 위해 만들어지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정동에서 상가를 운영한다는 시민 박 모씨는 "시내의 다른 상가들을 보면 가로수가 간판을 가리는 경우들이 종종 있어 상인들이 불만을 토로하곤 하는데, 그렇다면 이들도 시에 민원을 넣으면 나무들을 베어주는 것인지 궁금하다. 누군가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강한 의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천안시가 일정 목표를 세우고 몇 해 전부터 나무심기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상인들의 영업권도 중요하지만 이와 같은 논리라면 대다수의 시민들이 누려야 하는 녹지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