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신문] 지난 제238회 임시회에서 2021년도 천안시 예산 중 천안흥타령춤축제 등과 관련한 예산 154억 3000여 만원이 삭감된 가운데, 의원들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들이 소극적 태도를 보여 이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예산안 중 복지문화위원회 소관 예산안은 흥타령춤축제와 박상돈 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천안문학관 건립 문제가 걸려 있어 관심이 집중됐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박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바람과는 달리 의회에서는 행사성 예산 등을 삭감시켜 집행부와 의회 간의 갈등의 조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자연히 박 시장의 심기 역시 편할 리 없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문화‧예술 분야와 관련해서도 특히 신경을 쓰고자 했던 박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움직임에도 일정 부분 제약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와중에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일부 공무원들이 의원들과 예산안에 대한 논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A의원은 30일 <천안신문>과 통화에서 “집행부가 이번 예산 심의과정에 있어 원안대로 통과를 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전혀 없어 보였다”면서 “의원인 나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삭감과 관련해 논란이 있을 때도 관계 공무원들이 연락이 온다거나 만나서 조율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흥타령춤축제와 문학관 관련 소관부서인 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흥타령춤축제와 관련해서는 매년 하던 행사이기 때문에 특별히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문학관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갖고 의견조율에 대한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접한 한 퇴직 공무원 B씨는 "민선 시장 초기 시장님들은 예산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의원에 대해 간부 공무원들을 '전담 마크맨'으로 지정해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 설득을 지시했었다"면서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하고, 필요하다면 시의원의 지인에게도 찾아가 부탁을 하기도 했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심의 날에는 자존심 모두 버리고 새벽 2시까지 소명하고 아침 9시까지 날밤을 지새며 결국 전액 통과라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지금의 간부 공무원들은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예산안 심사 결과를 지켜본 시민 유 모씨는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주력하겠다는 의회의 의지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하지만 문화‧예술인들 역시 천안시민이고, 코로나19로 지친 일반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이 문화‧예술인데 코로나19를 구실 삼아 예산을 삭감한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요즘 들어 시장만 보이고 각 실국장 등 담당 과장급들 공무원들은 뭐하고 있는지 존재감이 없는것 같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