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인 A씨 “천안시에 대한 모든 정을 털고 이사 갈 예정”
시민 이 모씨 "이런 청원은 처음, 전형적인 흠집내기식"
시 관계자 "단풍나무길은 단순히 이동하는 경로였을 뿐"
[천안신문] 최근 천안 신부동 신한생명‧신한카드 콜센터발 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시민들이 많은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청와대 청원이 올라온 것을 놓고 시민사회에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천안시민으로 천안시가 싫고 창피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천안에서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인구 65만의 도시지만 늘 만족하며 살았는데, 이번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천안시에 대한 모든 정을 털고 이사를 갈 예정”이라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지난 2월 이후 있었던 집단감염 당시에는 시장이 공석이었기 때문에 시장이 있으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보궐선거만 기다렸었다”면서 “최근의 광화문 집회 관련, 사우나 집단감염 관련 때까지는 참고 지내왔지만, 이번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를 보고 천안시의 무능함을 느끼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박상돈 시장이 신규 공무원들과 함께 독립기념관에서 한 행사를 놓고 “정부에선 가을 단풍놀이도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에게 단풍놀이 자제 혹은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글이 SNS를 통해 많은 시민들에게 퍼지자 시민사회에서는 많은 의견이 오가기 시작했다. 시민 유 모씨는 “아무리 1단계 중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는 행사를 했다는 것은 지적할 만한 점”이라고 공감했다.
또 다른 시민 김 모씨는 “방역당국이 무척 고생하고 있는 걸 모르는 시민들은 없다”며 “일부 지도층들이 이들의 노고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와 반대되는 의견도 있었다. 차 모씨는 “이 행사가 신규 직원들을 위한 연례행사라고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행사 후 곧장 콜센터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면서 "독립기념관 행사로 시민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시민들이 하나로 뜻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할 이 때 편 가르기식의 비난은 옳지 못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민 이 모씨는 "이런식의 청원은 처음본다. 전형적인 흠집내기식"이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며 "진정 천안을 사랑한다면 관계기관에 제언을 통해 개선 방안을 찾아야지, 청와대 청원이 말이나 되는가"면서 "이는 정치적으로 반대 진영이 이번 사태를 이용해 판을 키우기 위함이다"라고 꼬집었다.
7일 현재 이 청원에 동의한 참여인원은 7800여명에 달한다.
한편, 천안시 신규 공무원과 함께 하는 독립기념관 방문 행사를 기획한 주무부서 관계자는 "연례행사였고, 이번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전에 했던 것이기 때문에 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독립기념관을 택한 이유도 신규 공무원들의 국가관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며, 단풍나무길은 단순히 이동하는 경로였을 뿐 이곳만을 찾기 위해 독립기념관을 방문했던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