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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텃밭

기사입력 2020.08.3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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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2.png▲ 조환동 / 자유기고가.
[천안신문] '텃밭'은 집 근처에 있는 밭을 의미하는데, 보통은 집 근처에서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는 밭을 의미하며 규모상 상품으로 팔기 보다는 농사짓는 사람이 직접 먹기 위해서 일구는 경우가 많다.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의 경우에도 텃밭을 찾을 수 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텃밭을 분양하기도 하고, 중소도시에는 그런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또,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 내에 남는 땅을 활용하여 텃밭을 만들기도 하고, 작은 텃밭용 땅을 모아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한 이른바 주말농장도 있다.
 
또 공유지(公有地)나 사유지(私有地)에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텃밭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한데, 이 경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토지를 무단점유해서 무단사용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 땅에 집을 지으려고 하니까, 텃밭으로 무단히 써먹던 이웃 주민들이, 돈을 500만 원이나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아닐 수 없다.

이뿐이 아니다. 하천변이나 도로 변, 공원 주변, 야산 등에 무단으로 텃밭을 만들어 미관(美觀)을 해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샛길에 퇴비포대를 쌓아놓고 행인의 통행을 방해한다던지, 텃밭에 퇴비를 뿌린 뒤 거기에서 악취가 진동하는데도 이웃의 사정은 아랑곳하지도 않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고압 송유관이 매설된 곳에 텃밭을 일군 경우도 있고, 성곽(城郭) 주변에 텃밭을 만들어 문화재를 훼손하며, 하천부지에 논(畓)을 만든 경우도 있다.

텃밭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은 생각보다 많이 나오기 때문에, 주변에 나눠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이 폐(弊)가 될 수도 있다. 선심쓰듯 먹으라고 건네주는데 받지 않을 수도 없고, 그러나 받는 사람은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는것 같다.

특히 채식을 즐기지 않는 사람한테는 그냥 쓰레기에 지나지 않거니와, 흙 묻은 야채를 씻고 다듬노라면 싱크대가 더러워지는 데다가 개수구까지 막혀서 따로 청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마천, '사기(史記)', '순리열전' 에 이런 말이 나온다. 중국 노나라의 재상 공의휴(公儀休)가 어느 날 밥상을 받아보니 자기 집 텃밭에서 자란 채소가 놓여 있었다. 채소를 먹어보니 상큼하고 맛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아랫사람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집 앞에 있는 텃밭을 모두 없애라."

하인은 텃밭에서 자란 채소가 맛이 없는 줄 알고 시키는 대로 텃밭을 없애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공의휴가 집에 돌아오니 하녀가 베틀 앞에 앉아 베를 짜고 있었다.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하녀의 베 짜는 솜씨가 날렵하고, 베틀에서 나온 베도 상품(上品)이었다.

그래서 그는 즉시 하녀를 내보내고 베틀을 불살라버렸다. 사람들은 공의휴의 행동을 이상히 여겼다. 그 중 한 사람이 공의휴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대감의 텃밭에서 나는 채소가 맛있기로 소문이 나고, 예전에 있던 하녀의 베 짜는 솜씨가 훌륭했는데 무엇 때문에 텃밭을 없애고 하녀를 내쫓았습니까?"

그러자 공의휴가 대답했다.

"나는 이 나라의 재상이오. 그러니 먹고 살만큼의 녹봉(祿俸)을 나라에서 받고 있소. 그런데 채소를 사서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채소를 사지 않고, 베를 사서 옷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베를 사지 않으면 농사를 짓는 농부나 베를 짜는 사람들은 어디서 돈을 벌 수 있겠소?"
 
그렇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법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경향각지에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텃밭을 접고, 부디 시장(市場)에 나가 상인으로 부터 물건을 사다 먹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농민이 살고, 상인이 살고, 나도 살고, 너도 살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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