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천안의료원 경영적자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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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료원 경영적자 어떻게 봐야 할까

기사입력 2012.07.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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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도의회 경영책임 강화
천안의료원 이전후 적자악순환 회복추세 공공의료실현 역설


▲ 천안의료원이 삼용동시대를 열었다. 만성적자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영효율성 강화를 요구하는 충남도와 도의회의 주문에 천안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의 책무를 강조하면서 공공복지 실현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천안의료원은 경영적자에 허덕이던 봉명동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5월10일 삼용동 41-13번지 일원에 453억원을 들여 대지면적 5만576㎡(1만5326평), 건축연면적 2만4689㎡(7482평)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신축해 이전하면서 삼용동 시대를 열었다.


천안의료원은 신축이전에 앞서 지난해 4월 허종일(43) 전 태안 보건의료원장을 제 11대 원장으로 선임했다.

지난 2007년 태안 유류유출사고 당시 피해주민들을 위한 의료지원 노력과 건강관리 사업으로 2009년 충남도지사와 환경부장관 표창, 2010년에는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는 등 공공의료 부문에서 인정받고 있는 허 원장을 중심으로 천안의료원은 새로운 출발을 기약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도 잠시 충남도의회는 이전지원예산 5억원 중 2억5000만원을 삭감해 천안의료원 직원들의 5월 급여 전부를 체불하는 어려움을 겪게 됐다. 예산삭감의 이유는 수십억의 경영적자였다.

해마다 발생한 적자에 책임지고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거기에다 최근인 지난 15일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지방의료원 34곳과 적십자병원 5곳 등을 대상으로 공공성과 경영효율성 등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해 실시한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 및 지방의료원 운영진단 결과에 따르면 천안의료원은 경영효율성과 의료취약도 모두 낮아 진료과 운영효율화나 지자체 경영쇄신안 마련 등 강도 높은 경영개선이 필요한 D등급(100점 만점 기준 60점 이하) 11곳에 포함됐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천안의료원이 공공의료복지의 최전선에 있으면서 경영수익을 높이는 것이 본연의 취지에 맞느냐는 의문과 함께 봉명동 시절 노후된 시설과 4년전 이전결정 후 미비했던 투자가 적자의 악순환을 가져왔다는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도·도의회, 천안의료원 경영악화 인사책임 추궁해야


충남도의회는 천안의료원을 포함한 도내 4개 의료원 중 서산 의료원을 제외한 천안, 공주, 홍성 등 세곳의 만성적자를 지적하며 경영쇄신화를 위한 강력한 책임추궁에 나섰다.

특히 현재 천안의료원의 지역구 의원인 김득응(민주당·천안 제1선거구) 의원은 제251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천안의료원의 경영부실을 강력히 질타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충남도는 도내 4개 의료원에 최근 5년간 국·도비 811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127억원을 세워 지원하고 있지만 지난 2009년에는 2억원, 2010년 26억원, 2011년에는 54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서산의료원을 제외한 3개 의료원의 적자 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다.


천안의료원의 경우 2000년 초만 해도 경영면에서 전국적인 의료원이었지만 2009년 11억, 2010년 18억, 2011년에는 29억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의업수입도 2009년 12억, 2010년 17억, 2011년 19억 적자가 발생했다. 또 최근 1년간 환자수도 전년 대비 19%가 감소했으며 2003년 퇴직금 중간 정산 후 퇴직금 충당금 27억원을 2004년 12월부터 적립하지 못하고 있는 등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3년 이상 당기 손실이 발생한 경우와 특별한 사유 없이 전년 대비 경영수입이 현저하게 감소한 경우 등에는 도지사에게 원장의 해임을 요청할 수 있게 돼있다”며 “현재 원장이 부임하면서 적자가 급증했고 경영쇄신책을 요구했는데 무성의 했다. 대안을 못 내놓으면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병국(민주당·천안3선거구) 도의원 역시 “천안의료원 총 매출의 75%가 인건비다. 사설병원이 45%인 것에 비하면 혼자 해도 돼는 일을 둘이 한다는 뜻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도민의 혈세가 지원되는 곳인 만큼 공공성도 강화해야 하지만 효율성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힘을 보탰다.


실제 도의회의원 9명은 지방의료원의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8월에 발의할 예정이다.

이번 조례안은 진료·관리부장을 이사로 임명해 원장이 유고시 직무를 대행할 수 있고 이사회 기능을 강화해 의료원 경영에 대한 책임감을 높인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 특히 이사회의 심의·의결사항 중 임원의 해임에 관한 사항도 추가돼 인사적인 책임추궁이 강화될 전망이다.


적자악순환 구조에서 회복하고 있는 천안의료원


하지만 천안의료원측은 이같은 경영성과 위주의 압박이 자칫 의료원 본연의 임무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우선 기존의 누적 적자는 외부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천안의료원 허종일 원장은 가장 큰 원인으로 현 의료제도인 행위별수과제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행위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


학계에서도 이런 부분은 오래전부터 국내 의료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문제였다.

한국조세연구원 이은경 박사는 2011년 발표한 ‘선진국의 의료부문 재정건전화정책’을 통해 우리나라는 의료인이 제공한 진료행위 각각(진찰, 검사, 수술, 주사, 투약 등)에 대해 비용을 사후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급자가 불필요할 수 있는 진료행위를 늘려 이윤을 추구할 인센티브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허 원장은 “사설병원이 다인실이 수익이 안되기 때문에 1인·2인실로 입원을 유도하고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진료를 권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의료투자비용이 2011년 45조2000만원으로 10년 사이 2.5배가 늘었는데 질병이 그만큼 많아진 것은 아니다. 그만큼 병원에서 병실을 늘리고 최신장비를 들이는 투자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비해 천안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다 보니 비급여진료가 어렵고 할 수 있는 장비도 없었다.

예전엔 천안의 종합병원으로서 위상도 높았지만 천안의 시세가 커지면서 주변 사설병원의 투자가 많아지고 환자유치 경쟁력에서 떨어지게 된 것.


한마디로 돈 있는 사람은 사설병원 가고 의료취약계층만 찾는 질 낮은 시설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됐다. 실제 봉명동 시절 120병상 중 43%가 의료보호 환자였다. 차상위계층이나 유공자, 산재 환자까지 포함하면 55%가 넘었고 그나마 나머지 환자도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다. 미수금도 많았다.

보호자가 불분명한 환자들을 내칠수 없는 노릇이기에 치료를 진행하면, 치료비가 없어 오히려 받으러 찾아가면 생활비를 보태줘야 할 정도로 열악한 형편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4년전 이전이 결정된 후 부터는 사실상 투자는 전무했다는 설명이다.


허 원장은 “직원들이 임금도 제때 못 받는 어려운 상황인데다 병실은 250개로 두배는 늘었지만 직원은 120명에서 131명으로 10명, 그것도 필수 관리요원만 채용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이들이 버티고 있는 것은 개선의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실제 이전 후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삼용동에 신축 이전하면서 천안의료원은 규모는 물론 시설과 장비도 보강됐다. 실제 이전 후 짧은 기간이지만 경영측면에서 상당부분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전 후 본격적인 진료가 진행됐던 6월1일~20일까지 경영실적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올해 총 수익은 4억9500만원으로 지난해 3억1500만원보다 1억8000만원이 증가했다.


이는 일일 방문환자도 평균 150명 정도가 늘어났고 입원 병동도 확장돼 의업수입이 1억원 증가한 부분도 있지만 지난해 연 1건이었던 장례식장이 이전 후 1달 동안 12건으로 증가하면서 의업외수입도 8000만원이 늘어나는 등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었다.


공공의료복지 실현해야 하는 이유


이번 보건복지부의 지방의료원 평가발표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지역거점병원과 지방의료원의 설립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수익성 중심의 운영진단 결과”라며 “전면적으로 잘못된 진단으로 규정하며 이같은 결과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경영개선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성과보상체계 구축 ▲보유자산의 수익 창출력 제고 ▲진료과 운영 효율화 ▲지자체 경영쇄신안 마련 ▲인건비 대비 생산성 강화 등은 민간의료기관과 같은 경쟁력을 강요한 것이며 평가도 회계법인에 맡겨 수익성 중심의 평가가 됐다고 비난했다.


허 원장 역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천안의료원이 우선해야 할 목적은 공공의료복지의 실현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천안의료원은 간병인이나 보호자를 둘 수 없는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연 1억2000만원의 자부담으로 ‘보호자 없는 병실’을 운영 중이다.


또한 매달 셋째 주 주말 천안역 노숙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료진료도 인건비야 봉사라고 쳐도 약값만 1회당 80만원 정도 들어간다.

응급실 역시 의사 2명, 간호사 2명에 당직자 등 인건비도 안 나온다고 해서 문 닫고 야간 긴급환자를 되돌려 보낼 수 없다.


허 원장은 “공공의료기관 원장에게 수익을 목표로 경영하라면 결국 장사를 해야 하고, 그 수익은 주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된다”며 “전국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의료원을 보면 4~5개에 불과하고 대부분 장례식장 수익으로 보전한다. 공공의료기관의 의료행위는 수익보다는 공공복지를 우선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이를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료복지에 투자되는 비용을 지자체에서 지원해주고 의료원은 사설병원의 70%정도 진료비만 받고 인건비와 운영비만 충당할 수 있는 ‘합리적 적자’가 보장돼야 한다”며 “지역에서도 시설이 낙후된 시설의 이미지를 바꾸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동남지역에 부족한 의료서비스를 충족시켜주는 기관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이번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지자체는 산하 의료원에 대한 구체적 경영개선계획을 세우고, 보건복지부는 순회설명회 등을 열어 자문 등을 지원하는 ‘(가칭)지방의료원발전위원회’가 진행될 예정이라 천안의료원의 경영개선에 대한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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