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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노인정 철거 앞두고 주민끼리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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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노인정 철거 앞두고 주민끼리 갈등

버티는 노인회장, 마을발전기금에 대한 불만으로 비쳐

소도마을노인회-3.jpg▲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소도마을 무허가 노인정 앞에서 집기를 옮기러 온 주민들이 못 들어오게 가로막는 노인회 집행부와 충돌하면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홍성=로컬충남] 마을 소유가 아닌 개인 땅에 오래 전 건축된 무허가 노인정의 철거를 앞두고 주민들이 분열됐다.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27일 오전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소도마을 노인정 앞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박승춘 이장을 비롯해 소도마을 주민들이 몰려와 노인정 안에 있는 집기를 꺼내려고 했지만 이아무개 노인회장과 일부 노인회원들이 노인정을 사수하겠다며 고함을 치고 들어오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50여m 가량 떨어진 마을 안에 반듯하게 양옥으로 건축된 마을회관이 있어 그곳을 노인정으로 쓰게 했지만 이 회장과 일부 노인들은 극구 못 가겠다고 반대하며 버텼다.

양측은 약 30분간 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박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이 그냥 물러나오면서 소동은 그쳤다. 그러나 그곳을 사들여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땅 주인이 연말까지 노인정을 비워주지 않으면 마을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벌이겠다고 경고한 상태여서 계속 점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 노인정은 1972년에 건축된 무허가 건물로 벽돌을 쌓고 함석으로 지붕을 덮은 20평 쯤 되는 규모다. 46년 전 한 주민이 마을에 헌납한 땅에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 마을일을 보던 이장이 바로 등기 이전을 하지 않았던 것이 큰 실수였다. 그 후 원래 지주가 사망하고 미등기 상태로 여러 차례 땅 주인이 바뀌는 과정을 거쳐 올해 8월 22일 홍성읍의 조아무개 씨에게 소유권이 돌아갔다.

새 지주가 된 조씨는 이달 10일 이 땅을 포함해 주변을 전원주택지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시작하면서 소도마을에 31일까지 불법건축물 철거요청을 했다. 조씨로부터 공문을 접수한 박승춘 이장은 대전지법홍성지원을 찾아가 국선변호인을 만나 무료상담을 했다. 그 결과 비워주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 후 박 이장은 지주를 만나 협상을 벌인 결과 지상권에 대한 피해보상금 겸 마을 발전기금으로 20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12월말까지 노인정을 비워주기로 타협했다. 결코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박 이장은 19일 마을 정기총회를 소집해서 이 같은 타협안을 알리고 표결에 붙였다.

“소도마을 전체가 47세대지만 4세대는 여기 살지도 않는다. 22세대가 실제 참석했으나 11명이 위임을 해 과반이 넘는 33세대의 참석으로 개회해 표결한 결과 24세대가 찬성해 통과됐다. 마을규약은 과반수 참석에 참석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과하기로 돼 있다.”

그날 마을총회에서는 철거가 31일로 예정돼 있어 4일 앞당긴 27일 오전 10시 노인정의 비품을 마을회관으로 옮기기로 했다. 사실 마을 안에 위치한 마을회관은 2002년 신축을 한 1층 양옥으로 무허가 노인정 건물에 비해 깨끗하고 시설도 좋다. 대부분 농촌마을에서 마을회관을 노인정으로 겸해 쓰고 있는 실정이어서 박 이장은 소도마을도 그렇게 하면 운영비를 상당액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이장은 마을 정기총회에서 결의한 사항을 노인회장 앞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노인회장과 이아무개 총무는 같은 마을주민인데도 마을총회에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분들에게는 문자도 보내고 마을방송도 하면서 알렸지만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지주에게서 온 공문과 마을총회 결과에 대해서도 내용증명으로 보내 충분히 고지했는데도 자꾸 엉뚱한 말만 하면서 노인 몇 분 붙잡아두고 못 나가겠다고 버틴다.”

박 이장은 “결국 저렇게 점거한 채로 철거조차 못하게 막는다면 2000만원의 마을발전기금을 받기는커녕 지주가 2018년 8월 22일부터 매달 50만원씩 토지 임차료를 계산해 청구하고 명도소송까지 벌이기로 해 우리 주민들만 큰 손해를 보게 된다”고 걱정했다.

기자가 이 노인회장에게 전화로 마을회관으로 이사하지 못 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노인들이 죽어도 거기 안 가겠다고 해 내가 책임자로서 사수할 뿐이다”고 같은 말만 반복해서 할 뿐 뚜렷한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노인회원 20여 명중 거의 마을회관으로 옮겨 왔고, 무허가 노인정에는 회장과 총무, 두 사람 부부를 포함해 극소수만 남았다는 게 박 이장의 말이다. 노인회 감사를 맡은 적이 있는 박종팔 어르신은 투명하지 못한 재정운영과 노인회장의 독단으로 이미 많은 회원들이 탈퇴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인회장이 저렇게 버티는 이유에 대해 지주로부터 마을발전기금으로 받기로 한 2000만원에 대한 불만도 있을 것이라는 말이 들리기도 했다.

한 주민은 “노인정을 노인회의 것으로 아는 회장이 노인회 몫으로 받는 게 한 푼도 없어 저렇게 불만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도 마을의 재산이지 노인회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인회장이 기자에게 자신과 상의도 없이 지주와 타협했다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으로 이에 대해 박 이장은 “그 동안 모든 과정을 다 알렸고, 변호사와 지주를 만나러 가는 날도 같이 가자고 권했지만 그때마다 노인회장과 총무는 핑계를 대고 동행하지 않았으면서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SDC12538.JPG▲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소도마을 무허가 노인정 앞에서 집기를 옮기러 온 주민들이 못 들어오게 가로막는 노인회 집행부와 충돌하면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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