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환경에너지노조가 22일 기자회견을 하면서 노조설립 후 노조원들이 당하는 여러 가지 부당한 대우에 대해 폭로하고 있다.
[천안신문] 노동조합 설립에 불만을 품은 관리직 간부사원이 일과시간 후 회사 인근 치킨집에서 노조가입 사원들의 회식 자리를 찾아가 흉기로 위협하다가 살인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충청환경에너지 노동조합에 따르면, 회사 간부 A대리(38)가 지난 13일 오후 9시경 충남 당진시 송악읍, 회사 인근 한 치킨집에서 회식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찾아와 “다 죽이겠다”고 위협한 뒤 미리 준비해온 식칼을 꺼내 던졌다는 것이다.
다행히 그 식칼은 노조 사무장 최문선(53·수송담당)씨가 동료 조합원 한 사람과 마주앉은 테이블을 맞고 바닥에 떨어져 아무도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A대리는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식칼을 하나 더 갖고 있었는데 위협을 느낀 다른 조합원이 그에게 접근해 식칼을 빼앗고 제압함으로써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았다.
그날 직접 그 사건을 목격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최씨는 “가해자가 칼을 들고 들어와 나를 향해 던졌다”며 “가게 주인과 다른 손님들까지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고 증언했다.
노조 측은 A대리가 조합원들이 회식하고 있는 장소 인근 가게에서 식칼 2자루를 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A대리가 이날 돌발행동으로 노조원들을 위협한데 대해서는 노조 사무장 최씨가 노조를 설립한 후 최씨가 몰던 차량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잔업과 특근에서 배제하는 등 회사 측으로부터 당하고 있는 여려가지 불이익에 대해 평소 문제를 제기하자 이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충청환경에너지는 한국환경공단의 출자로 1997년 9월 설립됐으나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시책에 따라 2000년 12월 30일 민영화 된 후 2007년 2월 20일 코오롱건설(주)이 지배기업이 되었다가 2016년 8얼 5일 이엠씨홀딩스(주)가 인수해 환경관리주식회사로 사명이 변경됐다.
현재 환경관리주식회사(대표이사 전양근)의 자회사로 당진시 송악읍 부곡공단로73에 소재하며 폐기물 소각시설을 운영한다. 전체 종업원은 42명 정도며, 관리직 사원을 제외하고 30여 명의 직원이 노조를 가입할 수 있지만 회사의 방해와 부당한 대우로 실제 노조원은 6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노조는 지난 10월 18일 설립됐다. 당시 노조에 가입한 사원은 16명이었으나 10월 23일 노조원 한 명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당하자 10명이 곧바로 탈퇴를 해 그 후 6명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충청환경에너지 노조는 22일 오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 측에 ‘식칼테러’를 비롯한 일련의 노조 탄압에 대해 전 직원 앞에 사과할 것과 식칼테러를 자행한 A대리를 징계할 것을 촉구했다. 또 경찰을 비롯한 사법기관에도 식칼테러를 벌인 A대리를 엄중히 조사하고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의당 이선영 도의원이 참여해 “충청환경에너지는 노동조합원을 파트너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회사는 노조의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