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박사 / 단국대 정책과학연구소장
[천안신문] 내 안에 있는 의식을 흔들어 깨우고 일관성 있게 지속하라! 생각은 현실로 이루어진다.
김영하 장편소설 퀴즈쇼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많이 공부하고, 제일 똑똑하고, 외국어에도 능통하고, 첨단 전자제품도 레고블록 만지듯 다루는 세대야. 안 그래? 거의 모두 대학을 나왔고 토익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자막 없이도 할리우드 액션영화 정도는 볼 수 있고 타이핑도 분당 삼백 타는 우습고 평균 신장도 크지.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고.
맞아. 너도 피아노 치지 않아? 독서량도 우리 윗세대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아. 우리 부모 세대는 그중에서 단 하나만 잘해도, 아니 비슷하게 하기만 해도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었어. 그런데 왜 지금 우리는 다 놀고 있는 거야? 왜 모두 실업자인 거야? 도대체 우리가 뭘 잘못한 거지?" 위 글의 내용은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64세 인구 중에서 직장을 찾는 실업자의 비율이 62.0%에 그쳤다. 나머지 38%는 아예 취업을 포기했다고 한다. 이제 청년 실업의 심각성은 경고조차 넘어서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탄생도 일자리 우선 창출정책에 대한 기대에 많은 사람이 지지했다. 그런데도 좀처럼 실업문제가 개선의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희망을 놓거나 정부정책에 의존하여서는 안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있다.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월드컵 한국과 독일의 축구경기 예선전에서 보았다. 비록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이번 대한민국의 승리는 기득권과 연관된 수많은 다른 이유에 의해 만들어진 굴레를 깨버렸다.
때론 절대 불가능할 것 같지만 우리가 원하고 갈망하고 꿈을 꾸면 꾸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번 한국과 독일의 축구 시합에서 많은 사람이 확인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에서 중국과 카타르에도 졌다. 세계 56위의 한국 축구가 세계 1위를 이긴다는 것은 1%의 확률도 없다고 외신들은 혹평했다. 그러던 한국대표팀이 어떻게 세계 1위 독일을 이길 수 있었을까? 그것도 2:0으로... 슈팅 등 각종 데이터도 모두 독일이 우수했다.
딱 하나 우리가 우위가 있었다면 그것은 기동력이었다. 뛰고 달리는 것은 독일에 앞섰다. 그것은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103㎞를 뛰었다. 더구나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는 졸전이었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99㎞를 뛰었다. 역시 평범한 경기였다.
그런데 독일과의 경기에서는 118㎞를 뛰었다. 이전 게임에서 보다 한 발 더 뛰었으며 독일 선수들보다 무려 3㎞를 더 뛰었다. 이렇게 11명이 똘똘 뭉쳐서 뛸 수 있는 한 최대한 뛰고 또 뛰었다. 그 결과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신념 아래 잘 할 수 있는 것에 최대한 집중 한다면 불가능이란 없다'는 교훈이다.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알라딘 램프도 이 같은 교훈을 주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의 독일과 한국전에서 보았듯이 우리는 우리의 운명에 우리가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생각하는 대로 뛰어서 승리하였지, 뛰는 대로 뛰어서 승리한 것이 아니었다. 이 같은 결과는 바로 우리 청년 세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경기였다.
이룰 수 있는 지혜는 내 안에 있는 의식을 흔들어 깨우고 일관성 있게 지속하느냐 않느냐에 달려있을 뿐이다. 안된다고 패배주의에 빠지거나 누구를 원망해서는 절대로 실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어렵겠지만 사회에서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일 중에서 하나에 집중해보자.
여행 작가이자 허핑턴 포스트 블로거인 아맨다 워킨스의 글을 보면 전 세계 어디서나 취직 가능한 직업 12가지가 나온다. 그중에는 전기기사, 배관공, 자동차정비사도 있다. 직장을 구하려는 청년들이여! 주 5일, 9시부터 6시까지 판에 박힌 직장생활만 원할 것이 아니라 한번 발상의 전환을 해 보자. 그리고 실업에서 벗어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