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18:13
Today : 2024.04.25 (목)
사무국장 명칭 본부장으로 승격, 전용차량 및 운전기사 고용, 조직도 확대개편 추진
천안문화재단이 박윤근 전 부시장을 사무국장으로 임명한 뒤 당초 계획에 없는 직책변경 및 전용차량 운전기사 고용 등 특혜적인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천안시문화재단은 지난 10일 천안시청 상황실에서 2012년도 제2차 이사회를 열고 조직 및 정원규정 일부 개정안 등 20개의 안건을 심의, 모두 원안통과 시켰다.
이날 심의한 조직 및 정원규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사무국장의 명칭을 본부장으로 승격시키고 현 정원을 7명에서 8명으로 1명 늘린다. 이 한명은 업무용 차량구입안에 따른 소나타급의 승용차 1대를 운전할 운전기사직이다.
차량은 1795cc 급으로 3년간(월 60만원) 리스계약으로 2000만원이 들어간다.
즉 사무국장을 본부장으로 승격시키고 전용차량을 구입, 운전기사까지 한명 고용하게 된 것.
또 시는 당초 2017년 예정된 28명의 문화재단 규모를 2013년으로 앞당기려 하고 있다.
문화재단의 당초 계획은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등 3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추진하게 돼 있었다. ▲도입기는 2013년까지로 흥타령 춤 축제 및 문화예술진흥기금 운용과 국가와 시가 위탁하는 문화사업에 전념하게 되며 ▲성장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종합문화예술회관과 시민문화예술회관, 봉서홀 등 문화예술 시설물 관리와 각종 공연을 지원하고 ▲2017년 이후 성숙기에는 문화예술단체 지원 및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활동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었다.
이런 가운데 시는 2014년 예정된 2단계 과정을 2013년으로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2017년 예정된 성숙기 단계에서 구성될 28명의 인력까지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성숙기 단계에서는 현재 이사장(천안시장), 이사회 및 감사, 자문위원회, 본부장 산하 경영지원팀, 문화사업팀으로 구성된 조직구조에서 본부장 위로 상임이사가 선출되게 된다. 이런 구조일 경우 28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인데 시는 중간과정을 생략한 채 4년의 기간을 앞당겨 문화재단의 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사회에서 성무용 시장은 이같은 내용에 대해 “사무국장을 본부장으로 변경한 것은 60만 도시 천안시의 위상을 고려해 조치한 것으로, 준비중인 다른 여러 가지 문화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성장기인 2단계를 앞당기려고 의회와 조율중인데, 2017년 이후 예정된 28명 규모를 오는 9월 완공될 예술의 전당의 운영과 각종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하기 위해 내년으로 앞당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5급자리에 2급 들어오니, 조직을 거기에 맞추나
하지만 천안시의 이런 갑작스런 계획변경에 일각에서는 사무국장에 어울리는 인사가 아닌 전 천안시 부시장이 임명되면서 거기에 맞게 조직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원래 천안문화재단 사무국장은 공무원 5급 대우로, 거기에 맞는 인사가 왔어야 했는데 2급 이사관인 부시장이 임명되면서 조직을 격상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논리중 하나가 연봉 7000~7500만원 수준의 부시장이 5급 공무원 상당의 보수를 받는 문화재단 본부장(상한액 5000만원)에 가는 것은 금전적 수입보다는 봉사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2년 천안문화재단 예산서에서 확인한 결과 본부장직에 지급되는 금액은 부시장급 공무원이 받는 수준을 넘어섰다.
월별 지급금액을 보면 기본급 379만원에 각종 수당과 업무추진비, 직급보조비 등 월 575만원이 지급되며 연봉으로 따지면 6900만원으로 7000만원에 가까운 돈이었다. 여기에 업무용 차량 리스비와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월 668만원, 연봉 8260만원으로 천안시 부시장급 이상의 대우를 받는 셈이다.
산하직원도 당초 계획대로 초기에는 7명에 불과했던 것을 내년까지 27명으로 확대해 걸맞는 대우를 해주기 위한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천안시의회 전종한 시의원은 “5급 사무관이 있을 자리에 2급 이사관이 왔으니 거기에 맞게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마치 부시장을 위한 문화재단으로 변모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 의원은 “그동안 지역사회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으로 문화재단을 사실상 제2의 시설관리공단으로 전락키시고 시장의 제식구 챙기는 자리로 활용하려는 생각을 노골화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천안시 관계자는 “본부장 명칭 변경은 전주, 춘천 등에서는 상임이사로, 김해는 사무처장으로 지칭하고 있어 천안시 위상에 맞게 바꾸려고 한 것”이라며 “차량도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마련한 것이고 운전기사직을 수행할 직원도 운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지원도 할 수 있는 인력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각에서 오해의 시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직을 조기에 활성화시키기 위해 보강하려는 것이지 부시장 맞춤형 개편은 아니다”라고 부정하며 “내년 28명 규모의 확장은 예산상의 문제가 수반되기 때문에 현재 의회와 조율중에 있다. 천안시의 성장세를 감안한 사전조치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총 기금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천안문화재단은 올해 40억6400만원의 예산으로 ▲천안흥타령축제(10월2일~7일) 22억원 ▲반딧불 가족음악회(6월15일~9월14일) 1억원 ▲천안시민의 종 타종(1월1이, 8월15일, 10월1일) 7000만원 ▲시승격 50주년 기념 창작뮤지컬 제작 5억원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