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3.29 22:32
Today : 2024.03.30 (토)
천안시의회가 야심차게 구성했던 천안시 재정건전성확보 및 결산검사제도 개선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재결특위)가 한동안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가 천안시시민단체협의회(천시협)와의 간담회를 통해서 추진방향을 감 잡지 않았을까 싶다.
재결특위와 천시협이 지난 12일 만나 나눈 간담회에서 천시협이 강조한 핵심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진상규명과 정보공유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제시된 주민참여예산제의 실질적인 운영방안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특위 구성배경을 봤을 때, 우선적으로 이 두가지를 중점적으로 끌고 가야 한다.
물론 재결특위의 이름처럼 특위 활동범위를 감사나 조사차원으로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결산검사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과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천안시의 방만한 대형 사업에 과감히 메스를 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다. 특위 기한인 4월26일이라고 해야 이제 한달 보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특위가 처음 목표로 한 ‘대안’을 올바르게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핵심적인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천시협이 요구하는 진상규명은 감사원에서 지적한 ‘회계상의 오류’를 발견하고 지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얻고자 했던 목적이 무엇이며 5년간 의도적으로 의회와 시민들의 눈과 귀를 속여 온 핵심인물,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발본색원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그것이라는 것도 의원들을 알고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 발표이후 시에서 해명하는 것처럼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면 천만다행인 것이고, 정말로 어떤 목적을 위한 행위였다는 것이 밝혀지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 하나 지역사회와의 정보공유다. 천시협 관계자가 간담회를 시작하자마자 꺼낸 이야기는 “천안시의회 특위가 무슨 활동을 하는 지 잘 몰랐다”는 말이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런 저런 이유로 비공개 진행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건 특위활동뿐 아니라 천안시의회 전반적인 부분에 만연한 행태다. 실제 본보 취재기자가 지속적으로 특위활동을 취재할 때도 양해를 구한다는 말로 비공개 회의를 여러 번 주도한 바 있다.
건전한 재정을 위해서는 투명한 집행과 결산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조직된 특위가 투명한 공개를 꺼려하면 어찌 당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설사 시민단체의 뜻과 다르다고 뭇매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소신에 따른 의정활동을 펼치고 거기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이 민의의 대변자로서 역할일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정보를 공유하자는 천시협의 요구도 대의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다. 정보를 공유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약간의 잡음을 의회의 활동에 대한 참견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인식을 함께 하는 과정일 뿐이고 이 과정을 거쳐서 인식을 함께하게 되면 의회는 명분과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되고 시민사회와 상생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