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광노 / 세종인성학당장
[천안신문] 오는 6월 말 경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게 된다는 미국의 도널드 존 트럼프 대통령은 전 트럼프엔터테이먼트리조트의 창업자이자 회장이었다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그렇다면 제목에서 미국 대통령이라 하지 않고 미국주식회사 회장이라 한 말의 의미를 알아듣지 않겠는가?
일단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인 아버지대로부터 큰 재산을 물려받아 대통령에 당선되자 백안관이 너무 좁고 시설도 부실하여 뉴욕에 있는 자신의 빌딩 내 본인의 회장 사무실을 대통령 집무실로 쓰고 싶다는 우리의 상식 밖 황당한 고집을 부리다 여론에 밀려 워싱턴의 백악관으로 온 참 기가 막히는 기인이라면 기인이고 부자라면 엄청난 부자다.
도대체 뉴욕의 자기 회장실을 대통령 집무실로 쓴다하다니 거기가 어떤 곳 이길래 그런 주장을 한 것일까. 답은 더 넓고 호화로운 것 이상으로 백악관 모든 직원들이나 경호실까지 다 옮겨와도 백악관처럼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주장이다.
말하자면 수도 워싱턴이 뉴욕으로 옮기는 현상이랄지, 도대체 그럼 국회와 대법원이랑 정부 각 부처와는 어떻게 떨어져 집무를 보느냐는 여론에 그러다 말기는 했던 일인데 우리네 상식으로 트럼프를 이해한다는 것은 이럴 정도로 가늠이 안 되는 인물이다.
그의 이런 부자 사고방식은 우리 한국인의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는 것이 또 있다. 바로 그의 별장과 전용 리조트만 422개나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이런 트럼프 앞에서 우리가 으스대는 아파트가 몇 평 짜리 라고 뽐냄은 코끼리 앞에 몸집 자랑하는 개미 같은 소리들이다.
미국의 동부지역을 자동차로 달려 보면 한국의 땅 부자들이란 사람들의 거들먹거리는 폼새는 병아리들의 힘자랑 같다. 논이 50마지기 100마지기라면서 부농이라는 표현은 백안관이 부실하다는 식으로 미국의 농민들이 사는 집과 농토를 보면 입이 닫히지 않는 조족지혈 그 자체다.
집은 우리네의 학교 건물만 하고, 마당은 운동장보다 크고, 우리네 자가용 한 대 세운 것에 비해 거기는 자가용 비행기에 풀장에 헬리콥터까지 있어 어떤 미국의 부농들 농토는 자동차로 한참을 달려가는 내내, 작은 한국의 도시나 면단위보다 더 넓게 보여 세상 참 고르지 못하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그런 트럼프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고서는 임대 전세금으로 1조 2천억 원 대를 내라는 카드를 불쑥 내밀었었다. 어처구니가 없지만 저 사람이 끝까지 우겨대면 어쩔거냐는 얘긴데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그게 얼마나 기분 나쁜 돈인지, 낸다면 내 돈 내고 사람 병신 되기 마침맞아 도대체 사람을 뭘로 보고 저러는가 싶은 자존심 짓밟기에 이골이 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야 뭐 못 하겠다면 그만일 것 같은데 왜 입맛이 쓸까? 만약에 1조원을 못 준다고 하면 다음에는 어떤 날벼락을 칠지 도무지 주면 자존심 상하고 안 주면 등신을 만들 폼새가 선연해 무시도 못하고 응대도 못하겠고...
과거 세계 전쟁사에는 조공(朝貢)의 역사가 있었다. 조공은 주어도 바보고 안주어도 손해라는 등식은 까불면 죽인다는 공격을 돈으로 막는 대가적 의미가 더 많았다. 이런 일은 일제 강점기가 되자 더욱 심해져서 농사를 지어봤자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씨앗만 남기다시피하고 사그리 일본으로 빼앗아 가버렸다. 그러니까 억울하면 출세하고 분하면 힘을 기르라는 얘기다.
우리는 북한 핵이라는 엄청난 위험에 대해 쳐들어가 죽이고 없애든가 아니면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살기에 급급하다보니 우리에게는 사드와 같은 미사일방어체제, 즉 엠디나 패트리어트 같은 공격이나 방어무기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니 저런 공갈협박 앞에서 인간성이 하나님을 닮은 오바마 대통령이나 마틴루터킹 같은 인간애로 미국을 다스렸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트럼프의 속내는 선명하다. 바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다. 김정일의 선군주의처럼 트럼프는 더 이상 미국의 청년실업이나 생산, 불황, 경기침체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선제적인 미국이득 최우선주의 공약을 걸고 당선되었고 그 공약을 실천한다는 것이 사드 부담으로 나타난 것이다.
속내를 진단하는 외교 전문가나 국방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은 대동소이하다. 트럼프는 이번에 1조를 받지 못하면 그보다 두세 배 더, 다른 그 무엇으로 미국의 이득을 취해 갈 거라는 암시다. 만만한 FTA 재협상의 테이블에 앉으면 몇 십조가 오고 갈 건데 우리는 더더욱 작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