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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천안지역의 설화를 찾아 (19) - 입장면 시장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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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천안지역의 설화를 찾아 (19) - 입장면 시장리

 
[천안신문]천안신문은 오랜세월 천안지역에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설화와 전설, 문화재, 인물, 민속과 민담, 마을유래 등 옛 조상들의 생활상이 녹아있는 각 지역별 고담을 연재해 선조들의 일상적인 문화와 삶을 엿볼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게 됐다.

이번 연재는 천안시 서북구문화원에서 장기간 인력을 투입해 각 마을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상세한 조사를 통해 발간한 ‘천안의 구비설화’의 저자 주경미의 협조를 얻어 지역의 설화를 연재하게 됐다. <편집자주>  

입장면사무소-원본.jpg▲ 입장면사무소 전경
 
시장리 설화

고상령(여, 75세), 2010년 7월 29일 / 시장2리 마을회관

고상령.jpg
고부 갈등을 해결한 지혜로운 아들

옛날에 시어머니랑 메누리랑 아들이랑 살았는데, 손자랑, 넷이 살았는데, 하두 메누리가 못된 메누린지, 시어머니랑 맨날 싸운데, 눈만 뜨먼.

그냥 맨날 눈만 뜨면 싸우고, 자고 나면 싸우고, 시어머니랑. 시어머니랑 그러니까 이 시어머니가 하두 인제 메누리랑 그냥 잠 눈만 마주쳐두 메누리 나쁜 년이다,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루, 또 메누리는 저기 메누리대루 시어머니가 시집살이 시킨다고 그라구 맨날 싸우더래.

그래가지고 한날은 어틓게 할 수가 읎어서 그 아들이 꾀를 냈대요. 꾀를 내가지고,

“인제 야 그 시어머니하고, 그렇게 엄마하고 싸우지 말고 내가 들에, 들에서 한 번 해 볼래느냐? 한번 내가 시키는 대루 해 봐라. 어머니를 갖다 이제 저기 내부릴테닌까 니가 잘 봉양을 허먼은 슥 달인 그릏게만 좀 해 보라”고 그라드랴.

그리서 이 메누리가 시어머니 갖다 내삐린대는 바람에 좋아가지고 인제. 의, 의양 그냥 안 맞고 매일 싸우닌까 인제 아들이 허다허다 인제 그 꾀를 낸거야.

그래서 인저 메누리가 그러먼 무슨, 뭔가 해보라고 그러닌까 그 아들이 있다가 어머니한테 밤을 날마다 쌂어서 하루에 열 개씩 이릏게 까서 어머니를 디리라고 그러더랴. 그래서 인제 밤을 쌂어서 날마다 디렸다.

그러니까 그릏게 못하고 맨날 싸우던 메누리가 밤을 쌂아갖고 그 시어머니를 맨날 갖다 잡수라고 디리니까 이 시어머니가 그걸 슥 달을 잡숫구 나닌까 살이 뽀얗게 찌드래잖어. 그래니까는 저 슥 달을 다 쌂어서 먹고 그냥 그릏게 살이 쪄서, 인제 그 시어머니두 메누리가 그릏게 봉양을 하닌까 마음이 인제 변해가지고 그 메누리한테

“아우 참 우리 메누리 참 효자다, 효자다.”
인제 마음이 다 후연헌거여.

그래서 요 아들이 인제 그 날짜가 딱 돼가지고 그걸, 어머니를 지게에다 져다 내삐릴라구, 오늘 너랑 약속헌 날이닌까 내가 이 어머니를 인제 오늘 갖다 내삐린다고 지고 간다고. 지고 갔대. 가닌까 그냥 그 메누리가 ‘그 그양 안 된다구, 인제 마음도 변하고 좋은데, 갖다 버리지 말라’고. ‘아니라고 약속해서 갖다 버리야 헌다’구.

그래구서 그 지게에다 그 시어머니를 지구서는 인저 산이루 갔대. 가서 인제 아마 거기다 놔두고 인저 왔나봐. 그랬는데 그 지게를 인저 지고 둘와서 집에다 갖다 놓구선 인제 그 아버지가 그 지게를 인저 내삐려야 되겄다. 어머니 갖다 내뻐렸으닌께. 메누리는 막 갖다 버리지 말라 했는데두 왜 가서 그 약속헌대루 갖다 내뿌리느냐고.

그 손자가 그 지게를 갖다가 인제 그 읎애버린다고 그 아들이 그래니까, 손자가 있다가
“아부지, 그 지게 버리지 마세요.”
“왜 그래냐?” 그러니깨
“나두 아버지 늙으면 지게루 아버지 져다 내뿌려야 되닌까 그 지게를 버리지 마세요.”

그래갖구서 그 어머니를 도로 가서 모셔다 놓구서 다시는 메누리하고 싸우지 않고 화목허게 잘 살았대유.



김순녀(여, 76세), 2010년 7월 29일 / 시장2리 마을회관

김순녀.jpg
노루 색시를 얻은 총각

옛날 옛날에 간 옛날에 아주 메누리가 무진장 못 되요. 메누리가. 근데 홀어머니가 홀아들. 근데 인제 메누리 아주. 저기 어틓게 먹고 사느냐먼, 아들이 나무를 해가지고 와가지고 팔아가지고 먹고 인제 이릏게 사는데.

하루는 너무 착한 효자닌까 인제 나무를 요리 하러 가가지구 신세 타령을 하고 있는 거여. 사십이 됐으닌까, 아 옛날 사십이면 죽을 제가 됐죠.

그래니까 ‘야, 사십 되도록 장가 한번 못 가고 우리 엄마 이제 아들 하나, 딸이래두 함께 이래야 되는데 이게 내가 무슨...’ 하면서 인저 일주일 내내썩 산에 가먼 나무를 하다가도 하늘 쳐다보고, 하늘 쳐다보고. 하늘 쳐다보니, 하늘이 진짜 뭐이 저기, 노루, 노루 새끼가 막 뗘가는 걸, 저걸, 장비 있잖아요.

저거 지게 이릏게 이릏게. 지게 작대기보고 그걸 갖다 팍 직일라구. 그거 탁 잡어가지고 우리 엄마 보신이나 해 줘야지. 그걸 딱 끊어가지고 탁 죽일라 하는데 ‘아이구 내 이게 살성이다, 이거는 죽여서는 안 된다. 차라리 내가 나무를 팔어가지고 고기나 한 근 사다 드리지.’ 하면서 그랬는데. 그 노루가 딱 하다 탁 하고 인자 미안하다고. 죽일라 했으닝까 미안하는 겨 아녀? 그리고 내가 잠시동안 마음 잘못 먹었으니 용서해 달라고. 노루한티 인사를 잘 하닌까, 노루가 그냥 인제 노루 궁뎅이 그거 살랑살랑살랑 흔들면서 고만 사라지더래요.

그런데 깊은 산속이서 처자가 나타나가지구 ‘아이구, 날이 안 맞어 깼으닌까 그 지게에다가 나를 좀 태워달라’고. 그러니까 ‘워디, 워디 가실라고 그러냐’고 그러니까, ‘갈 데두 없고 올 데두 없고 그래니까 가는 그 자리에 갖다가 놓는 자리에다 나를 갖다 달라’고, 내라 달라고. 그리니까 보고 그렇잖아.

사십이 되어 처녀 보닌까는, 을마나 좋아. 진짜 처녀, 산골에서 처녀 못 보고, 저 시장에 가야, 나무를 해 팔러 가야 보는데. 그래가지고는 인저 천천히 나와 그라내도 나무 안하고, 인제 다리 아프다 해도 그래도, 그래 안 그래도 데리고 갈건데, 지게 위에다 폭 태워가지고는 지게 위에 놓고는 왔는데, 그 다음부터는 인제 안 가고 셋이 너머 사는거죠. 참 잘 살어. 인제 셋이 놀려 가지고.



신상례(여, 83세), 2010년 7월 29일 / 시장2리 마을회관

신상례.jpg
수리고개 이야기

옛날에 요기, 넘어가는디 요기에 샘이 하나 있었어. 그런데 옛날에 그게 술샘이었댜. <조사자: 술샘?> 술샘. 그래가지고 수리고개로 그게 된 거랴.

<조사자: 그럼 술샘이면 샘물이 술이예요?> 술맛이 나는 거지. 술 맛 같앴나봐. 그래가지고 그게 술샘이었댜. 할머니덜이 그릏게 얘기를 하시더라고. 그래가지고 술리고개랴 여기가. 요 고개 넘어가는 디가 수루고개여. 지금두 샘이, 있었는데, 뚜껑을 해서 이릏게 덮었어요.

<조사자: 그럼 샘터는 있겠네?> 그랬는데 이 길 나니라고 지금은 다 읎어졌어. <조사자: 읎어지진 않었어. 그냥 다 묻혀버린 거야, 그거.> 나 시집 와서 그 샘물 봤어. 그래가 지나가는 행인들이 그 샘물을 먹었어. 먹었는데 물맛이 술맛이 났댜. 오고가는 사람이 술고개, 술샘이라 퍼 먹고 그러머는 술이 체고 그랬대.

<조사자: 그러면은 술맛이 나면 실제로 먹으면 술에 취해요?> 그러니께 술샘이라 그랬겄지.



지렁이로 시어머니 봉양한 며느리

옛날에 하두 어려운디 남편은 과거를 보러 가고, 눈 먼 시어머니가 있어. 그런디 해 디릴게 읎어서 지렝이를 잡어가지고 그눔을 오갈투가리다가 볶아서 맨날 디렸어. 그러닝께 하두 맛있어서 고걸 하나씩 자리 밑이다 늫댜.

<조사자: 지렁이를?> 이. 우리 아들 오머는 요거를 봄친다고, 이게 뭐가 이케 맛있나.

그 인제 아들이 과거를 보고 왔는디
“얘야, 이게 무슨 고긴가, 애기가 이릏게 해주는 게 맛있다.”
하고 보키니께,

“어머니, 그게 지링이유.”
그 소리에 눈이 딱 떠졌대는겨. 이 어머니가.

<조사자: 놀래면서?> 잉. 그래서 인저 효성스러운데 눈을 떴다 그거여.



안인환(남, 86세), 2010년 7월 16일 / 제보자의 집

안인환.jpg
위례산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조사자: 그 요 요기 오다보닌까 산이 굉장히 높아요. 무슨 산인가?> 고기 인저 우례산. <조사자: 우례산?> 응. 우례산이 인제 이짝이 있고, 이짝이루 인저 저기, 서쪽으로는 승거산.

<조사자: 성거산?> 공군 부대가 있고. <조사자: 위례산에 대해서 뭐 전해 내려오는 얘기는 없어요?> 우례산 거기 꼭대기 가보먼 그러니께 옛날 임금덜이 앉었었다는 거 바위, 바위가 인제 이릏게 의자같이 패인 디가 있고.

그라고 그 샘이 있어가지고. 저기 긍게 부여 백마강하고 연결돼가지고 그 저 샘하고 연결돼가지고 용이 그짝으로 왕래하고 다녔다는. <조사자: 백마강하고?> 응 우례성하고.

<조사자: 그 용샘하고 이릏게 왕래하고 다녔다고?> 응. 그런디 그게 왜, 무슨 왕이라든가, 그 처남이 그 감정을 가지고 그것을 사신 저기를 뭐야, 토해버려 가지고, 그 저기를 죽였잖어, 용을.

<조사자: 용을?> 응. 그러닝께 임금의 처남 되는 사람이 그것을 인저 얘기를 해가지고 죽였다고, 용을. 요기 이미지가(이무기가) 돼가지고 인저 거기 왔다갔다 하는 큰 뱀인데 그게. <조사자: 이무기?> 응. 그런데 그것을 죽여버리고 난 담에 결국은 우례산하고 인저 통하지를 못하고 망했지, 그때. 우례성이 있거든. 성자국 지끔두 있는디. 결국은 망했지.

<조사자: 그래서 나라가 망했다구요?> 응. <조사자: 그 왜 그 뱀을 죽였대요?> 그렁께 무슨 저 사소한 감정으로. <조사자: 그 바위, 임금님이 앉았다던 바위는 지금두 있어요?> 있댜. 난 모르겄는디, 지끔두 있댜. 그래가지고 거기 인저.

<조사자: 그 바위 이름이 혹시 뭔지 아세요?> 몰르겠어. 학술 자료로서 많이들 와서 아마 조사두 하고, 그런 뭐.위례성이라는 것이 서울에두 있다잖어. 그라가지고 이게 맞느냐 그게 맞느냐, 이런 얘기두 있대는데. 여기두 아까 얘기한 그 저, 누구지? <조사자: 백승명 선생?> 걔가 그것을 많이 그 저 자료 조사하러 다니고 그랬었잖어.

<조사자: 왜 위례성, 위례산인지?> 모르겠어 나두 그것은. 자세한 건. 위례성 요기 인저 밑이, 윗동네가 호당리1구인디, 호당리 1구 그 안측으로 올라가먼 금성사라는 절이 있어. 금성사라는 절이 있는디 그 절이 꽤 오래 되고 유명한가봐. 거기 신자들도 많구. 한동안은 비극두 있었지. 그 저 중에 아들덜이 그냥 저기를 했었거든. 중에 아들이 저기를, 사람을 죽이고 그랬었어.

<조사자: 왜요?> 그러닝께 그 제 정신이 아니지 뭐. 그 뭐 결국은 그 사람네덜이 여기서 다 떠나고 인저 원래 인제 죽구. 그 아들덜도 지끔 서울 가서 살고 있다는디, 어려운가 봐.



이명구(여, 91세), 2010년 7월 29일 / 시장2리 마을회관

이명구.jpg
서낭나무를 건드려서 딸이 장님된 이야기

저수지 그 위에, 동네 마을 사람 사는데, 장승도 있었구 뭐 다 있었다구 그러대. 그런데 그 서낭을 위하는, 그 서낭당에 나무를 땔 나무가 읎어서 벼다가 땠는데 큰딸이 눈이 멀었대. 장님이 됐어요. 장님이. 그러니까 미신이 아주 읎다고 못 보는 거여.

우리 6.25 사변 피난 갔어. 피난 가서 우리두 집두 벼놓고 피난 갔었거든. 그랜디 예 아랫사람덜이 다 올러왔었어. 올러와가지고 우리집이 와 있구, 우리 뒷구딩이 와서 다 미칠씩 있었어. 미칠씩 있구 우리는 산 너머 친정에 가서, 애덜을 데리구 있다 오고.

그랬는데 겨울에 나무를 땔 게 읎으닌까 , 거기 요기 올라가며는, 바로 수리조합 넘어가먼 거기가 장승도 해 세우고 그랬었어. 장승도 해 세우고 그랬는데, 그 장승 옆댕이 큰 나무에, 참나무가 있어. 아람드리 참나무가 있었는데, 대우 아버지가 그냥 겨울에 추우닌까 우리집이서 있으매 벼다가 땠대, 그걸. 그 나무를 벼다 땠대.

그런데 그 딸래미가 무다기 눈이, 뭐 아주 그냥 알토랑 같은 애지 뭐, 그런데 눈을 못 뜨게 됐어. 눈을, 아주 아파가지구.그 대우 아버지가 하두 고집이 쎠가지구 뭐를 좀 해보재두 못하게 했대. 그래가지고 그냥 앞을 못 보잖아. 그냥 앞을 보면. 빌어 올렸으면 두 눈이 안 멀었을 건데.



이명숙(여, 76세), 2010년 7월 29일 / 시장2리 마을회관
 
이명숙.jpg
호랑이를 만난 할아버지

내 이야기 하나 하께요. <조사자: 예.> 우리 외할아버지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저 계모 슬하에서 크셨대요. 근디 옛날에는, 지금은 부모에 말을 거역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옛날에는 내 친부모던 친부모가 아니던 절대적인 순종을 하고 살았대요.

그런데 하루는 어머니가 불르시더래요. 그래서 갔더니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얘야, 저 등너머," 그 옛날에는 쌀로 많이 교환을 했잖아요.

그 부자가 쌀을 주고 이자 받아 먹는, "등너머 어떤 사람한테 그 쌀로 빗을 많이 우리가 줬는데, 인제 그 음력으로 메친날 그걸 받아 와야 되는데 갈 사람이 읎다, 너밖에." 그니까 으붓아들을 그 장너머로 가서 빗을 받어오라고 시켰대요.

우리 외할아버지가 인저 으붓아들인데. 근데 그 고개는 전설이 뭐냐면 일년에 한번씩 호랑이 밥이 되는 그런 아주 무시무시한 고개래요.

그렁께 우리 할아버지는 가기 싫은 걸 억지루 가는데, 발써 중간 지점 가다가 큰 호랑이를 만났대요. 만났는데 거기서 용기를 잃지 않고 ‘난 살아야겠다’라는 용기에 그, 큰 시긋팍에 손을 더듬더듬하닌까 차돌이 두 개를 잡히드래요.

그래서 그 호랑이가 우리 할아버지를 잡을려고 막 눈에서 스기를 내먼서 '으르릉' 하머는 우리 할아버지는 그 차돌을 딱! 치머는 불빛 나잖아요. 그니까 호랑이가 이릏기 생각헌 거예요. ‘아 저놈은 나보다 더 센 놈이구나. 소리를 내면서 눈에서 광채가 난다.’그래서 슬슬슬슬 뒤로 빠꾸하며 호랑이가 도망갔대여. 그래서 그 고개를 무사이 넘어서 빗을 받아 왔대요.

그래서 그 빗을 받아 들고 오는데 소곰장사 머리가 이릏기 공마냥 굴러댕기더래요. 그 옛날에는 소곰장사가 새벽장사를 했대요. 그러니까 우리 할아버지 대신 소곰장사가 죽은 거야.

그러니까 부모의 말을 순종하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살리고 엉뚱한 소곰장사가 호랑이 밥이 된 거야. 그런 이야기를 내 어릴 적이 들었어. 그러니까 효도를 하면 하늘이 도와준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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