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서북경찰서 직산파출소 순경 김재환
[천안신문] 2016년 1월 부천 초등생아들을 학대하고 사체를 훼손한 사건으로 다시금 아동학대에 대한 분노와 오열로 대한민국을 들끓게 하고 있다.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일어난 사건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아동관련 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예방과 피해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각 계 각층에서 많은 대안모색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해를 막론하고 아동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했으며 계속 진행 중 이라는 것이다.
90년대 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아동학대에 대한 의식 자체가 부족했으며 유교사상에 입각한 폐쇄된 가부장적인 가족문화는 아동학대에 대한 발각을 치부로 생각하여왔다.
또한 법적인 판결에서도 가해자에 대한 양형판결로 현실적인 불협화음이 생겼다.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1998년 영훈이 남매 아동학대 사건이 재조명 되며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불러 일어났다.
2000년도만 해도 2000여건에 그치던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2010년 1만 여건 2014년 1만 8000여건에 육박하며 급증하였다. 일각에선 2020년도가 넘어가면 더 많은 신고 건수 추이를 보일 전망이라는 예상이다.
피해 아동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신체적인 폭행, 유기, 방치 등 단편적인 학대가 아니라 성추행, 방임 등 복합적인 물리적·정신적인 학대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대행위자로는 계부·계모로만 생각되던 것에 반해 친부모와 형제들, 2015년 인천송도어린이집 폭행사건과 같은 보육교사, 보모 등으로 집계되었다.
위와 같은 통계자료를 볼 때 우리 아이들은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기관 어느 곳에서도 아픔과 고통을 겪어 왔으며 또한 겪고 있는 중이다.
정부와 지역자치단체 그리고 민간단체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보호시설,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처벌법 등을 마련하며 아동의 학대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아동들을 치료해주고 보호해 주는 것이 악순환적으로 벌어지는 아동학대 사건을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우선, 아동을 직접적으로 접하는 부모와 교원 등 아이들을 대하는 기본적 자질과 태도 그리고 의식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폐쇄적인 가족문화를 타파하여 하며 내 가족은 ‘그렇지 않다’라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개인이 해마다 건강진단을 받듯이 가정문화전문기관을 통해서 해마다 가족진단을 받아야 할 것이다. 부모의 입장만을 생각해 아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더욱더 참혹한 상황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정-학교-지방단체-경찰 등 연계적 메커니즘을 구축하여 한 곳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 관련 사건들을 서로가 피드백하며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
본 글을 쓰는 글쓴이도 경찰이라는 업무에 일환으로써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족, 내형제, 내이웃의 사랑스런 아이를 대하듯 아동보호와 치료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피해 예방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단 한명의 아이라도 고통의 그늘에서 울고 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