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예산타령만…사전 조사 없이 공약했냐! 시민 우롱했다”
[세종=충지협]“현재 세종시 소재 노인전문병원들도 병실이 많이 비어있어 운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들은 바 있다. 그런데 이 시장이 노인병원 전환이라는 공약을 내세워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더니 지금와서 수정이 불가피하다니 현지 조사도 없이 말잔치만 한 것이냐! 우롱당한 기분이다”
이춘희 시장이 선거 당시 서울대병원이 세종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세종시립의원’에 대해 ‘환자부족과 예산 낭비의 심각성’을 주장하며, 이곳을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한다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이행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흘러나오자, 한 시민의 우려섞인 말이다.
실제로 최근 ‘세종시정 2기 100대 과제 4개년 실천계획’에서 세종시립의원을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이 아닌 ‘운영개선’으로 계획이 수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 됐으며, 그 사유에 대해 市는 지역 요양병원의 높은 공실률과 노인전문병원 설치의 비현실성 등을 언급하고 있다.
아울러 노인성 질환인 치매, 중풍, 관절질환 관련 의료진과 의료시설 등을 갖추는데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다 지역 요양병원과의 기능이 중복돼 노인전문병원 설치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市는 세종시립의원의 노인전문병원 전환이 어려울 경우 세종시립의원을 치매 검진 및 관리센터, 노인 주간 보호 센터 등 공공의료서비스 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市는 세종시립의원 운영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이춘희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몇 차례 정책조정회의를 거쳤으며, 앞으로 전문가 자문과 지역사회 요구를 수렴해 공공의료서비스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市가 치매 검진·관리센터와 더불어 검토하고 있는 노인 주간 보호 센터는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노인복지정책 중 하나로 조치원읍을 비롯한 세종시 읍·면 지역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 시장이 취임(선거당시) 전 유한식 전 시장의 (세종시립의원 개원) 잘못된 판단을 운운했고, 이에 다른 (노인전문병원) 대안을 제시하며 ‘호언장담’하더니 결국은 ‘이행불가’쪽으로 결론이 예측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자질문제를 의심하게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시는 다음 달 초 쯤 세종시립의원 운영 개선 방안 마련과 관련해 시정정책자문단회의를 개최하고 시민공청회도 열 계획이다.
세종시립의원은 지난 2013년 7월 개원해 서울대병원이 내년 말까지 위탁운영하기로 돼 있으나 연간 2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다 민간의료기관과의 기능 중복과 공공의료기관 역할 미흡 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존폐 논란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립의원은 노인전문병원 전환 등 존폐 논란이 계속되면서 최근 환자수도 상반기에 비해 20~30%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근 약국도 운영난으로 문을 닫아 당분간 지역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